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언론 "찰스 3세, COP27 불참 확정… 수낵도 반대"

김태훈 2022. 10. 30. 1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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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세자 시절 열혈 환경운동가였던 영국 새 국왕 찰스 3세가 오는 11월 6∼18일 이집트에서 열리는 제27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7)에 참석하지 않는 것으로 최종 확정됐다는 영국 언론의 보도가 나왔다.

리즈 트러스 전 총리 시절 내려진 '국왕이 COP27에 가지 않는 게 좋겠다'는 결정에 리시 수낵 신임 총리도 동의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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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왕의 실망감 무척 클 것"… 계속되는 파장
수낵 역시 안 간다… 외교·환경장관 등만 보내
정치권에선 "기후변화 무관심 드러내" 비판도

왕세자 시절 열혈 환경운동가였던 영국 새 국왕 찰스 3세가 오는 11월 6∼18일 이집트에서 열리는 제27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7)에 참석하지 않는 것으로 최종 확정됐다는 영국 언론의 보도가 나왔다. 리즈 트러스 전 총리 시절 내려진 ‘국왕이 COP27에 가지 않는 게 좋겠다’는 결정에 리시 수낵 신임 총리도 동의했다는 것이다. 다만 ‘찰스 3세의 실망감이 클 것’이란 보도가 끊이지 않는 데다 국왕과 총리의 동시 불참은 국제사회에 ‘영국은 기후변화 등 환경 문제에 별 관심이 없다’는 신호를 보내는 것이란 정치권의 비판도 만만치 않아 논란은 계속될 전망이다.

영국 새 국왕 찰스 3세가 왕세자 시절 기후변화를 주제로 연설하는 모습.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 홈페이지
영국과 달리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COP27에 직접 참석해 기후변화를 막기 위한 각국 정부의 실천을 촉구하기로 했다.

◆트러스 이어 수낵도 국왕의 COP27 참석 반대

29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총리실은 전날 “국왕은 COP에 참석하지 않을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달 초 찰스 3세가 트러스 당시 총리의 건의를 받아들여 COP27 불참을 밝힌 뒤 갑자기 총리가 바뀌며 ‘수낵 새 총리는 국왕의 COP27 참여에 관해 입장이 다를 수 있다’는 기대가 커졌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수낵 총리 또한 전임 총리와 뜻을 같이한 셈이다.

사실 영국의 갑작스러운 정권교체 후 찰스 3세의 COP27 동참을 원하는 국제사회 여론이 확산했다. 주최국 이집트는 최근 찰스 3세 앞으로 초청장을 다시 보내 참석을 거듭 호소했다. 존 케리 미국 기후변화특사는 “찰스 3세는 환경 문제의 챔피언”이라며 “그가 COP27 현장에 함께하면 아주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세계 각국의 환경단체 역시 그간 찰스 3세가 기후변화 예방에 쏟은 노력을 거론하며 “COP27에 찰스 3세가 꼭 필요하다”고 영국 내각의 전향적 입장을 촉구했다.

지난해 영국 글래스고에서 열린 COP26 당시 왕세자 신분이던 찰스 3세(왼쪽)가 조 바이든 대통령(오른쪽). 존 케리 기후변화특사(가운데) 등 미국 대표단과 대화하는 모습. SNS 캡처
일단 COP27에 안 가는 것은 최종 확정되었으나 그에 관한 찰스 3세의 반응을 두고선 분석이 엇갈린다. 영국 총리실은 “버킹엄궁과 내각 사이에 의견차는 없다”며 “왕실은 COP27에 관한 총리의 건의를 전폭적으로 수용했다”고 발표했다. 가디언 역시 국왕의 국제회의 참석 등 공적 활동에 관해선 왕실이 총리의 충고에 따르는 게 영국의 오랜 관행인 만큼 왕실도 이견은 없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리시 수낵 신임 영국 총리가 하원에서 연설하는 모습. 그는 11월 이집트에서 열리는 COP27에 불참키로 한 결정에 대해 “경제 위기 등 해결해야 할 난제가 산적해 있어서”라고 설명했다. 런던=AFP연합뉴스
◆"국왕의 실망감 무척 클 것"… 계속되는 파장

하지만 ‘더타임스’는 한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국왕은 COP27에 가고 싶어서 안달이 났었다”며 “(COP27 불참을 권고한) 정부의 결정에 국왕의 실망감이 아주 클 것”이라고 전했다.

마침 수낵 총리도 COP27에 참석하지 않기로 하면서 국왕의 불참과 맞물려 정치 문제로 비화하는 모양새다. 이번 COP27에 앞서 지난해 영국 글래스고에서 열린 COP26 당시 영국은 의장국이었다. 전임 의장국으로서 당연히 COP27에 큰 관심을 보이고 적극 참여해야 하는데 국왕도, 총리도 COP27을 외면하는 건 곤란하다는 취지에서다. 당장 야권은 물론 여당인 보수당 내에서도 “기후변화 등 환경 문제에 대한 영국의 글로벌 리더십이 타격을 받을 것”이란 우려가 터져나왔다.

한편 미국 백악관은 이날 대변인 성명을 통해 바이든 대통령이 다음달 11일 이집트를 방문해 COP27에 참석할 것이라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기후변화에 가장 취약한 이들이 회복력을 갖추도록 돕고, 이 결정적인 시기에 세계 각국이 행동해야 한다고 강조할 예정이라고 카린 장피에르 백악관 대변인은 전했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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