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민 장관, 이태원 대응에 “광화문 시위와 소요 탓 경찰력 분산”

이태원 참사 관련 정부 긴급현안 브리핑
“이태원, 우려할 정도 인파 모인 것 아냐…광화문에 상당수 배치”
29일 광화문 6만 명, 이태원 축제엔 10만 명 참석 추산

(시사저널=구민주 기자)

(왼쪽부터)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 한덕수 국무총리,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30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이태원 핼러윈 압사 참사 관련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 결과 긴급브리핑을 갖고 있다. ⓒ연합뉴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이태원 참사와 관련해 "예년과 비교해 특별이 우려할 정도로 많은 인파가 모였던 것 아니다"라며 "경찰이나 소방 인력을 미리 배치함으로써 해결될 수 있던 문제는 아니었던 것으로 파악한다"고 밝혔다.

이 장관은 핼러윈 데이를 맞아 이태원 일대에 많은 인파가 몰릴 것으로 예상됐던 만큼 경찰 및 소방의 적절한 배치가 있었느냐는 질문에 "평시와 비슷한 수준의 병력이 배치됐던 것으로 파악한다"며 이 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이 장관은 "어제(29일) 서울 시내 여러 곳곳에 소요와 시위가 있어 경찰 병력들이 분산됐던 측면이 있다"며 "정확히 제가 파악하고 있지 못하지만 많은 시민들이 모일 것으로 예상된 광화문 쪽으로 경찰 경비병력 상당수가 배치돼 있었다"고 전했다. 또 "지방에 있던 병력까지도 유사시 대비해 동원 계획이 짜여 있었다"고도 공개했다.

이 장관의 광화문 시위 언급은 이태원에 더 많은 인원을 배치했어야 한다는 일각의 지적을 염두에 둔 답변으로 해석된다.

경찰에 따르면 전날 광화문 세종대로 일대에는 전광훈 목사가 이끄는 보수단체 자유통일단이 '자유통일 주사파 척결 국민대회'를 진행했다. 민주노총과 한국노총이 모인 양대노총 공공부문 공동대책위원회도 '10·29 공공노동자 총력 결의대회'를 열었다. 두 집회엔 주최 측 추산 총 6만여 명이 집결한 것으로 전해졌다. 같은 날 참사가 벌어진 이태원엔 경찰 추산 10만 여명이 모였다. 경찰은 마약과 강제추행 등 성범죄 단속 중심으로 200명의 인력을 일대에 배치했다.

이날 브리핑에서 이 장관은 참사 현황과 관련해 "(151명의 사망자 가운데 90% 이상은 신원 확인이 돼 있는 상태고 10여명 정도가 확인이 안 돼 있다"고 밝혔다. 신원 확인이 안 된 이유에 대해 "17세 미만인 자의 경우에는 주민등록이 형성되지 않아 일일이 사진이나 유족들이 확인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일부 외국인의 경우에도 그런 문제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 장관은 "합동분향소를 빠르면 오늘 중으로 설치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구체적인 장소는 곧 논의할 예정"이라고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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