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미 등골 빼먹은 주식리딩방…경찰, '범죄단체조직죄' 첫 적용

/사진=임종철 디자이너

경찰이 개인 투자자 1000여명을 속인 '리딩방 사기' 일당을 검거해 '범죄단체 조직' 혐의를 적용했다. 리딩방 사기 사건에 해당 혐의를 적용한 건 처음이다.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는 투자회사 글로벌스탁의 총책 A씨와 각 지사 상위관리자 등 58명을 검거하고 이 중 A씨를 비롯한 14명은 구속했다고 30일 밝혔다.

경찰은 글로벌스탁이 범죄수익금으로 취득한 부동산과 차량, 예금채권 등 총 111억원 상당 자산은 기소 전 몰수·추징 보전했다. 재판으로 유죄가 확정되기 전 처분하지 못하도록 막은 조치다.

글로벌스탁은 비상장 B사가 수개월 안에 상장된다며 지난해 한 해 동안 투자자 1248명을 속여 주가를 띄웠다. 글로벌스탁은 B사 주식을 1주당 900원가량에 매입해 1주당 1500원 이상에 매각했다. 글로벌스탁은 160만주를 팔아 약 193억원 수익을 냈다. B주식은 결국 상장되지 않았다.

경찰은 피의자들에게 사기와 자본시장법상 사기적 부정거래, 그리고 범죄단체 조직 혐의를 적용했다.

경찰이 범죄단체 조직 혐의를 글로벌스탁 같은 리딩방 사기 일당에게 적용한 첫 사례다. 해당 혐의는 일정 수준 이상 통솔 체계를 갖춰야 인정돼서 보통 폭력조직 수장에게 적용된다.

총책 A씨 아래 조직된 7개 지점은 리딩방을 운영하며 피해자들을 끌어모으고 A씨에게 수당을 받았다. 리딩방이란 종목 추천 등 투자자문이 이뤄지는 단체 메신저방을 말한다.

지점들은 상장청구 심사승인서 등 허위 서류를 보여줘 피해자들을 속였다. 수사기관 추적을 피해 대포폰과 대포통장을 쓰기도 했다. 경찰 관계자는 "리딩방 조직이 이 정도의 통솔체계를 갖춘 경우를 이전에는 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피해자들은 지난 3월부터 글로벌스탁에 대한 고소장을 수사기관에 접수했다. 전국에 접수된 고소장은 106건이다.

경찰 관계자는 "경기 침체 속 조직적인 범행으로 서민 경제를 침해하고 자본시장 질서를 혼란에 빠뜨린 금융범죄를 엄중히 처벌해 민생경제 안정을 적극적으로 뒷받침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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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진 기자 zk007@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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