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식이 연락을 안 받아요"···이태원 압사 실종접수 2249건
29일 벌어진 서울 이태원 압사 사고 희생자에 대한 신원 파악이 늦어지면서 실종 접수가 늘어나고 있다. 본인들의 자녀와 가족이 희생자일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면서다.
30일 서울 한남동 주민센터에 접수된 이태원 압사 사고 관련 실종 접수는 2249건이다. 이날 10시부터 11시까지 접수된 건수만 513건이다.희생자 다수가 20~30대로 추정되는 만큼 연락을 받지 않는 자녀들을 걱정하는 부모들이 늘어난 까닭이다.
실종자 현장 접수를 받는 한남동 주민센터에는 실종자 가족 30 여명이 대기실에 앉아 연락을 기다리는 상황이다. 의자에 앉아 훌쩍이고 한숨을 쉬는 모습을 보였다. 주민센터에서 자녀가 사망한 사실과 안치된 병원 위치를 파악한 한 유가족은 오열하여 자녀의 시신을 가까운 병원으로 옮겨올 수 있는지 문의를 하기도 했다.
신고센터뿐 아니라 희생자들이 이송됐던 병원에는 자식들과 친구를 찾기 위한 지인들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았다. 서울 용산구 순천향대 병원 응급의료센터와 장례식장에는 연락이 닿지 않는 친구와 가족을 찾는 애타게 찾는 이들이 계속해 찾아왔다. 실종자의 가족들은 장례식장과 응급의료센터에 들어와 실종자의 이름을 연신 부르며 “어디에 가야 찾을 수 있냐”고 눈물을 훔쳤다.
이날 오전 순천향대 장례식장으로 허둥지둥 뛰어 들어온 20대 남성 두 명은 “어제 여자친구와 놀고 있었는데 새벽에 친구에게 상황이 안 좋다고 연락이 왔다. 톡을 하고 있었는데 정확한 상황이 아직 파악이 안 된다. 여기 있다고 해서 왔는데 없다고 해서 다른 곳에 찾으러 가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전날 밤 10시께부터 연락이 닿지 않는 둘째 딸을 찾으러 왔다는 정 모(63)씨는 “어제 밤 10시쯤부터 딸이 연락이 안 됐다. 외국에 있는 자기 언니한테 이태원에 있다면서 사진을 보냈는데 그 뒤로 연락이 안 돼 주민자치센터에 마련된 유족대기실에 있다가 이 곳에 왔다”고 말했다. 정 씨는 “휴대폰은 경찰이 가지고 있었는데 딸은 어디로 가야 찾을 수 있냐”며 “눈물이 나서 말을 못 하겠다. 어디로 가야 하냐”고 되물었다.
한 여성은 눈물을 흘리며 실종자의 이름이 적힌 종이를 들고 응급의료센터와 장례식장으로 터덜터덜 걸어왔으나 실종자를 찾지 못한 채 다른 곳으로 발걸음을 돌렸다. 남편과 함께 딸을 찾아 온 여성 안 모(50)씨는 “안치소에서 확인을 했어야 하는데 거기서 얼굴을 보여주지 않아 확인을 못 했다”면서 “사건 5시간 전까지 연락이 됐고 같이 있던 남자친구는 멀쩡한데 딸은 어디 있는지 딸을 찾으려면 어디로 가야하는지도 모르겠다”고 말했다.
스리랑카 국적의 외국인 남성 7명도 사라진 친구를 찾기 위해 장례식장을 돌아다니고 있었다. 이들은 “친구를 찾아 왔는데 혹시 사망자 중에 스리랑카 외국인도 확인됐다는 소식이 있냐”면서 “어젯밤까지 친구와 이태원에 같이 있었는데 친구 핸드폰은 경찰이 가지고 있고 친구는 어디 있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이날 오전 10시께까지도 모든 사망자의 신원이 모두 확인되지 않았다. 순천향대병원 장례식장 관계자는 “밤 중에 시신을 안치할 자리가 없어 순천향대병원 장례식장에 들어왔던 시신들도 밤 사이 다른 곳으로 모두 뿔뿔이 흩어지고 이 곳에 안치된 시신은 6구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실종자의 가족들은 실종자가 사망했는지 살아있는지, 사망했다면 시신이 어디에 있는지조차 알 수 없어 장례식장 곳곳을 돌아다니며 애타게 실종자를 찾아다니고 있다.
소방당국은 피해자 대부분이 10대에서 20대라고 밝혔다. 외국인 사망자는 당초 2명으로 알려졌으나 19명으로 늘었다. 이들의 국적은 이란·우즈벡·중국·노르웨이 등으로 파악됐다.
사상자들은 현장에서 순천향서울병원, 국립중앙의료원, 이대목동병원, 강북삼성병원, 서울성모병원, 중앙대병원, 서울대병원, 한양대병원, 강동경희대병원, 건국대병원, 고대안암병원, 신촌세브란스병원, 이대서울병원, 강남세브란스병원, 보라매병원, 은평성모병원, 한림대강남성심병원, 여의도병원 등으로 이송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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