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IST “‘완벽한 단결정 흑연’ 합성 성공…그래핀 10만층 쌓았다”

접히는 스마트폰 등 첨단기기 활용 가능

펑딩 울산과학기술원(UNIST) 신소재공학부 교수가 탄소모형을 들고 있다. /유니스트 제공

울산과학기술원(UNIST)은 그래핀을 10만 층 높이로 쌓아 ‘완벽한 단결정 흑연’을 합성하는 데 성공했다고 30일 밝혔다.

이날 UNIST에 따르면 신소재공학과 펑 딩(Feng Ding) 교수는 중국 베이징대 연구팀과 공동으로 단결정 흑연 필름을 합성하는 데 성공했다.

이번에 개발한 흑연은 기존 흑연보다 열이나 전기 전도성이 뛰어나다. 또 형태가 얇고 유연해 접을 수 있는 배터리, 스마트폰 등 차세대 전자기기에 쓸 수 있다.

기존 흑연은 판상형 물질인 ‘그래핀’을 층층이 쌓아서 만드는데, 기술적 한계로 그런데 이 층들이 서로 고정돼있는 힘이 매우 약했다. 때문에 운송, 활용 과정엣 그래핀들이 으스러져 다결정 형태가 되기 쉬웠다. 결정이 여러 개로 분리된 다결정 흑연은 단결정보다 품질이 떨어진다.

단결정 흑연 합성법과 합성된 흑연 모습. /유니스트(UNIST) 제공

연구팀이 새로 개발한 흑연 필름은 천연 흑연이나 기존 인조 흑연과 달리 완벽한 단결정 형태다. 흑연 필름 면적은 1제곱인치(㏑²)에 이를 만큼 크며, 내부 불순물도 0에 가깝다.

그래핀 층 사이 간격도 이제껏 나온 흑연 제품들 중 가장 좁다. 이 간격이 좁을수록 흑연 강도가 뛰어나다.

두께는 35마이크로미터(㎛) 정도로 그래핀을 10만 층 쌓아 올린 수준이다. 1㎛는 백만분의 1미터(m)다.

연구팀은 일반적으로 쓰는 기체가 아닌 고체 상태 탄소 원료를 활용하는 새로운 합성법으로 이 흑연을 만들었다. 이 합성법은 원료가 기판 뒤에서 공급되는 방식으로, 기판으로는 특수 니켈 필름을 썼다. 니켈 필름은 표면이 평평한데, 이는 흑연을 쌓아 단결정 형태로 합성하는 데 유리한 조건이다.

펑 딩 교수는 “인조 흑연 합성 기술이 나온 지 100년이 지났지만, 이 정도로 완벽한 수준의 흑연 필름이 유의미한 크기로 합성된 적은 없었다”며 “이번에 합성된 흑연은 차세대 전자기기의 재료로 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기초과학연구원(IBS) 등 지원을 받아 이뤄진 이번 연구 결과는 나노기술 분야 학술지인 ‘네이처 나노테크놀로지’(Nature Nanotechnology)에 27일 자로 공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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