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가게, 이렇게 바꼈어요"…'KT 잘나가게' 잘나갔다 [IT돋보기]

안세준 2022. 10. 30. 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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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잘나가게 프로젝트팀, 데이터·현장조사 통해 상황 분석…전략 로드맵 제시

[아이뉴스24 안세준 기자] "가게 입구에 걸린 현수막이나 온열대에 부착된 메뉴판을 새로 만들게 됐고요. 리뷰 이벤트 등도 진행 중인데 그것도 학생들이 제안했어요. 영업 시간도 유동인구가 많은 시간대에 맞춰 조율할 수 있었고요. 젊은 학생들과 아이디어를 공유하고 함께 의논할 수 있는 보람된 시간이었습니다."

장호 아띠몽 사장(70세·남성)은 지난 3월부터 5월까지 진행된 KT 잘나가게 프로젝트 참여 후기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대학생들과 소통하고 의견을 나누는 과정에서 배우고 느낀 점이 많았다고 했다. 유동인구 등 잘나가게 빅데이터(Big Data)를 통한 상황 분석이나 온라인 마케팅 등에 대한 중요성을 인지하게 됐다는 부연이다.

KT 잘나가게 프로젝트 참가자들이 호두과제 전문점 '아띠몽' 가게 앞에서 기념 촬영하고 있는 모습. 왼쪽부터 채승원 대학생(19세)·장호 아띠몽 사장(70세)·김다연 대학생(21세). [사진=안세준 기자]

KT '잘나가게'가 소상공인의 성공적인 창업을 위한 조력 서비스로 도약하고 있다. 유동인구·성별분포 등 온라인 빅데이터는 물론 대학생과 연계를 통한 오프라인 현장 분석 서비스까지 제공하면서다. 소상공인이 가장 어려움을 겪는 요인에 대해 해법을 제시하면서 빅데이터·온라인 마케팅 등 가게의 디지털화를 돕고 있는 모습이다.

잘나가게는 KT가 2020년 12월 출시한 상권분석 서비스다. KT가 보유한 빅데이터 역량을 소상공인 등 사회에 기여하는 데 목적을 둔다. 소상공인은 방문객 성향 등을 파악하기 위해 유동인구와 성별, 연령대 등을 직접 조사해야 했다. 상권 분석 서비스를 소상공인에게 무료로 개방하고 대학생과 연계, 현장 분석 서비스도 제공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서울 도봉구 창동 일대에서 호두과자 전문점 '아띠몽'을 운영하고 있는 장씨는 KT 잘나가게에 대해 "빅데이터·온라인 마케팅 등을 배울 수 있는 보람된 시간"이라고 평가한다. 장씨는 지난 3월 빅데이터와 현장 분석 서비스를 제공하는 KT 잘나가게 프로젝트를 신청했다. 3월 모집 기간을 거친 뒤 4월에는 분석 컨설팅을, 5월에는 컨설팅 기반 결과 창출(실행) 과정을 거쳤다.

장씨는 지난 2월 서울 강동구에서 이곳 도봉구 창동 일대로 가게를 옮겼다. 창동에 막 발을 들인 장씨에 있어 유동인구·방문객 성향 등과 같은 상권 분석은 어려운 과제였다. 그러던 중 KT가 잘나가게 프로젝트에 참여할 소상공인을 모집한다는 소식을 접했다. 장씨와 KT, 프로젝트 참여 대학생들과의 만남은 그렇게 시작됐다.

장씨는 "당초 가게 영업 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10시까지 였다. 컨설팅 과정에서 아침 시간에 유동인구가 많다는 점을 알게 됐다. 이에 학생들이 아침 시간대로 영업 시간을 앞당기고(오전 8시~오후8시) 모닝세트 등을 제작해 판매할 것을 제안했다"며, "이외에도 리뷰 이벤트를 진행하거나 메뉴판을 리뉴얼하는 과정도 거칠 수 있었다. 보람 있는 시간이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김다연·채승원 등 KT 잘나가게 프로젝트 참여 대학생들이 새롭게 제작한 메뉴판. 기존 메뉴를 소개하는 현수막을 모두 제거하고 감성적인 스타일의 작은 사이즈 메뉴판으로 대체해 가독성을 높였다. [사진=안세준 기자]

이번 KT 잘나가게 대학생 컨설팅에는 점포 10곳과 대학생 10개팀(팀당 3명~5명)이 선정됐다. 장씨가 운영하는 아띠몽 가게의 대학생 조력자로는 한국외국어대학교 경영학전공 재학생 4인(Mixerz팀, 박수현·정수민·김다연·채승원)이 참여했다. Mixerz팀은 교내 마케팅학회 활동을 앞서 전개하며 시너지를 입증했던 팀이다.

