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민 장관 “우려할 만큼 많은 인파 몰리지 않아, 경찰 배치해 해결될 문제 아니었다”[이태원 핼러윈 참사]

김원진 기자 2022. 10. 30. 1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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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일 경찰력, 서울 도심 집회 등으로 분산”
이상민 장관 ‘적절치 못한 발언’ 지적 나와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30일 오전 서울 용산구 이태원 인명사고 현장을 방문하고 있다.|연합뉴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경찰·소방력 배치 부족이 이태원 ‘핼러윈 데이’ 참사의 원인은 아니라고 밝혔다. 이 장관은 참사 당일 경찰력이 서울 도심 집회 등으로 분산돼 있다고도 말했다.

이 장관은 30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를 마치고 연 긴급 브리핑에서 “코로나19 (사회적 거리두기)가 풀리는 상황이 있었지만 그 전과 비교했을 때 특별히 우려할 정도로 많은 인파가 모였던 것은 아니었다”며 “통상과 달리 경찰이나 소방 인력을 미리 배치해 해결될 수 있었던 문제는 아니었던 것으로 지금 파악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장관은 경찰력 부족이 서울 광화문 등에서 집행된 집회 때문이라는 취지의 발언도 했다. 이 장관은 “어제 서울 시내 곳곳에서 여러 가지 소요와 시위가 있었기 때문에 경찰 경비병력들이 분산됐던 그런 측면이 있었다”며 “경찰 경비병력의 상당수는 광화문 쪽으로 배치가 돼 있었다. 지방에 있는 병력을 동원하는 계획도 유사시를 대비해 짜여져 있었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재난 대응을 담당하는 이 장관의 이 같은 발언은 참사 수습 과정에서 적절치 못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아직 참사의 복합적 원인을 밝혀내기에는 이른 단계인 데다, 코로나19 발생 이전 핼러윈 데이 때보다 참사 당일 이태원에 인파가 몰린 점을 감안하면 섣부른 발언이라는 것이다. 경찰력 부족을 주말 도심 집회 탓으로 돌린 것도 문제라는 비판이 있다.

올해는 코로나19 확산 이전보다 지하철 이용객만 3만명 이상 더 몰렸다. 지난 29일 토요일 서울지하철 6호선 이태원역 이용객 수는 총 13만131명으로 집계됐다. 환승역이 없는 이태원역은 승차(4만8558명)와 하차(8만1573명) 인원을 합해 총 이용객을 산정한다.

코로나19에 따른 거리두기가 없었던 2019년 10월26일 토요일에는 총 9만6463명(승차 3만8619명, 하차 5만7844명)이었다. 2018년 10월27일(토요일)은 총 10만2178명(승차 4만276명, 하차 6만1902명) 수준이었다.

서울 용산구 이태원 압사 사고 현장에서 30일 오전 경찰이 도로를 통제하고 있다. 우철훈 기자
정부 “참사 사망자 중 10여명 아직 신원 파악 안 돼”

정부는 이태원 ‘핼러윈 데이’ 참사 사망자 중 10여명의 신원이 아직 파악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상민 장관은 이날 “17세 미만인 분은 주민등록이 아직 형성되지 않았기 때문에 신원 확인을 일일이 사진이나 유족들이 확인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외국인 사망자 또한 비슷한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소방청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 기준 사망자는 151명이다. 이중 외국인이 19명 포함돼 있다.

정부는 서울 용산구를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한다. 이 장관은 “(용산구가)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되면 이번 사고로 유명을 달리하신 분들의 유족들에게는 위로금, 다치신 분들한테는 치료비, 돌아가신 분들에 대한 장례비와 그 밖에 필요한 모든 지원을 하게 된다”고 말했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이날 브리핑에서 복지부, 서울시 등과 합동으로 장례지원팀을 가동한다고 밝혔다. 한 총리는 “부상자 치료에 총력 대응하며 부상자 가족 등에 대한 심리치료를 위해 국가 트라우마센터 내에 이태원 사고 심리지원팀을 구성해 운영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서울시는 이날 오전 재난안전대책본부를 연 뒤 사망자 인적사항과 가족 연락처를 파악해 유족을 지원할 계획을 밝혔다. 서울시는 사망자 유가족별 전담공무원을 배치하는 장례 대책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부는 30일부터 다음 달 5일까지 국가 애도 기간으로 정해 사망자에 대한 조의를 표한다. 서울시 내에 합동 분향소도 설치한다. 애도 기간에는 전 공공기관과 재외공관에서 조기를 게양한다. 공무원과 공공기관 직원들은 애도를 표하는 리본을 단다.

김원진 기자 onej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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