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지주 시총 6000억 증발…레고랜드발 충격, 롯데 덮쳤다
최근 증권가에 뿌려진 지라시의 일부 내용이다. 최근 강원도의 레고랜드 ABCP(자산유동화기업어음) 부도사태로 자금시장이 급격히 얼어붙은 가운데 충격파가 롯데를 향하고 있다. 증권가 지라시를 통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보증채무가 큰 롯데건설의 부도설이 유포된 이후 롯데그룹주의 주가가 크게 하락해 투자자들의 속을 태우고 있다.
증권가에 따르면 롯데그룹의 지주회사인 롯데지주는 지라시가 유포되기 직전인 지난 18일 3만8700원에서 28일 3만2950원까지 8거래일 만에 14.86%나 하락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가 2250선에서 2260선까지 0.82% 상승한 데 비하면 상당한 낙폭이다.
롯데지주의 시가총액은 지난 18일 4조599억원에서 28일 3조4568억원으로 6031억원이나 줄었다. 코스피는 오르는데 시총은 6000억원 넘게 줄면서 롯데지주의 시총 순위도 지난 18일 70위에서 이날 83위로 하락했다.
롯데지주의 자회사인 롯데케미칼도 주가가 크게 빠졌다. 롯데케미칼은 이 기간 9.93% 떨어졌다. 롯데리츠도 -10.74%나 하락했다. 반면 롯데쇼핑(-0.55%), 롯데칠성(-2.14%), 롯데제과(1.94%) 등 그룹의 핵심인 유통 관련 회사들은 비교적 견조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롯데지주, 롯데케미칼, 롯데리츠의 주가가 부진에 빠진 것은 롯데건설의 부도설 영향이 큰 것으로 풀이된다. 롯데건설은 롯데케미칼의 자회사, 롯데지주의 손자회사다. 지난 19일을 전후로 증권가에 유포된 지라시는 레고랜드 ABPC 부도 사태의 여파가 채권시장 전반으로 확산하면서 일부 건설사들이 부도 위기에 몰렸다며 롯데건설과 태영건설을 지목했다. 롯데건설은 재건축·재개발을 제외한 PF 우발채무가 국내 건설사 중 1위, 태영건설은 2위인 회사다.
금융감독원이 이례적으로 "최근 자금시장 경색과 관련해 증권사·건설사 부도 등 근거 없는 악성 루머가 확산되고 있다"고 단속 강화를 공언하는 등 지라시의 파장이 컸다.
때마침 롯데건설이 대규모 현금 확보에 나서면서 시장 불안이 더 커졌다. 롯데건설은 롯데케미칼, 호텔롯데 등 주주사를 대상으로 2000억원의 유상증자를 단행한 데 이어 모회사 롯데케미칼로부터 5000억원을 빌렸다. 또 국내외 은행권에서 1조원 규모의 대출도 추진 중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당장 롯데건설이 유동성 위기에 내몰릴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우발채무는 최악의 경우 건설사가 갚아야 할 수도 있는 부채이지 무조건 갚아야 할 돈은 아니다. 또 롯데건설의 PF 우발채무 6조7000억원 가운데 4조4000억원이 착공 및 분양 이전 단계이고, 보증을 제공한 예정사업장의 수도권 비중이 43%로 사업성도 나쁘지 않다는 평가다.
롯데건설의 부도설은 모회사인 롯데케미칼로도 번졌다. 롯데케미칼은 유상증자와 자금대여를 통해 롯데건설에 현재까지 6000억원 가량의 자금을 부은 상태다.
자회사 지원에 앞서 롯데케미칼은 세계 4위의 동박업체인 일진머티리얼즈의 경영권을 2조7000억원에 인수하기로 ?다. 롯데케미칼은 일진머티리얼즈 인수가 마무리되면 이 회사 지분 53% 가량을 보유하게 된다. 그런데 현재 일진머티리얼즈의 전체 시가총액이 2조7700억원 수준이다. 현재 주가보다 2배 정도의 가격으로 인수하는 것이어서 고평가 논란이 일기도 했다.
게다가 본업도 부진하다. Fn가이드 기준 롯데케미칼의 3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1070억원으로, 지난 2분기 214억원의 영업손실 이후 2개 분기 연속 적자가 예상된다.
오윤재 한국신용평가 애널리스트는 "대규모 인수자금 지출 영향을 상쇄할 수 있는 수준의 자본확충이 이루어지지 않거나, 주력 석유화학 사업의 실적이 유의미한 수준으로 회복되지 못하는 경우에는 신용도 하향압력이 크게 확대될 것"이라며 "이러한 상황에서 이루어지는 계열사 지원 성격의 자금지출은 현금흐름 관리, 자체 재무부담 상승 가능성 측면에서 신용도 하향압력을 가중하는 요인"이라고 말했다.
[고득관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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