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만의 ‘노마스크 핼러윈’에 10만명…현장통제 제대로 안됐다
조응형 기자 2022. 10. 30. 13:11
인파 몰려 구급차도 못 빠져나가
29일 151명이 숨지고 82명이 다친 ‘이태원 핼러윈 압사 사고‘를 두고 “예견된 참사“였다는 지적이 나온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로 3년 만의 ‘노 마스크’ 핼러윈 축제가 가능해지면서 대규모 인원이 모일 것으로 예상됐지만, 관계 당국이나 인근 상인회 차원의 현장 통제 등 안전 조치는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애초 관할 구청과 경찰 등은 28일부터 30일까지 하루 10만 명 이상이 운집할 것으로 일찌감치 예상하고 대비 태세를 갖췄지만 정작 인원 통제는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이태원 핼러윈 축제는 시민들의 자율적인 축제로, 행사 주최 시 안전 조치를 담당하는 주최가 별도로 없다.
공하성 우석대 소방방재학과 교수 “현장을 통제할 주최 측이 없는 현장인 만큼 정부 등에서 이런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안전 요원을 배치하는 등 조치가 취해졌어야 한다”고 했다.
● “현장 통제 인원 사고 뒤에야 도착”
현장 목격자들은 “인파가 몰려드는 좁은 골목길만이라도 통제됐어야 했다“고 입을 모았다. 좁은 길목에 많은 인파가 몰릴 경우 통행 방향을 정하고 진입하는 인원수를 조절하는 등 조치가 필요하지만 목격자 등에 따르면 이러한 대처는 전무했다. 유성주 군(17·충남 서산 거주)은 “현장을 통제하는 인원은 오후 7시 30분부터 사고 순간까지 한 번도 본 적이 없다”며 “사고 발생 이후인 오후 10시 20분경에야 경찰이 도착해 현장을 통제하기 시작했다”고 했다.
경찰은 28, 29일 이틀 동안 매일 200여 명을 이태원 일대에 배치했지만, 대형 인명 사고를 막기엔 역부족이었다. 현장 목격자 등에 따르면 경찰 인력은 주로 차도인 이태원로에 배치돼 교통 통제에 투입돼 있었다고 한다. 모로코인 마르완 씨(24)는 “경찰은 도로에만 있었고 사고 난 지역에선 보이지 않았다”고 했다. 현장 브리핑을 진행한 경찰 관계자는 ‘사고 전 군중 통제가 왜 없었느냐’는 질문에 “그건 제가 확인해드릴 입장에 있지 않다”며 “앞서 가용 인력을 총동원해서 철저히 대응하란 지시가 있었다”고 했다.
● 사고 발생 전날도 비슷, “예견된 사고”
사고 발생 전날인 28일에도 비슷한 상황이 연출됐단 증언도 나왔다.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 등에는 사고 전날 찍은 이태원 골목 사진 등과 함께 “(이날도) 수천 명이 몰려 걷기가 어려웠다”, “인원 통제가 없었다”는 등의 글이 올라왔다. 이날 이태원을 찾은 직장인 정모 씨(31)는 “28일에도 사람이 너무 많아서 이동하기 어려운 상황이 있었다”며 “친구들과 골목에 끼어서 제대로 움직이지 못한 채로 30분 정도 있었다”고 했다.
차로까지 몰려든 인파에 구급차 이송이 지연되며 초기 구조가 지체되기도 했다. 이날 오후 10시 50분경 환자를 태운 구급차가 인파에 막혀 이동하지 못하자 한 시민은 맞은편 이태원 파출소를 찾아 “구급차가 나가지 못하고 있는데 경찰이 교통정리를 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묻기도 했다. 해당 구급차가 이태원로를 빠져나가기까지는 20분가량 소요됐다. 사고 현장에서 인파에 깔려 있다가 구조된 정지수 씨(26)는 “체감상 깔린 뒤로부터 1시간가량이 지나서야 구급대원이 도착했다”며 “구조가 빠른 것 같지 않았다. 뒷사람에 오랫동안 깔려 있어서 다리에 감각이 없는 상태”라고 했다.
사고가 발생한 골목은 폭 4m에 길이 45m 정도 좁은 내리막길로 해당 골목은 서울 지하철 이태원역 1번 출구와 세계음식문화거리로 진입하는 가장 짧은 경로다. 목격자 증언과 당시 영상 등을 종합하면 사고 당시 수천 명이 이곳에 몰렸던 것으로 추정된다. 세계음식문화거리는 이태원에서 가장 인기 있는 술집과 클럽 등이 모여 있는 거리다. 특히 사고 발생 골목과 접하는 삼거리엔 유명 클럽형 주점이 몰려 있다.
