[이태원 참사] 토요일 밤 10시15분, '핼러윈 악몽'이 시작됐다(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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핼러윈을 앞둔 29일 토요일.
이태원 밤거리는 갖가지 '코스튬'을 차려입은 젊은이들로 한껏 들떠 있었다.
현장에 있던 20대 남성은 "밤 10시 30분부터 밀리기 시작해 10시 40분께엔 차례로 넘어져 사람들이 대여섯 겹으로 쌓였다"며 "근처에 있던 사람들이 가장 아래에 깔린 사람부터 차례로 빼냈지만, 최소 10분간은 그곳에 깔려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오후 10시 53분 이태원역 인근 한강로에 임시 응급의료소를 설치해 부상자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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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김잔디 오보람 기자 = 핼러윈을 앞둔 29일 토요일. 이태원 밤거리는 갖가지 '코스튬'을 차려입은 젊은이들로 한껏 들떠 있었다.
3년 만에 마스크 없이 즐기는 핼러윈이었다. 사람들의 웃음소리와 클럽의 음악 소리가 이태원 골목골목을 가득 메웠다.
축제 분위기가 절정으로 치닫던 오후 10시 15분께. 해밀톤 호텔 옆 폭 4m 정도의 비좁은 경사로에서 비명이 터져 나왔다.
곧바로 종합방재센터에 "사람 10여 명이 깔렸다"는 신고 전화가 들어왔다. 그 뒤로도 119에 신고 전화가 빗발쳤다.
소방당국은 최초 신고가 들어온 후 2분 뒤인 오후 10시 17분 곧바로 현장에서 2㎞ 떨어진 용산소방서의 구조대를 현장에 투입했다. 관내 구급차도 총동원했다. 그러나 이태원에 몰린 구름 인파 탓에 구급차 진입이 쉽지 않았다. 그 시간에도 사람들은 쓰러지는 중이었다.
겨우 사고 골목에 도착한 구조대원들 눈앞엔 처참한 광경이 펼쳐졌다. 사람들이 겹겹이 쌓여 층을 이룬 가운데, 이미 의식을 잃은 사람과 간절한 구조의 눈길을 보내는 이들이 뒤엉켜 있었다. 구조대원들은 맨 아래에 깔린 사람부터 구조하려 했으나 위에서 내리누르는 압력 탓에 힘껏 당겨도 빼낼 수 없었다.
현장에 있던 20대 남성은 "밤 10시 30분부터 밀리기 시작해 10시 40분께엔 차례로 넘어져 사람들이 대여섯 겹으로 쌓였다"며 "근처에 있던 사람들이 가장 아래에 깔린 사람부터 차례로 빼냈지만, 최소 10분간은 그곳에 깔려 있었다"고 말했다.
참사가 벌어지기 전 사람이 그리 많지 않을 때는 어느 정도 우측통행이 자율적으로 지켜졌다고 한다.
이후 사람이 불어나 좁은 길이 가득 차면서 옴짝달싹 못 하게 됐고 누군가 밀려 넘어지자 순식간에 도미노처럼 무너져 내렸다는 게 현장 목격자의 공통된 증언이다. 참사가 벌어진 골목길의 폭은 4m 내외로, 그중에서도 가장 좁은 곳은 3m 미터가 채 되지 않는다.
소방당국은 오후 10시 43분 대응 1단계를 발동하고, 10시 45분에는 119구급상황관리센터 재난의료지원팀 출동을 요청했다.
이어 오후 10시 53분 이태원역 인근 한강로에 임시 응급의료소를 설치해 부상자를 받았다. 오후 11시에는 서울대병원 재난의료지원팀(DMAT) 지원을 요청한 데 이어 한양대·강동경희대·고려대·아주대·분당서울대병원 등 수도권 권역 응급의료센터 재난의료지원팀을 총동원했다. 간밤에 동원된 의료지원팀만 14팀이다.
소방당국은 오후 11시 13분 대응 2단계로, 이어 11시 50분에 대응 3단계로 격상하고 구급차 142대를 비롯해 구조 인력과 장비를 대거 투입했다. 소방과 경찰 등 투입 인원은 2천692명에 달했다.
소방당국이 현장에서 구조 활동을 펼치는 동안 시민들도 나서서 쓰러진 피해자의 팔다리를 주무르고, 꽉 끼는 옷을 헐겁게 풀어주거나 잘라주는 등 지원했다.
구조 당국과 시민들의 도움에도 사상자는 무려 233명이나 됐다. 오전 9시 기준 151명이 사망했고 82명이 다쳤다. 이 중 19명은 중상을 입어 추후 사망자가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jand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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