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우승 후보’ 였던 SK-KT, 시즌 초반 휘청
우승 후보로 기대를 모았던 프로농구 통신사 두 팀이 시즌 초반 연속 패배를 하며 휘청이고 있다.
서울 SK와 수원 KT는 이번 시즌 개막 후 5경기 동안 승리가 한 번밖에 없다. SK는 지난 시즌 정규리그 우승과 챔피언결정전 우승으로 통합우승을 거머쥔 ‘디펜딩 챔피언’이고, KT는 올해 컵대회에서 우승하며 주전과 식스맨을 가릴 것 없이 탄탄한 전력을 자랑했다. 두 팀은 이번 시즌 개막 미디어데이에서 다른 팀들이 꼽은 ‘우승 후보’에 나란히 이름을 올렸지만, 시즌 초반 경기력이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
SK는 ‘에이스’ 최준용의 부상 공백이 크다. 족저근막염 부상으로 회복 중인 최준용은 11월 중순이 돼서야 코트에 복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시즌 평균 16득점·3.5어시스트·5.8리바운드를 기록한 최준용이 자리를 비우자 SK는 리바운드 싸움에서 밀리기 시작했다. 5경기를 치른 현재 경기당 평균 리바운드가 34.2개로, 10개 구단 중 7위다. 평균 득점이 86.6점으로 리그 2위지만, 실점은 더 많다. 평균 실점이 91.4점으로 리그에서 최고 수치다.
에이스 한 명의 부재는 팀 전체의 조직력 약화로 이어졌다. SK가 강점으로 자부했던 속공 역시 이번 시즌에는 부진하다. SK의 팀 속공은 경기당 평균 4.4개로, 울산 현대모비스와 함께 공동 4위다. 지난 시즌 SK가 팀 속공 평균 6.9개로 부동의 1위를 차지했던 것과 비교된다. 골밑 싸움과 재빠른 리바운드로 역습의 실마리를 확실하게 만들어낼 포워드가 흔들리니 백코트 자원들의 발이 바빠지고, 경기 후반부로 가면 체력적으로 힘들어질 수밖에 없다.
마찬가지로 ‘에이스’ 허훈의 입대로 걱정이 컸던 KT는 비시즌 외국인 자원을 대폭 보강하며 위기를 넘기는 듯했다. 특히 신입 외인 이제이 아노시케는 지난 컵대회에서 경기당 평균 27득점·12리바운드·3.3어시스트를 폭발시키며 KT의 우승을 이끌었고, 새 시즌 최고 기대주로 떠올랐다. 그러나 아노시케는 이번 시즌 평균 성적이 7.2득점·0.4어시스트·3.6리바운드에 그친다. 마찬가지로 신입 외인인 랜드리 은노코는 평균 10.2득점·0.6어시스트·8.4리바운드를 기록하며 기대만큼의 역량을 펼치지 못하고 있다.
컵대회에서는 속공과 트랜지션에 강점을 보였던 KT이지만, 정규리그 개막 후 5경기에서는 팀 속공이 경기당 평균 2.6개로, 10팀 중 9번째다. 수비 리바운드 개수는 경기당 평균 21.8개로 리그에서 제일 적다. 득점 역시 리그에서 제일 적은데, 경기당 평균 73.4점을 기록 중이다. 공격권을 따내 빠르게 득점으로 연결하는 과정에 오류가 생기고 있다.
SK는 지난 시즌 개막 후 6경기를 내리 이기며 산뜻한 출발을 했고, KT도 첫 6경기 동안 4승 2패로 나쁘지 않은 초반 화력을 보여줬다. 양 팀 모두 이제는 에이스의 공백에 주춤할 여유가 없다. 적응기를 끝내고, 팀 색깔을 재정비해야 할 때다.
이두리 기자 red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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