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금도 6%인데 퇴직연금 수익률 1%…155억 몰린 자산관리 잇템
"연 1.96%". 최근 5년 국내 퇴직연금의 평균수익률이다. 기준금리 3% 시대에, 은행 예금에 넣어둔 것만 못한 수익인 셈이다. 조영민 깃플 대표(52)도 그랬다. 25년 넘게 몸담은 회사에서 나올 때 그가 손에 쥔 퇴직연금은 고작 2억원 수준에 불과했다. 수익률은 1% 남짓이었다.
조 대표는 "일반 개인의 자산을 아무도 전문적으로 관리해주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조 대표가 2019년 창업한 깃플(구 한국금융솔루션)은 이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난 7월 사용자들의 자산 포트폴리오를 분석하고 전문 자산관리사를 연결해주는 금융 플랫폼 '베러'를 개발·출시했다.
'베러'는 금융자산이나 가상자산 등 개인의 자산을 한데 모아 관리·진단하는 플랫폼이다. 마이데이터를 통해 자산 데이터를 수집하고 AI(인공지능)을 통해 저축, 연금자산, 대출 등이 얼마나 잘 관리되고 있는지 '금융 건강도'를 분석한다.
이후 깃플은 자산을 맡길 수 있는 투자자문사를 추천해준다. 모두 금융위원회 인가를 받은 전문 투자자문사들이다. 등록된 투자자문사들이 모두 소개되지만 사용자의 자산 포트폴리오나 성향에 맞는 곳이 우선 추천된다. 사용자는 투자자문사들의 실적 등을 검토해 마음에 들면 계약하고 PB(프라이빗뱅커)처럼 자산 운용을 자문받거나 위임할 수 있다.
조 대표는 "자체 구축한 알고리즘을 통해 사용자의 자산 상태를 비교·분석해 부족한 점을 찾고 앞으로 좋은 투자상품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한민국에서 상위 1%쯤 된다는 고액 투자자 등 금융권 VIP들만 PB와 함께 자산관리를 진행하는 것이 현실"이라며 "하지만 베러를 통해 누구나 자산을 관리받을 수 있도록 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조 대표가 이같은 금융 플랫폼 아이디어를 생각해낸 것은 그의 과거 직장 코스콤에서였다. 조 대표는 "옛날부터 개인들도 전문가들에게 돈을 맡기고 제대로 투자할 수 있도록 뭔가 해보고 싶었다"고 했다. 그렇게 조 대표는 2016년 코스콤의 첫 사내벤처 경진대회에 출전해 우승을 차지한다.
당시 조 대표가 제안한 사업모델은 '베러'가 아니었다. 그는 '대출비교 플랫폼' 아이디어를 먼저 들고나왔다. 당시만 해도 대출금리를 비교해 대환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플랫폼은 없던 때다. 조 대표는 "투자를 돕는 솔루션을 만들기 위해 주변 지인들에게 의견을 물어보니, 다들 대출 때문에 투자할 시드머니 자체가 없었다"며 "투자 전에 일단 빚을 해결해주는 솔루션이 먼저라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조 대표는 2017년 대출 비교 플랫폼 '핀셋' 개발에 성공하고 2019년 분사까지 마친다. 그러나 해당 모델로는 성장에 한계가 있다고 느꼈다. 사용자들이 지속해서 사용할만한 서비스가 아니라는 판단이었다. 이후 현행 '베러'의 모델로 주력사업을 변경한다. 당초 조 대표의 계획대로 '투자 지원 솔루션'을 개발하게 된 것이다.
투자업계에서도 깃플의 새로운 사업모델을 눈여겨보고 있다. 깃플은 코스콤, 신한카드, KB캐피탈, 한국투자파트너스 등에서 누적 155억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최근에는 KB금융그룹의 스타트업 육성기관 KB이노베이션허브도 깃플을 'KB스타터스'로 선정해 KB금융그룹과의 전략적 협업 등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조 대표는 아직 할 일이 많이 남아있다고 했다. 그는 "금융투자업계에 몸담으며 금융은 공급자와 소수의 고액자산가들을 중심으로 짜인 구조라는 걸 체감했다"며 "소액 자산 개인들도 자산을 불려나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깃플로 세상을 바꾸지는 못해도 최소한 금융기관이 모든 개인 고객을 소중하게 취급하도록 환경을 바꿀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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