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의 이태원 핼러윈 참사…또다시 되풀이된 '압사 사고'
1990년 사우디선 1426명 목숨 잃기도
30일 외신보도를 종합하면 로이터·AP통신은 지난 1일 인도네시아 동자바주의 한 축구장에서 압사사고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프로축구팀 경기에서 홈팀이 패배하자 흥분한 관중들이 경기장으로 뛰어들면서 경찰이 진압용 최루탄을 쐈고 현장을 떠나려던 사람들이 출구 근처에서 뒤엉키는 바람에 130여명이 죽고 320여명이 다쳤다.
지난 5월에는 나이지리아 리버스주의 한 교회의 자선장터에서 음식을 받으러 온 어린이를 포함해 31명이 숨졌다. 지난 1월에는 카슈미르에서 힌두교 순례자들이 새해기도 사원으로 몰려들면서 12명이 사망했고, 라이베리아 몬로비아의 한 교회에서 밤새 진행된 종교행사 중 29명이 숨을 거뒀다.
지난해 11월 미국 텍사스주에서는 유명 래퍼 트래비스 스콧의 공연에서 팬들이 무대 쪽으로 밀려들면서 9명의 사망자가 나왔다. 2013년 브라질 산타마리아의 한 나이트클럽에서는 화재가 발생해 다급하게 대피하던 입장객들이 출구로 밀집하면서 230명 이상 압사 또는 질식사했다. 2010년 11월 캄보디아 프놈펜에서는 물 축제 마지막 날 사고가 벌어져 350명이 죽음을 맞이했다.
인도에서는 2005년 1월 마하슈트라주와 2008년 8월 히마찰프라데시주의 힌두교 사원에서는 순례객들이 몰리며 각각 265명와 145명이 숨지는 사고가 있었다. 산사태가 일어났다는 소문을 듣고 혼비백산 빠져나가려던 움직임이 참변으로 이어졌다.
공식 통계를 기준으로 희생자가 가장 많이 발생한 사건은 1990년 7월 사우디아라비아 희생제 사고였다. 이드 알 아드하 기간에 1426명이 목숨을 잃었다. 이슬람 성지인 메카로 향하는 보행용 터널에 사람들이 몰려들면서 벌어진 일이다.
그 다음은 2005년 8월 이라크 바그다드 티그리스강 사고로 1000명 이상이 압사했다. 군중들 사이에서 자살을 위한 폭탄테러가 벌어진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패닉에 빠진 현장이 좀처럼 통제되지 못했다.
우리나라에서는 2005년 경북 상주시 계산동 상주시민운동장에서 대규모 압사 참사가 일어난 바 있다. MBC 가요콘서트를 보기 위해 입장하던 5000여명의 관중이 운동장 쪽으로 뛰어가다가 사고가 발발했다. 이 사고로 11명이 사망하고 161명이 부상을 당했다. 당시 설운도, 태진아, 김수희, 장윤정 등 인기 트로트 가수들의 출연으로 행사장을 찾은 노약자들이 많아 인명 피해가 컸다.
2005년 광주시 서구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광주디자인비엔날레에서 열린 공연을 보러 온 관람객 약 10명이 다쳤고, 1996년 대구 달서구 우방타워 잔디광장에서 열린 라디오 공개방송 중에는 1명이 사망하고 5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1992년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뉴키즈 온 더 블록의 내한 공연 때에는 흥분한 팬들이 무대 앞으로 나아가면서 1명이 숨지고 60명이 다쳤다.
이 밖에도 1960년 서울역 계단에서 설 연휴를 맞아 귀경길에 오른 승객들이 집단으로 넘어져 30여명이 압사하고 40여명이 부상 치료를 받았다. 당시 참사는 철도회사가 객차 1량당 수용인원을 초과해 열차표를 발급했다가 급하게 증차하는 과정에서 승객들이 한꺼번에 몰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대형 사고가 꾸준히 반복돼 왔음에도 또다시 후진국형 압사 사고가 도심 한복판에서 일어나면서 국민들의 충격도 커지고 있다.
지난 29일 오후 10시 20분께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일원에서 핼러윈 축제를 즐기러 온 10만명가량의 인파가 경사진 골목길에서 뒤엉키면서 사망자 151명 등 200명이 넘는 사상자가 나왔다. 단일 사고 인명 피해로는 2014년 세월호 참극 이후 최대 규모가 될 전망이다.
[이가람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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