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 골든타임 4분이었지만..좁은 골목길에선 불가능했다

박상훈 2022. 10. 30. 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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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지난 29일 밤 서울 용산구 이태원 일대에서 대규모 압사사고가 발생해 30일 새벽 소방구급 대원들이 사망자를 이송하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2022.10.30. bluesoda@newsis.com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지난 29일 밤 최소 149명이 사망한 이태원 참사는 국내에서 발생한 역대 최악의 압사 사고다. 사상자 규모도 최대 수준이다.

염건웅 유원대학교 경찰소방행정학 교수는 30일 오전 YTN ‘굿모닝와이티엔’과의 인터뷰에서 “사고가 발생한 지점인 해밀턴호텔 옆에 있는 골목길에 수용할 수 없을 정도의 인원이 있었기 때문에 사람들이 움직일 수 없었다”며 “그런 상황에서 한 분이 넘어졌고, 사람들이 계속 넘어지면서 쌓이는 압사 참사가 발생했다”고 말했다.

염 교수는 “그러다 보니 소방당국이 빨리 신고를 받고 출동하려고 했지만 이태원 근처 도로 상황도 마비가 됐었다”며 “소방에서는 빨리 재난 3단계까지 올리고 대응 3단계까지 올려서 출동을 했고 그다음에 현장에 인력을 투입하려고 했지만 그런 부분에서 지체될 수밖에 없었던 안타까운 부분이 있었다. 그래서 현장에서 많은 시민들이 구조대원 역할을 하셨던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압사당하게 되면 일단 결국 쇼크가 오게 된다. 숨을 쉴 수 없는 그런 심정지 상태, 한마디로 심장이 정지되는 상태가 되는 것”이라며 “심정지가 되면 온몸에 피가 안 돌고 심지어 뇌 혈관에도 혈액 공급이 정지된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혈액) 공급이 정지되는 상태이기 때문에 지금 의료계에서도 골든타임을 4분으로 잡고 있다. 4분 내에 심장박동이 돌아오게 만들어야 되는 상황이라는 것”이라며 “많은 시민들이 노력하셨고 또 소방대원들도 여기서 같이 노력을 했지만 안타깝게 지금 사망자가 많이 발생했다”고 전했다.

이번 참사의 원인으로 염 교수는 “많은 인파가 있었다. 그리고 좁은 골목이었다. 그런데 하필 여기가 비탈길 내리막길인 것”이라며 “내리막길 쪽 방향으로 사람이 쏠리면서 넘어진 것이다. 그러다 보니까 거기서 자기 힘으로 버틸 수 없는 상황, 뒤에서 밀려 넘어지면 계속 사람들이 쌓여서 압박할 수밖에 없는 상황, 결국 밑에 있는 분 같은 경우는 정말 엄청난 무게를 감당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라고 분석했다.

그는 “현장 초기 화면을 보면 벽을 잡으면서 압사당하지 않게 살아남기 위해 노력하는 분들의 모습이 보인다. 소방대원, 경찰도 사람을 끌어내려고 잡아끌고 몸을 당기는데도 사람이 끼어 있기에 절대 빠지지 않았다. 2층에서도 사람을 올리려고 했지만 빠지지 않았다”며 “현장에 있는 분들은 모두 최선을 다해서 구조하고 살아남으려고 노력했지만 정말 많은 인파가 좁은 골목에 있었고 경사로에서 밀려서 넘어져서 압사를 당하는 상황에서, 심지어 소방까지 출동이 지체될 수밖에 없어 결국은 사망 사고가 발생했다”고 말했다.

한편 염 교수는 이번 사건에 대한 귀책사유를 누군가에게 묻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그는 “물론 누군가가 잘못했을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 왜냐하면 밀리는 상황에서 누군가가 더 밀었다든지 누가 정말 처음에 밀었다든지 이런 상황, 아니면 그 앞에 있는 가게들이 구조물을 불법적으로 (추가적인 의자나 테이블 등을) 설치했다든지 그런 것들도 지금 이 사망과 연관성이 있을 수 있다. 또 지자체가 관리해야 될 부분에서 관리를 제대로 안 했다든지, 여러 가지 부분에서 분명히 수사과정상 이렇게 귀책사유가 나올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누군가의 잘못이 나올 가능성은 있지만 이것은 그냥 거리에서 벌어진 자연재해 같은 현상”이라며 “굳이 따지면 누가 밀어서 ‘누구를 사망에 이르게 하겠다’, 이런 상황이 아니었다”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이런 부분에서 경찰이나 검찰이 수사 과정상에 어려운 점이 발생하겠지만 그래도 사고의 원인을 똑바로 밝혀내고 추가적으로 우리가 이런 사고가 일어나지 않도록 그 원인을 파악해서 대응해야 되기 때문에 사법당국에서 명명백백한 수사도 필요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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