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국방장관, 美서 확장억제력 강화 '퍼즐' 맞춘다
30일 국방부는 이종섭 국방부 장관이 미국을 방문해 내달 3일(현지시간)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과 제54차 한미안보협의회의(SCM)을 갖는다고 밝혔다. 국방부는 이번 SCM에서 △한반도 안보정세 평가 및 정책공조 △확장억제 실행력 제고 △연합방위태세 강화 △글로벌 안보협력 등 한미동맹 간 현안이 두루 논의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가장 시급한 의제는 북한의 핵·미사일 대응·억제를 위한 확장억제 실행력 강화 방안이다. 한국으로서는 확장억제의 핵심 수단인 미측 전략자산을 더 신속하고 충분하게 확보하는 게 관건이다. 이에 대해 국방부 당국자는 기자들과 만나 "양 장관은 (SCM에서) 확장억제와 관련해 구체적인 방안에 대해 논의할 것"이라며 "미측 전략자산을 전개, 운용하는 것(체계)들이 어떻게 바뀔 것인가 하는 부분에 대한 논의가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복수의 정부와 군 소식통에 따르면 한미는 가용한 미측 전략자산을 모두 테이블에 올려놓고 시기·상황에 맞게 효율적으로 조합해 적시에 한반도에 전개할 수 있는 방안을 협의 중이다. 정부는 미측 전략자산을 전개와 운용을 위한 기획 단계부터 한국의 입장과 요구가 보다 분명하게 반영될 수 있는 제도적 틀을 만드는 데에도 공을 들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논의가 전략자산의 한반도 상시배치 수준까지 이르지는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는 실질적으로 확장억제 실행력을 높이면서 이를 대외적으로도 부각시켜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따른 국민들의 안보불안을 낮추는 문제도 고심 중이다.
이번 SCM에서는 과거 축소됐던 한미연합 군사연습을 확대해 연합 방위태세를 강화하는 방안도 집중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구체적으로는 연대급 이상 한미연합 병력 실기동 훈련을 실시하고 대규모 상륙훈련을 실시하며 대북 경고메시지를 발신할 공산이 크다.
이 장관과 오스틴 장관은 한·미·일 안보협력 강화와 관련해서도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만해협 갈등 등 인도태평양 전략과 관련한 양국 간 공조에 대한 메시지가 회의 이후 양국이 발표할 공동성명에 어떤 수준으로 담기느냐도 관심사다. 양 장관은 '한미동맹 70주년'인 내년을 맞아 양국 국민들에게 한미동맹의 미래상을 제시하는 행사 등을 준비하는 문제도 논의할 예정이다.
한편 이 장관은 SCM에 앞서 1일에는 워싱턴 D.C.의 한국전 참전기념비를 찾아 헌화하며 방미 일정을 시작한다. 또 미 외교협회(CFR) 연설과 브루킹스연구소 간담회 등 싱크탱크 인사들과의 교류에도 나선다. 특히 이 장관은 이번 방미 길에 미 국가지리정보국(NGA)도 방문한다. '하늘의 CIA'라는 별칭을 가진 NGA는 미 국방부 산하기관으로 정찰위성과 무인기, 정찰기로부터 수집한 지리정보를 분석하는 미국 5대 정보기관 중 하나다.
이 같은 이 장관의 행보는 대북 감시·정찰의 중요성이 강조되는 가운데 세계 최고 역량을 갖춘 NGA와의 협력 강화를 감안한 결과로 풀이된다. 앞서 지난 2020년 로버트 카디요 당시 NGA 국장은 CNN방송과의 인터뷰에서 "NGA는 위성과 드론, 지도, 자체 분석 등을 통해 북한 상공에서 지표면을 내려다보며 핵심적인 감시 활동을 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김성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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