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스에 발목잡힌 휴스턴, 벌랜더 교체 늦었다[SS집중분석]

문상열 2022. 10. 30. 09:26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휴스턴 애스트로 선발 저스틴 벌랜더는 월드시리즈 8경기 등판에서 6패 평균자책점 6.07로 역대 최악을 기록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스포츠서울|LA=문상열전문기자] 야구 감독에게 가장 어려운 포인트가 투수교체 타이밍이다. 빠르면 빠를 수록 좋다는 게 그동안의 해법이다.

또 하나 감독의 고민은 명예의 전당감 베테랑 투수 또는 팀의 에이스에 대한 교체 타이밍이다. 제3, 4선발처럼 대할 수가 없다. 배려를 해줘야 한다. 이 배려 때문에 감독은 발목이 잡힌다. 과감한 감독일수록 좋은 성과를 냈다. 김응용 전 감독처럼 인정사정없이 투수를 바꾸는 게 좋은 결과를 얻을 때가 훨씬 많다.

29일 월드시리즈 1차전이 벌어지기 전까지 5점 이상 리드를 안고 있을 때 팀전적은 163승2패였다. 1차전 후 163승3패가 됐다. 휴스턴 애스트로스가 5-0의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연장 10회 필라델피아 필리스 포수 JT 리얼무토에게 홈런을 허용해 6-5로 졌다.

73세의 현역 최고령 더스티 베이커 감독은 선발 저스틴 벌랜더 때문에 발목이 잡힌 것이다. 휴스턴은 월드시리즈 1차전을 한 번도 이겨보지 못했다. 다른 투수였다면 5회 필리스 선두타자 9번 브랜든 마시가 2루타로 출루했을 때 곧바로 불펜투수로 교체했을 것이다. 하지만 39세의 벌랜더는 올해 통산 3번째 사이영상 수상이 유력하고 은퇴 후 명예의 전당행이 보장돼 있는 레전드다. 5-3에서 승리요건을 갖추는 5이닝 투구를 배려했다. 결과는 최악이 됐다. 5-5 동점이 됐고, 연장전 패배로 이어졌다. 휴스턴 불펜은 MLB 최강이다.

베이커 감독은 “벌랜더가 5회 고전하고 있었지만 그는 전에도 이런 상황에서 회복했다. 필리스도 놀라를 5회까지 끌고 갔다”며 베테랑 투수를 옹호했다. 그러나 5-0으로 리드당한 팀과 승리가 가능한 팀의 투수 교체는 분명히 다르다. 선발 벌랜더를 5회 교체하지 않은 점도 “초반부터 불펜 전체 게임을 하고 싶지는 않았다”는 게 감독의 해명이다.

벌랜더는 필리스 타선을 3회까지 주로 패스트볼로 무안타 4삼진으로 완벽하게 잠재웠다. 이 때까지 필리스의 강한 타구는 2개에 불과했다. 그러나 4회부터 패턴을 바꿔 슬라이더 위주 피칭이 필리스 타자들에게 공략당했다. 2이닝 동안 14타자를 상대해 6안타 1삼진 2볼넷 강한 타구 6개였다. 베이커 감독은 “벌랜더는 변화구에서 실수했다. 필리스가 친 공이 거의 변화구였다. 변화구가 높았고 이를 빨리 내려놓지 못했다”며 아쉬워했다. FOX-TV의 존 스몰츠 해설자도 “4회부터 슬라이더가 공략당하기 시작했다”고 지적했다.

2017년 LA 다저스-휴스턴 애스트로스의 WS 5차전 승부 때도 이와 흡사했다. 다저스 에이스 클레이튼 커쇼는 1차전 홈에서 휴스턴 애스트로스를 3-1로 꺾었다. 2승2패 원정 5차전에 다시 커쇼가 선발로 나섰다. 다저스는 4회 초까지 4-0으로 리드했다. 4회 말 커쇼는 유리 구리엘에게 3점홈런을 얻어 맞아 4-4 동점을 허용했다. 다저스는 5회 초 코디 벨린저가 3점포를 터뜨려 7-4로 앞서 나갔다. 그러나 5회 말 커쇼는 2사 후 백투백 볼넷을 허용하고 교체됐다. 구원 등판한 마에다 켄타다 호세 알튜베에게 3점포를 내줘 7-7 동점이 됐다. 경기는 연장 10회 휴스턴이 13-12로 이겨 구단 사상 최초의 WS 우승의 발판이 됐다.
휴스턴 애스트로스 더스티 베이커 감독은 월드시리즈 1차전에서 5-0의 리드를 선발 저스틴 벌랜더로 밀고 가다가 연장 10회 6-5로 패했다. USA TODAY SPORTS|연합뉴스
사실 WS의 승부처에서 4,5점 리드는 승리에 결정적이다. 벌랜더와 커쇼가 아니었다면 2,3실점만 해도 곧바로 교체한다. 워낙 그동안에 이룬 업적이 대단해 쉽게 교체가 어려운 고충이 따른다. MLB 네트워크도 경기 후 패널 페드로 마르티네스와 분석하면서 “베이커 감독은 벌랜더를 너무 오래 마운드에 두지 않았느냐?(Did Dusty Baker leave Justin Verlander in too long in game 1?)”며 투수교체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벌랜더와 커쇼의 공통점은 MVP와 사이영상 수상에 미래 명예의 전당 회원이고 월드시리즈 무대에서 무척 약하다는 점이다. 벌랜더는 8경기에서 6패 평균자책점 6.07이며 커쇼는 7경기(6차례 선발)에서 3승2패 4.46으로 다소 좋을 뿐이다. 정규시즌에서 벌랜더는 244승133패 3.24, 커쇼 197승87패 2.48을 기록중이다. moonsy1028@sportsseoul.com

Copyright © 스포츠서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