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관 달군 콜드플레이 '마이 유니버스'·'비바라비다'...박수와 환호로 가득 찬 120분 [SS무비]

조은별 2022. 10. 30. 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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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조은별기자]29일 오후 5시 30분. 서울 송파구 장지동 송파 CGV. 보라색 티셔츠를 맞춰입은 듯한 아미(ARMY·방탄소년단 팬클럽)무리와 콜드플레이 티셔츠를 입은 젊은이들이 눈에 띄었다.

CGV는 28일(현지시간)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 리버 플레이트 스타디움에서 열린 콜드플레이 콘서트 ‘뮤직 오브 더 스피어스’ 공연 실황을 라이브 스트리밍으로 중계했다. 이번 중계는 한국 뿐 아니라 전 세계 약 75개국, 3,500개 이상의 스크린을 통해 동시 공개되는 글로벌 이벤트였다.

2017년 서울 잠실 주경기장에서 열린 콜드플레이 내한공연의 감동이 여전히 생생하기에 콜드플레이 팬덤은 들끓었다. 여기에 그룹 방탄소년단 진이 게스트로 참여한다는 소식에 아미 군단까지 움직였다. 진은 이 공연을 마친 뒤 귀국해 군에 입대할 예정이다.

공연은 한국 시간으로 29일 오전에 마쳤지만 시차와 편집으로 지연 송출됐다. 이미 유튜브를 통해 현장상황을 실시간으로 알 수 있었어도 대형 스크린에서 감상하는 콜드플레이 공연은 또다른 차원이었다. 공연장에서는 직접 보기 힘든 멤버들의 미세한 손놀림, 땀구멍과 팔 안쪽 타투, 살이 쪽 빠진 크리스 마틴의 날렵해진 턱선까지 낱낱이 관찰할 수 있었다. 마치 멤버들을 눈앞에서 보는 듯한 느낌이었다.

라이브 스트리밍 실황이지만 일정 부분 편집을 거쳤다. 사전 게스트들의 오프닝 무대를 생략하고 경쾌한 리듬의 ‘하이어 파워’로 포문을 열었다. 밴드 이날치의 ‘범 내려온다’에 맞춰 독창적인 안무를 선보였던 한국 댄스팀 앰비규어스댄스컴퍼니가 뮤직비디오에서 홀로그램으로 등장해 화제를 모았던 곡이다. 고요했던 영화관에 박수소리가 쏟아졌다. 전 세계에서 가장 열성적인 남미 팬들의 호응에 저절로 고개와 발이 까닥까닥 움직였다.

‘어드벤쳐 오브 어 라이프타임’, ‘패러다이스’, ‘더 사이언티스트’까지...콜드플레이의 전성기를 장식한 명곡들이 이어졌다. 공연 시작 30분께 익숙한 드럼 전주와 함께 ‘비바 라 비다’의 멜로디가 들리자 가슴이 벅차올랐다. 혹시 후렴구의 “오오오오오오” 떼창이 들려오지 않을까 귀를 쫑긋 세웠지만 박수소리 뿐 영화관은 고요했다.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예방 차원에서 ‘싱어롱’이 금지됐다는 걸 뒤늦게 알았다. 화면 속 부에노스아이레스의 팬들의 열성적인 “오오오” 후렴 떼창에 동참하고 싶은 마음을 꾹 누를 수밖에 없었다.
◇부에노스아이레스에 울려펴진 ‘마이 유니버스’ 한국어 떼창, 진 독무대에 현지 아미들 환호

팬데믹으로 인해 3년간 팬들을 만나지 못한 콜드플레이 멤버들은 한층 적극적으로 공연에 임했다.

원래도 팬서비스가 좋기로 유명한 그룹이지만 영어와 에스파냐어로 관객들과 소통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체인스모커스와 협업곡인 ‘섬씽 저스트 라이크 디스’를 부를 때는 노래 가사처럼 캐릭터 탈을 쓰고 나오며 관객들의 반응을 유도했다. 최근 밴드가 연이어 ‘우주’와 관련된 곡을 발표한 것과도 맞닿아 있었다.

이어지는 곡은 ‘마이 유니버스’였다. 콜드플레이와 방탄소년단이 협업해 ‘비바 라 비다’ 이후 13년만에 빌보드 싱글차트인 ‘핫100’ 1위에 오른 곡이다. 크리스 마틴이 선창을 유도하자 곳곳에 “마이 유니버스”의 떼창이 이어졌다. 화면 가득 방탄소년단 멤버들의 모습이 비쳐졌고 멤버들의 한국어 피처링 가사가 선명하게 들렸다. 크리스 마틴은 이제 익숙해진 한국어 랩을 유창하게 불렀다.

게스트 진의 순서는 가장 뒷부분이었다. 크리스 마틴은 “방탄소년단은 우리와 다른 음악을 하지만 함께 곡을 만들게 됐고 ‘마이 유니버스’한 곡을 함께하게 됐다”면서 “가장 즐거운 협업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6개월 전쯤 BTS 멤버 중 한 명이 연락해와 ‘2년간 군 복무를 해야 해서 밴드를 떠나게 되니 팬들에게 작별을 고하고 그들에게 사랑한다고 말할 수 있는 곡이 필요하다’고 했다. 함께 곡을 만들기로 하며 흥분됐다”고 전했다. 그는 “우리가 만든 최고의 곡들 중 하나다. 이제 이 곡을 한국에서 아르헨티나까지 날아온 친구에게 주려고 한다. 앞으로 2년간 진을 만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고 말하며 진을 무대 위로 불러냈다.

가슴에 콜드플레이 상징 배지를 단 진은 마틴과 격하게 포옹했다. 그는 마틴과 얼굴을 마주보며 화음을 맞추다 웃음을 참지 못하기도 했다. 화면 곳곳 한국어로 된 플래카드를 든 현지 아미들의 모습이 잡혔다. 진은 “그라시아”라고 외친 뒤 “그리고 감사합니다”라는 한국어 인사를 전했다. 영화관에도 박수와 환호가 가득 찼다.

140여 분이 훌쩍 흘렀다. 행여 앵콜곡이 나올까 쉽게 자리를 뜨지 못했다. 불이 켜지자 곳곳에서 아쉬움의 탄성이 흘러나왔다. 몇몇 아미들은 기념사진을 찍기도 했다. 쇼는 끝났지만 감동은 남았다. 내년에 추진 중이라는 콜드플레이의 한국 공연이 벌써부터 기대되기 시작했다.

mulgae@sportsseoul.com

사진제공|CJ CGV, 빅히트뮤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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