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팔 만든 실리콘밸리 ‘큰손’, 한국 조선소 사장 만난 이유
현대중공업그룹의 지주회사인 HD현대 정기선 대표가 피터 틸 미국 팔란티어 회장과 만나 빅데이터 플랫폼 구축 사업을 논의했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정 대표가 최근 방한한 틸 회장과 서울 여의도 페어몬트호텔에서 지난 28일 만나 두 회사가 함께 설립할 합작벤처기업(JV)을 비롯해 협력 사업을 진전시키기 위한 의견을 교환했다고 30일 밝혔다.
정 대표와 틸 회장은 먼저 현대중공업그룹 조선·에너지·건설기계 사업의 디지털 전환 진행 사항을 점검했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지난 9월 팔란티어의 기업용 빅데이터 플랫폼 ‘파운드리’를 조선해양 부문 전 계열사에 도입하는 본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팔란티어 파운드리는 금융사기 피해 방지, 기업 내부비리 포착, 제품 생산관리 분석 등 기업 운영 투명성을 높이는 기술이다.
현재 추진 중인 자율 운영 조선소 기반 구축에 활용하기 위해서다. 현대중공업그룹은 2030년까지 세계 최초로 ‘스마트 조선소’를 구현하는 내용의 미래 첨단 조선소(FOS·Future of Shipyard)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팔란티어의 파운드리를 활용해 설계에서 생산에 이르는 모든 공정을 실시간으로 연결하는 시스템을 구축하겠다는 계획이다. 업무 효율성을 극대화하고, 경영진 의사 결정에서부터 영업, 엔지니어링, 연구 개발 등 모든 영역에서 데이터 중심의 업무 문화를 정착시키겠다는 취지다.
두 사람은 맞춤형 빅데이터 플랫폼 서비스를 도입·공급하는 합작회사 설립도 연내 완료하기로 했다. 앞서 현대중공업그룹과 팔란티어는 지난 1월 빅데이터 플랫폼 구축을 위해 합작사를 설립하는 내용의 양해각서를 체결한 바 있다. 조선·해양, 에너지, 산업기계 등 현대중공업그룹 내 핵심 계열사들에 빅데이터 플랫폼을 구축하겠다는 계획이다.
현대중공업그룹은 계열사들의 공정 전문지식과 영업 노하우를, 팔란티어는 소프트웨어와 개발인력 등을 각각 제공한다. 플랫폼 구축부터 운영에 이르는 빅데이터 솔루션을 사업화해 국내외 기업들을 대상으로 매출을 일으키겠다는 전략이다.
두 사람은 인플레이션과 금리 인상 움직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로 인한 에너지 복합 위기 등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에 대한 의견도 교환했다.
정 대표는 “팔란티어와 함께 데이터와 AI 기반의 디지털 대전환에 더욱 속도를 내겠다”고 말했다. 틸 회장은 “현대중공업그룹이 직면할 수 있는 여러 문제들을 해결하는 데 팔란티어 엔지니어들이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고 밝혔다.
틸 회장은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인 일론 머스크와 함께 1998년 세계 최초의 핀테크 업체 페이팔을 공동창업한 미국의 정보기술(IT) 기업인이다. 팔란티어는 틸 회장이 2004년 설립했다. 그는 페이스북·링크드인·테슬라모터스·스페이스X·에어비엔비 등 150곳이 넘는 IT회사에 투자한 실리콘 밸리의 ‘큰손’으로도 불린다.
김상범 기자 ksb1231@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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