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부팽창 사망자 많아"…이태원 사고현장 투입 의사 증언
현장 구조에 참여했던 의사 A씨는 30일 YTN '뉴스출발'과 인터뷰에서 "제가 직접 투입된 시간은 밤 11시10~15분쯤이었다"며 "(주변에 쓰러져 있는 사람들이) 처음에는 2명부터 시작해 4명, 5명 점점 늘더니 숫자가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늘어났다"며 "그러다 보니 구조대원분들도 너무 바쁘셨지만 인원이 부족해 주변 시민들이 다 와서 CPR을 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이어 A씨는 환자들 상태에 대해 "말하기 너무 힘들 정도로 환자들의 얼굴이 창백했다. 맥이 안 잡히고 호흡이 없었다"며 "환자분들이 공통적으로 얼굴에 코피 같은 출혈이 많이 있었다. 그래서 CPR을 하다 보니까 기도 확장을 한 다음 구강 안에도 출혈이 있어서 입 안에 있는 피도 뺐다"고 설명했다.
A씨는 "CPR을 하면서 (환자들의) 복부가 점점 팽창하는 걸 느꼈다"면서 "환자 한 분만 그런 게 아니라 제가 보고 있던 5~6명 정도가 다 그랬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처음에는 그러지 않았는데 점점 복부가 팽창하는 게 보일 정도로 그랬고 이미 사망한 환자들도 복부 팽창이 있는 것을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복부 팽창 같은 경우 의료진들끼리 이야기했을 때 가스가 찬 건지 아니면 출혈이 생긴 건지는 저희가 확인을 못했다"며 "그래서 그 부분에서는 정확히 말씀드리기가(어렵다)"며 말을 아꼈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이번 사고로 30일 오전 9시 기준 151명이 숨지고 82명이 다쳐 모두 233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부상자 82명 중 19명이 중상을 입어 추후 사망자가 더 늘어날 수 있다.
사망자 중 97명은 여성, 54명은 남성으로 확인됐다. 폭 4m 정도의 좁은 길에서 한꺼번에 많은 인파가 뒤엉켜 상대적으로 버티는 힘이 약하고 체격이 작은 여성의 피해가 컸던 것으로 보인다.
외국인 사망자 국적은 중국, 이란, 우즈베키스탄, 노르웨이 등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시신이 안치된 병원에 과학수사팀을 보내 신원 확인을 하는 대로 유족에게 연락하고 있다.
시신은 일산 동국대병원(20명)과 이대목동병원(7명), 성빈센트병원(7명), 평택제일장례식장(7명), 강동 경희대병원(6명), 보라매병원(6명), 삼육서울병원(6명), 성남중앙병원(6명) 등에 나뉘어 안치됐다.
[최아영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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