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브가 BTS 키우듯…대학·푸드테크협의회가 창발가 키워야"

정혁훈 2022. 10. 30.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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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원 한국푸드테크협의회 회장

◆ 푸드테크 엑스포 ◆

이번 코리아 푸드테크 엑스포·콘퍼런스를 준비하는 데 일등공신은 이기원 한국푸드테크협의회장(48)이다.

서울대 푸드테크학과장을 맡고 있는 이 회장은 지난달 말 한국푸드테크협의회를 출범시키면서 '학·연·관·산' 첫 협업 모델로 엑스포·콘퍼런스를 꼽았다. 이번 엑스포·콘퍼런스에는 서울대와 함께 농촌진흥청, 한국식품연구원, 한국농업기술진흥원, 한국식품산업클러스터진흥원 등 여러 기관과 푸드테크 분야의 다양한 기업이 참여하고 있다.

이 회장은 푸드테크 시대에는 대학의 역할이 달라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지금까지 대학은 학생을 가르치는 기관이라는 인식이 강했지만 앞으로는 그 정도로는 부족하다"며 "학생 스스로 본인이 하고 싶어 하는, 의미 있는 일을 찾을 수 있도록 이끌어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이전까지는 대학이 학생을 티칭(teaching)했다면 앞으로는 코칭(coaching)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며 "교수와 학생이 수직적 관계가 아니라 수평적 파트너 관계가 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따라서 푸드테크 분야에서 대학이 해야 하는 역할은 학생들이 창발가가 될 수 있도록 '프로듀싱'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회장은 "창발가는 기존에 하던 일을 하는 사람이 아니라, 기존에 없던 새로운 일을 찾아서 하는 사람이자 미래를 내다보고 의미 있는 일을 하는 사람"이라며 "교수는 대학에서 창발가가 많이 나올 수 있도록 학생들을 프로듀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이 회장은 푸드테크협의회에 참여하는 연구소와 정부 산하기관이 보유하고 있는 기술과 정보를 활용해 창발가들이 기업을 일굴 수 있도록 인큐베이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하이브가 방탄소년단(BTS)을 세계적인 뮤지션으로 키웠듯이, 학·연·관은 학생들이 창발가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라고 보면 된다"며 "창발가들이 기업을 일군 뒤에는 다시 푸드테크협의회에 참여함으로써 푸드테크 플랫폼이 공고해지는 선순환이 일어나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기존에 하던 일을 잘하는 사람과 새로운 일을 잘하는 사람이 대결하면 누가 이기겠느냐"며 "기존 업무를 고수하는 기업보다는 해본 적은 없지만 다른 분야에 도전하는 기업이 더 잘될 것인 만큼 기존 식품 기업들도 푸드테크에 더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회장은 "일찌감치 푸드테크 분야에 진출한 스타트업들 기업가치가 국내 식품 대기업들 기업가치보다 높게 형성되는 것은 그만큼 푸드테크 미래가 밝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이 회장은 푸드테크에 대한 정의도 짚고 넘어가기를 원했다. 푸드테크를 단순히 식품 산업에 기술을 더한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여전히 많다는 게 그의 판단이다. 이 회장은 "먹거리와 관련된 모든 것에 적용되는 첨단기술이 전부 푸드테크가 될 수 있다"며 "가장 중요한 것은 푸드테크가 개인 맞춤형 산업으로 발전해 나가고 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정혁훈 농업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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