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혜수 통곡의 밤, 감정선이 휘몰아쳤다 (슈룹)
김혜수의 통곡이 안방극장의 심금을 울렸다.
배우 김혜수가 첫째 아들을 떠난 보낸 어미의 가슴 저미는 오열, 목숨을 위협하는 세력을 향한 차디찬 카리스마까지 화령의 모든 감정을 한 회에 모두 보여주며 자신의 존재감을 증명해 보였다.
29일 방송된 tvN 토·일 드라마 ‘슈룹’(극본 박바라/ 연출 김형식/ 기획 스튜디오드래곤/ 제작 하우픽처스)에서 세자(배인혁)를 떠나 보낸 애끓는 감정과 함께 가족의 안위를 위협하는 모든 세력과 맞설 채비를 하는 중전 화령의 모습이 펼쳐졌다.
이날 김혜수는 모든 장면을 완성하는 눈빛 연기로 극적 긴장감을 극대화했다. 왕세자의 목숨을 위협한 인물들을 대할 때는 당장이라도 죽일 듯 싸늘함으로, 자책하는 성남대군(문상민)을 대할 때는 한없이 따스함으로 아들을 감쌌다. 또한 세자의 병을 숨겼다는 이유로 유폐 당해 의식을 잃을 정도로 병세가 위중해진 왕세자를 지척에 두고도 만나지 못한 화령을 근심, 분노, 원망, 미안함과 안쓰러움이 모두 담긴 입체적인 감정선으로 묘사했다.
특히 마지막 건강이 위태로운 왕세자를 폐위하라며 왕(최원영)을 압박하는 대신들을 호통치는 장면에서 화령은 “지금 하는 짓거리를 보면 도적떼로 밖에는 보이지 않는다”, “그 입 다무시라. 이리 개떼처럼 몰려온 것은 세자를 살리기 위함인가 아니면 죽이기 위함인가”라고 따져 물으며 서슬 퍼런 중전의 위엄을 드러냈다. 하지만 바로 이어 세자의 비보를 들은 후 무너진 채 오열하며 뛰어가는 장면은 보는 이들의 눈물샘을 자극했다. 다리에 힘이 풀렸지만 기어서라도 다가가 죽은 아들의 얼굴을 떨리는 손으로 쓰다듬는 모습은 자식을 잃고 애간장이 녹은 어미 그 자체였다. 하지만 화령은 무너지지 않았다. 숨을 거둔 세자에게 “아가, 약속하겠다. 걱정되어 헤매지 말고 편히 가거라. 약속하마. 무너지지 않겠다고. 네가 남긴 자식도, 내게 남겨진 자식들도 지킬 것이다”라며 더욱 강해진 의지를 드러냈다.
매주 시청률 기록 경신을 하며 화제몰이 중인 ‘슈룹’의 중심에 선 김혜수의 깊이 있는 연기가 많은 이들에게 울림을 주고 있는 가운데 세자의 죽음, 그리고 화령과 대군들을 눈엣가시로 여기는 대비와 대신들로 가시밭길이 예고된 화령이 앞으로 세자에게 약속한 대로 원자와 공주, 그리고 대군들을 지켜낼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한편 tvN 드라마 ‘슈룹’은 매주 토, 일요일 오후 9시 10분에 방송된다.
안병길 기자 sasa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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