참여 대학생 평가도 긍정적이다. 잘나가게 프로젝트 참여를 통해 빅데이터 분석 뿐 아니라 실제 현장의 경험을 익히는 계기가 됐다는 후일담이다. 프로젝트에 참여한 김다연 학생은 "실제 데이터를 보고 분석해보거나 현장에 방문하면서 소비자를 관찰하는 경험이 부족했다. 그런 부분을 채웠으면 좋겠다 싶어서 지원하게 됐다"며, "아이디어를 내고 사장님의 의견을 들어보면서 입체적으로 생각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왼쪽부터 장호 아띠몽 사장과 김다연 학생, 채승원 학생이 대화를 나누고 있는 모습. [사진=안세준 기자]

이번 프로젝트에서 대학생 4인은 빅데이터 기반 상황을 분석하고 불편함을 해소하기 위한 전략 로드맵 구축에 주력했다. 아침 유동인구를 고려해 모닝세트를 제작·판매하거나, 기존 가게 내 메뉴판 현수막을 가독성 높은 메뉴판으로 대체하는 작업 등이 대표적이다. 네이버 가게 정보 내 메뉴에 대한 사진과 소개글도 지속적으로 업로드했다. 이 결과 아띠몽 창동점 방문자 리뷰는 30일 기준 80개까지 늘어났다.

장씨는 "저희 가게 네이버 리뷰 수의 경우 처음엔 9개 정도였다. 대학생 컨설팅이 진행되면서 그 수가 80개까지 증가했다"며, "학생들이 네이버 플레이스 메뉴 사진을 올려 주거나 리뷰 이벤트 등을 건의, 진행된 점이 도움이 됐다. 온라인 마케팅 방법은 낯설고 어려웠는데 이 부분에 있어 많은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KT 잘나가게 홈페이지 내 빅데이터 정보 제공 이미지. [사진=안세준 기자]

경험이나 데이터 없이 장사에 뛰어드는 사례가 많다. 가게를 운영하는 데 있어 상권 분석은 시장을 내다보고 전략을 수립하도록 돕는 주요 지표 중 하나다. KT 잘나가게 서비스는 이 점에서 특화돼 있다. 다만 데이터 활용을 어려워하는 소상공인이 있어, 대학생들이 직접 서비스를 설명하도록 돕는 취지로 기획됐다고 KT 측은 말한다.

서신혜 KT AI·DX융합사업부문 데이터사업팀(차장)은 "잘나가게는 홈페이지를 통해 유동인구와 같은 빅데이터를 제공하고 있다. (아쉽게도) 아직 모르는 사람이 많고 안내를 해도 활용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시는 분들도 계신 것 같다"며, "대학생은 데이터를 이해하는 능력이 있고, 코로나19로 사회적 활동이 제한됐던 학생들에게도 경험이 될 것이라고 생각돼 이 둘을(소상공인-대학생) 연결했다"고 설명했다.

김다연·채승원 등 KT 잘나가게 프로젝트 참여 대학생들이 제안한 네이버 영수증 리뷰 이벤트. [사진=안세준 기자]

KT는 소상공인 경영 활성화를 돕기 위해 서울시와 협업 체계를 강화할 계획이다. 서울시 내 소상공인에게 대학생팀을 일대일 매칭, 민관 빅데이터 시스템을 활용한 경영·마케팅 컨설팅 지원에 나선다.

컨설팅에 활용될 민관 빅데이터 시스템은 서울시 '우리마을가게 상권분석서비스'와 KT '잘나가게'가 있다. 우리마을가게 상권분석서비스는 서울시가 확보한 상권 빅데이터를 토대로 100여 개의 생활 밀접 업종에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는 서비스다.

앞서 서울시는 빅데이터 기반 점포별 일대일 컨설팅을 진행할 대학생팀을 모집했다. 서울신용보증재단은 11월부터 선정된 대학생들에게 마케팅과 빅데이터 분석 전문 교육을 실시한다. 교육을 수료한 대학생팀은 KT, 서울디지털재단과 함께 점포 현장 점검, 점주 인터뷰에 나선 뒤 컨설팅과 마케팅을 시작한다.

KT와 서울시는 프로젝트 이후 추가적인 검증을 거친 뒤 서울시 전체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골목경제 활성화 방안을 모색할 예정이다.

유창규 KT 강북강원법인고객본부장 상무는 "어려운 상황에 직면한 소상공인에게 KT 빅데이터 플랫폼이 많은 도움이 될 수 있기를 바란다"며 "잘나가게 외에도 AI 통화비서, AI 서비스로봇 등 소상공인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서비스와 상품 확산에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안세준 기자(nocount-ju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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