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초박빙 대선 오늘 결선…"나라를 정상으로", "비정상 투표 불복"
(상파울루=뉴스1) 최서윤 기자 = 브라질 대선 결선투표가 30일 전국투표로 치러진다.
좌파 성향의 노동자당(PT)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실바(77) 전 대통령의 복귀나 우파 자유당(PL) 자이르 보우소나루(67) 대통령의 수성 여부를 가르는 선거다.
두 후보가 예측불허의 접전을 벌이는 탓에 누가 될 지 예측할 수 없는 데다, 브라질 사상 가장 양극화된 선거로 그 후폭풍이 우려돼 국제사회도 집중하고 있다.
현지 언론 <글루부>에 따르면 뉴질랜드 재외국민 투표는 이미 브라질 시간으로 29일(현지 30일) 시작했다. 재외국민 투표는 본국의 현지 시간을 따르는데, 시차로 인해 뉴질랜드 거주 유권자가 세계 최초로 투표를 시작하게 됐다.
최고선거법원(TSE)이 파악한 뉴질랜드 거주 브라질 유권자는 2900여 명으로, 수도 웰링턴에 있는 주 뉴질랜드 대사관에 마련된 재외국민 투표소에서 일괄적으로 투표가 실시된다.
브라질 현지 투표는 오전 8시 시작해 오후 5시(한국시각 30일 오후 8시~31일 새벽 5시) 종료한다. 전자투개표 시스템을 운영하는 만큼 당선자 윤곽은 당일 저녁 8시 30분(한국시각 31일 오전 8시 30분) 전후로 나올 전망이다.
지난 1차 투표에서는 룰라 전 대통령이 48.43% 득표해 43.20%에 그친 보우소나루 대통령을 소폭 앞섰지만 그렇다고 룰라의 승리를 점치긴 힘들다.
전날(29일) 양쪽 지지자들의 유세로 떠들썩한 상파울루 최대 번화가 파울리스타 대로(아베니다 파울리스타) 한켠에서는 상파울루에서 좀처럼 만나기 쉽지 않은, 보우소나루를 선택하겠다는 22세 청년을 만났다.
자르데 핀체이에우는 "1차 때는 투표도 안 했는데 내일은 투표하러 갈 것"이라며 "가만히 있으면 정말 룰라가 될 것 같아서, 가서 보우소나루 뽑고 올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보우소나루를 좋아하는 건 아니다. 그래서 1차 투표도 안 했던 것"이라면서도 "룰라가 되는 건 싫다. 룰라는 부패한 거짓말쟁이"라고 덧붙였다.
◇결선 벼르는 '샤이 보우소나루'…마지막까지 장담 못해
다타폴랴가 전날 발표한 최신 여론조사에서는 룰라 전 대통령의 지지율이 52%로, 보우소나루 대통령(48%)을 6%p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여론조사의 배신'은 1차 투표 때 이미 경험한 바 있다. 앞서 지난 1차 투표가 이뤄지기 전까지 룰라 전 대통령은 여론조사에서 줄곧 10%포인트(p) 안팎의 지지율 우위를 보였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반토막이었다.
생각보다 강했던 '샤이 보우소나루'의 뒷심에 더해, 핀체이에우처럼 뒤늦게 한쪽 후보를 저지하려는 표심이 결선에 몰리면 예상 외의 결과도 장담할 수 없다.
다타폴랴 조사에서 룰라 전 대통령의 지지층을 자세히 분석한 결과 △여성(51%) △빈곤층과 노동자 계층(57%) △가톨릭 신자(56%) 유권자 사이에서 우세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경우 △복음주의 기독교계(65%)의 지지가 압도적으로 높았고, 고소득층(52%) 유권자들의 지지도 탄탄한 편으로 분석됐다.
이번 조사는 지난 27~28일 유권자 8308명을 대상으로 실시됐으며 오차범위는 +/-2%p다.
◇두 후보도, 지지자들도 열띤 신경전
29일 룰라 전 대통령은 상파울루에서 마지막 유세를 진행했다. 노동자당을 상징하는 빨간색 티셔츠를 입고 룰라 깃발을 흔드는 수천 명의 지지자들이 파울리스타 대로에 집결해 환호하며 마지막 축제를 즐겼다.
룰라 전 대통령은 지지자들을 향해 "이번 선거는 민주주의와 야만, 평화와 전쟁 사이의 선택"이라면서 "나라를 정상으로 되돌려놓겠다"며 표를 호소했다.
상파울루는 인구 최다 도시이자 브라질리아의 행정수도 역할을 제외한 거의 모든 기능의 중심지로 그 중요성이 크다. 룰라 전 대통령은 1차 투표 때 41% 득표, 48%를 확보한 보우소나루 대통령에게 상파울루를 내줬다. 이에 상파울루에서 마지막 유세를 갖고 역전을 노리는 것이다.
보우소나루 대통령 역시 1차 투표에서 44% 득표에 그쳐 룰라(48%) 전 대통령에게 내준 미나스제라이스를 공략했다. 그는 주도 벨루오리존치에서 오토바이를 개조한 이동차량을 타고 유권자들을 만나며 마지막 한표를 강조했다.
지난 28일 두 후보는 리우데자네이루에서 마지막 TV 토론을 갖고 잔뜩 대립각을 세운 바 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룰라 전 대통령의 부패 의혹을 파고들며, 룰라 전 대통령은 현 정부의 코로나 방역 실패와 최저임금 '사실상' 동결 등 그간 실책을 지적하며 서로 "거짓말 하지 마라"는 논쟁을 이어갔다.
지지자들도 각지에서 집결하며 유세 행진을 가졌다. 페르남부크 도시 비센시아에서는 28일 밤~29일 새벽 무렵 룰라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거리로 나와 캐러밴 행진을 하며 마지막 선거운동의 밤을 즐겼다. 30일 자정부터는 이처럼 특정 후보를 상징하는 의상을 입고 단체로 거리 행진을 하는 선거운동이 일체 금지된다.
수도 브라질에서는 보우소나루 대통령 지지자들이 대법원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였다. 대법원이 지난해 룰라 전 대통령의 수뢰 혐의 실형 판결을 취소하면서 그의 피선거권이 회복된 데다, 최근 결선을 앞두고 에지송 파킹 최고선거법원장 겸 대법관이 제안한 선거법원의 가짜뉴스 삭제권을 대법원이 인정해주면서 불만이 증폭된 상태다.
룰라 전 대통령은 중남미 핑크타이드(좌파 물결) 전성기인 2003~2010년 재임, 공격적인 사회지출로 수백만 명을 빈곤에서 구출하고 대외적으로도 좌파 정부들과 다각도로 협력하며 '좌파 대부'격으로 칭송받은 인물이다. 2016년 수뢰 혐의로 몰락하는 듯했지만 지난해 대법원의 판결 취소로 출마 길이 열렸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호세프 전 대통령 탄핵과 좌파 몰락 속 2019년 집권했다. 삼림 벌채와 광산 개발 등 아마존 훼손으로 국제형사재판소(ICC)에 고발되는가 하면, 코로나19 음모론 제기 등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과 유사한 행보를 보여 '남미의 트럼프'란 별칭을 얻었다. 특히 그는 전자투개표 시스템을 불신, 패배 시 불복 가능성을 시사해 논란이 되고 있다.
한편 이번 전국 투표에서는 상파울루를 포함해 1차 때 과반 이상 득표자가 나오지 않아 당선자를 확정 짓지 못한 12곳 주지사직 결선도 함께 열린다.
sabi@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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