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고용훈풍 꺾인다…기업들, 실적악화로 채용 축소할 듯"
내년에 급락 예상…"구직자들 취업 어려울 것"
"취약계층 고용보호 강화·민간 고용창출력 확대 필요"
대한상의 SGI, '최근 노동시장 현황·특징' 보고서 발표
[이데일리 최영지 기자] 성장을 웃도는 고용회복세에 힘입어 올해 사상최고치를 기록한 고용탄성치가 기업의 수익악화 등을 이유로 내년에 급락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당장 노동시장 위축에 대응하는 것 뿐 아니라 장기적 관점에서 취약계층의 고용보호 강화 등 일자리 창출책이 필요하다는 대안이 제시됐다.
한편 보고서는 내년의 경우 취업자 증가율이 0.5%에 머무르며 고용탄성치 역시 0.24까지 급락할 것으로 예측했다. 이는 올해 고용탄성치(1.04)에서 크게 하락한 수준이며 장기평균치인 0.34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치다.
김천구 대한상의 SGI 연구위원은 “올해는 청년·고령층 취업 증가, 디지털전환 관련 일자리 확대, 외국인 근로자 입국 감소 등 영향으로 성장을 웃도는 고용회복세가 나타났다”며 “내년에는 수익성 악화, 자금시장 경색 등으로 어려움에 처한 기업들이 채용 규모 축소와 인력구조를 조정해 갈 가능성이 높아 구직자들이 취업에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보고서는 최근 호조세인 노동시장에도 일부 부정적 측면이 관찰된다고도 분석했다. 이와 관련 “코로나가 촉발한 노동시장 미스매치가 문제”라며 “코로나 충격 이후 정보기술(IT) 부문 중심으로 새롭게 생겨난 일자리는 소프트웨어 설계와 코딩 등의 스킬을 많이 요구하는데, 이것은 기존 취업자들이 보유한 능력과 차이가 있다”고 지적했다. 현행 교육제도로 길러지는 인재와 기존 취업자의 재교육 시스템으로는 산업의 일자리 수급을 맞추기 어려운 상황이라는 것이다.
한편 코로나 충격이 컸던 대면서비스업의 경우 로봇·키오스크 등 기계가 기존 일자리를 대체하며 고용 부진이 고착화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보고서는 “내년에는 경기둔화와 기저효과 영향으로 취업자 증가세가 꺾일 가능성이 크다”며 “단기적으로 노동시장이 위축될 경우 생산가능인구 감소, 취업자 고령화 문제 등 국내 노동시장의 구조적 문제점도 확대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김 위원은 “단기적으로 내년 노동시장의 위축에 적극 대응하되 장기적으로는 국내 노동시장의 구조적 문제점 해결과 기업들의 인력 수요가 늘고 있는 분야에 대한 일자리 창출 노력을 지속해야 한다”고 했다.
이를 위해 취약계층의 고용보호 강화와 민간의 고용창출력 확대를 강조했다. 김 위원은 “특수형태근로자, 프리랜서, 영세 자영업자 등 일자리 이동 잦고 고용 보호가 필요한 계층에게 역량 진단, 직업훈련, 취업알선, 재교육 지원 등 직업능력개발 기회를 확대해야 한다”며 “기술혁신형 창업 지원 프로그램 확대, 스타트업과 대기업 간 기술교류 및 판로연계 등을 통해 민간의 역동성이 유지되도록 해야한다”고 했다.
일하는 방식 변화에 맞는 근로시간제도 개선 등 노동개혁 필요성도 제기했다. 보고서는 “경제의 서비스화·IT화가 진전하면서 일의 시·공간 경계 의미가 약화되고 ‘근로시간=성과’가 비례하지 않게 됐다”며 “획일적 근로시간 규율체계를 ‘노사 자치영역을 넓히되 휴식 보장’하는 자율적 규율체계로 전환해 가야 한다”고 언급했다.
기업이 원하는 인재 양성도 강조했다. 보고서는 “코로나 이후 4차 산업혁명, 디지털 전환 등이 가속화하며 기업이 원하는 인재와 대학이 배출하는 인력 간 간극이 존재한다”며“차세대반도체, 빅데이터, 바이오·헬스, 미래자동차 등 분야에 대한 진로·교육·취업 연계 사업을 활성화하여 기업 수요에 맞는 인재공급을 늘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영지 (young@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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