29일 151명이 숨지고 82명이 다친 ‘이태원 핼러윈 압사 사고‘를 두고 “예견된 참사“였다는 지적이 나온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로 3년 만의 ‘노 마스크’ 핼러윈 축제가 가능해지면서 대규모 인원이 모일 것으로 예상됐지만, 관계 당국이나 인근 상인회 차원의 현장 통제 등 안전 조치는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애초 관할 구청과 경찰 등은 28일부터 30일까지 하루 10만 명 이상이 운집할 것으로 일찌감치 예상하고 대비 태세를 갖췄지만 정작 인원 통제는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이태원 핼러윈 축제는 시민들의 자율적인 축제로, 행사 주최 시 안전 조치를 담당하는 주최가 별도로 없다.
공하성 우석대 소방방재학과 교수 “현장을 통제할 주최 측이 없는 현장인 만큼 정부 등에서 이런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안전 요원을 배치하는 등 조치가 취해졌어야 한다”고 했다.
● “현장 통제 인원 사고 뒤에야 도착”
현장 목격자들은 “인파가 몰려드는 좁은 골목길만이라도 통제됐어야 했다“고 입을 모았다. 좁은 길목에 많은 인파가 몰릴 경우 통행 방향을 정하고 진입하는 인원수를 조절하는 등 조치가 필요하지만 목격자 등에 따르면 이러한 대처는 전무했다. 유성주 군(17·충남 서산 거주)은 “현장을 통제하는 인원은 오후 7시 30분부터 사고 순간까지 한 번도 본 적이 없다”며 “사고 발생 이후인 오후 10시 20분경에야 경찰이 도착해 현장을 통제하기 시작했다”고 했다.
경찰은 28, 29일 이틀 동안 매일 200여 명을 이태원 일대에 배치했지만, 대형 인명 사고를 막기엔 역부족이었다. 현장 목격자 등에 따르면 경찰 인력은 주로 차도인 이태원로에 배치돼 교통 통제에 투입돼 있었다고 한다. 모로코인 마르완 씨(24)는 “경찰은 도로에만 있었고 사고 난 지역에선 보이지 않았다”고 했다. 현장 브리핑을 진행한 경찰 관계자는 ‘사고 전 군중 통제가 왜 없었느냐’는 질문에 “그건 제가 확인해드릴 입장에 있지 않다”며 “앞서 가용 인력을 총동원해서 철저히 대응하란 지시가 있었다”고 했다.
● 사고 발생 전날도 비슷, “예견된 사고”
사고 발생 전날인 28일에도 비슷한 상황이 연출됐단 증언도 나왔다.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 등에는 사고 전날 찍은 이태원 골목 사진 등과 함께 “(이날도) 수천 명이 몰려 걷기가 어려웠다”, “인원 통제가 없었다”는 등의 글이 올라왔다. 이날 이태원을 찾은 직장인 정모 씨(31)는 “28일에도 사람이 너무 많아서 이동하기 어려운 상황이 있었다”며 “친구들과 골목에 끼어서 제대로 움직이지 못한 채로 30분 정도 있었다”고 했다.
차로까지 몰려든 인파에 구급차 이송이 지연되며 초기 구조가 지체되기도 했다. 이날 오후 10시 50분경 환자를 태운 구급차가 인파에 막혀 이동하지 못하자 한 시민은 맞은편 이태원 파출소를 찾아 “구급차가 나가지 못하고 있는데 경찰이 교통정리를 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묻기도 했다. 해당 구급차가 이태원로를 빠져나가기까지는 20분가량 소요됐다. 사고 현장에서 인파에 깔려 있다가 구조된 정지수 씨(26)는 “체감상 깔린 뒤로부터 1시간가량이 지나서야 구급대원이 도착했다”며 “구조가 빠른 것 같지 않았다. 뒷사람에 오랫동안 깔려 있어서 다리에 감각이 없는 상태”라고 했다.
사고가 발생한 골목은 폭 4m에 길이 45m 정도 좁은 내리막길로 해당 골목은 서울 지하철 이태원역 1번 출구와 세계음식문화거리로 진입하는 가장 짧은 경로다. 목격자 증언과 당시 영상 등을 종합하면 사고 당시 수천 명이 이곳에 몰렸던 것으로 추정된다. 세계음식문화거리는 이태원에서 가장 인기 있는 술집과 클럽 등이 모여 있는 거리다. 특히 사고 발생 골목과 접하는 삼거리엔 유명 클럽형 주점이 몰려 있다.
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
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양인성 인턴기자 한국외국어대 언론정보학과 졸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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