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 총 두 방 맞을 것” 5 ·18 직후 이름 풀이한 교사, 42년 만에 무죄

광주 고등법원 전경.

5·18 민주화운동 직후 “전두환은 총 두 방을 맞을 것”이라며 수업 중 이름 풀이를 했다가 군법회의에 넘겨졌던 교사가 42년 만에 무죄를 선고받았다.

광주고법 형사1부는 계엄법 위반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았던 오모씨(72)의 재심에서 무죄를 선고했다고 30일 밝혔다.

1980년 8월 광주 한 고등학교에서 교사로 재직하던 오씨는 당시 국가보위비상대책위원회 상임위원장이었던 전두환에 대한 유언비어를 유포한 혐의로 기소돼 징역 2년과 집행유예 3년형을 선고 받았다.

이듬해 오씨는 광주고법에서 열린 항소심에서 법을 어긴 사실이 없다고 주장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양형 부당하다는 주장만 인정돼 징역 1년의 선고 유예 판결을 확정받았다.

A씨는 당시 수업 중 전씨의 한자 이름인 ‘全斗煥’을 칠판에 풀어 쓴 뒤 ‘全’에서 八자는 8년, 王자는 왕을 말하므로 전씨가 8년간 왕을 한다고 해석했다.

이어 ‘斗’에서 十자는 10년, 二자는 총 두 방을 의미한다며 10년째 되는 해에 총 두 방으로 시해될 것이라고 풀이한 혐의로 기소됐다.

재판장은 “5·18민주화운동과 관련된 행위는 헌법의 존립과 헌정질서를 수호하기 위한 정당한 행위로 범죄가 아니다”며 “무죄를 유죄로 판단한 원심을 파기한다”고 말했다.

고귀한 기자 go@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