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이공원·백화점도 핼러윈 축제·이벤트 전면 중단
핼러윈 장식·관련 이벤트 등 모조리 취소 나서
유통·호텔·외식 업계는 ‘핼러윈 시즌’이 새로운 축제로 자리잡으면서 다양한 이벤트를 준비해왔다. 특히 올해는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 이후 첫 핼러윈 시즌이라 관련 상품 출시는 물론 행사도 줄을 이었다. 하지만 이태원 참사로 대규모 인명 피해가 발생하자, 깊은 애도를 표하며 서둘러 행사를 취소하거나 상품을 거두고 있다.
30일 관련 업계의 말을 종합하면, 용인 에버랜드와 잠실 롯데월드 등 테마파크는 다음달까지 이어지는 모든 축제를 취소했다. 에버랜드는 지난달 2일부터 다음달 20일까지 80일간 진행 예정이었던 핼러윈 축제를 이날 중단했다. 이날부터 해골·마녀·호박 등 핼러윈을 연상할 수 있는 캐릭터가 등장하는 퍼레이드, 거리공연, 불꽃쇼 등의 프로그램을 진행하지 않는다. 롯데월드 역시 지난달 2일부터 다음달 13일로 예정된 핼러윈 관련 이벤트를 전면 중단하기로 했다. 낮에 열리던 큐티 핼러윈 행사는 물론 밤에 매직 아일랜드가 좀비 아일랜드로 바뀌는 핼러윈 파크 행사 등도 중단된다.
롯데월드 관계자는 <한겨레>에 “이태원에서 발생한 사고에 대해 매우 안타깝게 생각하고, 국가적 애도 기간에 맞게 상설공연은 물론 핼러윈을 맞아 진행 중이거나 예정 중인 특별공연 등을 이날로 전부 중단하기로 했다”며 “핼러윈 관련 호박·마녀 등 장식도 모두 치울 예정인데, 중장비가 동원돼야 하는 큰 규모의 장식은 정리하는 데 시간이 조금 걸릴 것 같다”고 설명했다.
롯데그룹은 이밖에도 롯데백화점·롯데마트에서 진행하던 프로모션을 전면 중단했다. 롯데아웃렛 타임빌라스점과 기흥점도 30일까지 ‘핼러윈 코스튬 퍼레이드 및 공연’을 진행할 예정이었지만 중단했다.
신세계그룹 역시 스타벅스를 비롯해 이마트·백화점·아울렛·온라인몰에서 핼러윈 관련 행사를 전면 취소했다. 관련 상품도 폐기한다는 방침이다. 스타필드는 안성점·고양점에서 31일까지 각각 ‘펫 핼러윈’ ‘오레오 핼러윈’ 행사를 열 계획이었으나 이날 취소했다. 스타벅스 역시 다음달 1일까지로 예정돼 있던 핼러윈 프로모션을 중단하기로 했다. 핼러윈 음료와 푸드, 상품 등도 판매 중지한다. 스타벅스는 핼러윈을 맞아 ‘할로윈 초코 헤이즐넛 프라푸치노’ 등 음료 3종과 ‘펌킨 치즈 케이크’ 등 케익 2종, 마들랜과 마카롱 2종 등을 내놓은 바 있다. 스타벅스 관계자는 “고객들에게도 ‘국가적 엄중한 상황으로 프로모션을 조기 중단하기로 했다’고 이미 안내와 공지를 내보냈다”며 “매장 내 핼러윈 분위기가 풍기는 풍선이나 장식품 등도 전면 철거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에스(GS)25와 씨유(CU) 등 편의점 업계 역시 핼러윈 관련 프로모션을 중단했다. 지에스25는 후원사로 참여했던 ‘2022스트라이크뮤직페스티벌’ 등 핼러윈 관련 행사 후원을 취소하고, 부스 운영도 하지 않기로 했다. 씨유 역시 31일까지 자체 앱인 포켓씨유에서 코스튬, 파티용품, 스낵상품 등을 무료로 배송해주는 ‘핼러윈 홈배송’을 펼칠 예정이었지만, 관련 기획전을 앱에서 삭제했다.
할로윈 이벤트를 준비했던 호텔업계도 행사를 취소하는 분위기다. 이날 코오롱 리조트 앤 호텔 쪽은 “지난 25일 밝힌 ‘할로윈 파티박스’ 패키지 운영을 이번 참사로 중단했다”고 밝혔다. 이 업체 관계자는 “31일까지 코오롱호텔, 마우나오션리조트, 코오롱 씨클라우드호텔(부산), 호텔 포코(서울 성수)에서 할로윈 데이 기념 패키지 이용객을 위한 ‘호박 등 띄우기’ 등의 이벤트를 준비했으나 국가 애도기간 선포에 따라 이날부로 프로모션 행사나 이벤트를 취소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호텔 쪽은 객실 1박을 하면 유령 가랜드·머리띠·호박 바구니 등으로 구성된 ‘파티세트’ 등을 선물하고, 야외 물놀이장에서 엘이디(LED) 호박 등을 띄우는 등의 오프라인 이벤트를 진행할 예정이었다. 이번 이벤트는 28~29일은 진행됐지만 29일 밤 참사 이후 30일 오전부터 행사를 취소하고 장식을 수거했다는 설명이다.
31일까지 할로윈 분위기를 느낄 수 있도록 새로 꾸민 바에서 주류를 즐기는 할로윈 상품을 판매한 ‘반얀트리 클럽 앤 스파’ 서울도 이날 오전부터 상품 판매를 중단했다. 이 호텔 홍보 담당자는 “참사 소식에 다들 놀라 상품 판매를 중단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상품 판매나 행사 없이, 호박 모형 등 할로윈 분위기를 느끼게 하는 장식품들만 설치했던 호텔들도 참사 이후 서둘러 장식마저 치우는 분위기다. 워커힐 호텔 앤 리조트 홍보담당자는 “가족들이 많이 찾는 호텔이라 이벤트는 특별히 없지만, 참사 이후 30일 오전 중에 호박 인형 등 장식품도 다 수거했다”고 설명했다.
유선희 기자 duck@hani.co.kr, 최우리 기자 ecowoor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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