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자 부담 가구 비중 35% 넘어…가계소비 위축 우려”

고물가·고금리 상황이 이어지며 이자를 부담하는 가구의 비중이 전체 가구의 35%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오늘(30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고조되는 이자 부담 가구 중심 가계소비 위축 가능성’ 보고서를 발표했습니다.

연구원이 통계청 가계동향조사 미시자료를 분석한 결과 올해 상반기 전체 가구 중 ‘이자 부담 가구(이자를 지불하고 있는 가구)’가 차지하는 비중은 35.7%로 전년 동기보다 0.9%포인트 증가했습니다.

이자 부담 가구는 2020년 상반기 31.8% 이후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데, 올해 상반기 이자 부담 가구의 가구당 월평균 이자 비용은 전년 동기보다 2.2% 늘어난 약 23만원이었습니다.

이자를 부담하는 가구일수록 올해 상반기 실제 소비지출이 위축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올해 상반기 이자 부담 가구의 평균소비성향(처분가능소득 중 소비지출에 쓴 돈의 비중)은 66.6%로 전년 동기보다 약 5.9% 포인트 하락했습니다. 평균소비성향이 하락할수록 소비가 위축됨을 의미합니다.

이자 미부담 가구의 경우 상반기 평균소비성향이 전년 동기보다 3.0% 포인트 떨어진 65.5%로 하락 폭이 비교적 적었습니다.

실질 소비지출 증가율을 보면 이자 미부담 가구는 2.5%로 증가세를 유지했지만, 이자 부담 가구는 -2.4%로 감소세를 보였습니다.

신지영 현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이자 부담 가구는 실질 구매력의 회복이 상대적으로 부진하고, 가계의 소비성향과 실제 소비지출도 크게 약화한 것으로 판단된다”며 “향후 고물가·고금리 기조가 장기화하면 이자 부담 가구를 중심으로 소비 위축이 확대될 우려가 크다”고 밝혔습니다.

연구원은 가계소비 위축으로 인해 국내 경제의 성장세가 둔화할 우려가 있다며, 정부의 물가 안정 노력이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박혜진 기자 (root@k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