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파 144 ㎡도 8억↓…서울 아파트 거래 80%가 하락
작년 여름까지만 해도 서울에서 거래된 아파트 10건 중 7건 이상이 역대 최고가에 팔렸지만, 이후 금리 인상 여파로 주택 시장이 침체되면서 이젠 전체 거래의 80% 가까이가 직전보다 가격을 낮춘 하락거래인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단지에선 이전 최고가 대비 5억원 이상 급락한 가격에 계약이 이뤄지고 있다. 주택 매수 수요가 급감하서 집값이 더 떨어질 것이란 심리가 확산한 영향으로 해석된다.
이런 가운데 정부가 지난 27일 규제지역 1주택자의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을 늘리고, 15억원 초과 주택에 대한 대출도 허용하기로 하면서 주택 수요가 되살아날지 시장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하지만 대다수 전문가들은 “집값 급등에 따른 피로감이 여전히 크고, 금리도 워낙 높기 때문에 당장 수요가 회복되긴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한다.
◇서울 아파트 80%가 하락거래
28일 부동산 정보업체 직방이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 9월 서울에서 거래된 513개 아파트 면적 중 115개(22.4%)가 최고가 거래인 것으로 조사됐다. 바꿔 말하면 10건 중 8건 가까이는 직전 최고가보다 싼값에 거래됐다는 의미다.
작년 10월부터 본격화된 금리 인상 여파로 서울 아파트 최고가 거래 비중은 급격히 낮아지고 있다. 지난해 7~8월 70%대를 웃돌았지만 10월(64.2%) 70% 밑으로 떨어졌고 올 상반기엔 40%대를 맴돌았다. 하반기부터 대출 금리가 본격적으로 오르면서 7월 32.9%, 8월 25.1%로 떨어졌고 이젠 20%대에 간신히 턱걸이하고 있다.
최근 주택 매수자들 사이에서 관망 심리가 확산하면서 서울 아파트 시장은 극심한 거래 절벽을 이어가고 있다. 이날 기준 9월 서울 아파트 거래 건수는 611건에 불과하다. 아직 신고 기한(계약 후 30일)이 이틀 남긴 했지만 지난 7월 기록한 역대 최저(646건) 기록을 밑돌 가능성이 높다.
거래 절벽 속 서울 외곽 중심으로 이어지던 급락 거래가 최근 들어 인기지역에서도 빈번히 일어나고 있다. 송파구 신천동 파크리오 전용면적 144㎡는 지난 4일 최고가(33억원)보다 8억원 낮은 25억원에 거래됐다. 재건축 대표 단지인 송파구 잠실동 잠실주공 5단지 81㎡도 지난 18일 직전 최고가(29억5000만원)보다 5억원가량 낮은 24억4100만원에 팔렸다.
◇대출규제 완화돼도 수요 회복 어려울 듯
정부가 지난 27일 대출규제 완화를 전격 발표하면서 부동산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몰리고 있다. 특히 15억원 초과 주택에 대한 대출 금지 조치를 없앤 것을 두고 “잠실, 목동 등 규제 때문에 수요가 눌렸던 지역에 호재가 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하지만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규제가 남아있어 고소득자가 아니면 대출 한도가 크게 늘긴 어려운데다, 금리도 워낙 높기 때문에 주택 수요가 당장 회복되긴 어렵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이번 대출규제 완화는 거래 침체로 인해 주거지를 옮겨야 하는 실수요자나 청약 대기자의 부담을 낮추려는 의도”라며 “집값 불안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말했다. 양지영 R&C 연구원장도 “지금 같은 시장 침체기에는 집값 하락에 대한 불안감이 워낙 크기 때문에 규제 완화가 시장 활성화로 연결되긴 어렵다”며 “추가적인 금리인상에 따른 부담과 정부의 주택 공급을 기다리는 청약 대기수요로 인해 거래절벽 상황은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출이 아예 안 나와서 집을 못 옮기던 사람들을 중심으로 제한적이나마 수요가 늘어날 것이란 의견도 있다. 김효선 NH농협은행 부동산 수석 전문위원은 “중도금 대출 규제 완화로 입지가 좋은 지역은 청약 수요가 늘어나고 실수요자 중심으로 거래도 점진적으로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상우 인베이드투자자문 대표도 “조금만 대출을 받으면 집을 옮길 수 있는데 15억원 대출 규제 때문에 움직이지 못했던 사람들이 갈아타기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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