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뚜껑이 없네"…립스틱 닮은 무선이어폰 '이어스틱' 써보니

김우현 2022. 10. 30.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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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스타트업 '낫싱'표 두 번째 무선이어폰
회전식 케이스로 이어버드 분실 위험↓
음질 맑아지고 베이스음 강화
'물리 버튼' 채택해 조작 편의성 높여
출고가 15만9천원…노이즈캔슬링 없어 가격경쟁력 의문
영국 스타트업 '낫싱'이 이달 27일 공개한 무선이어폰 '이어스틱(Ear (stick)). [김우현 기자]
작년 하반기 투명한 무선이어폰 '이어원'을 출시해 화제를 모은 영국 스타트업 '낫싱'이 한국 시각으로 이달 27일 립스틱을 닮은 후속작 '이어스틱'을 선보였다.

이어스틱의 특징은 독특한 디자인, 자체 개발한 드라이버와 베이스락(Bass Lock) 기술로 구현한 음질, 이어버드 조작 방식이 터치에서 물리 버튼으로 바뀐 것 등이다. 내달 4일 국내 출시를 앞둔 이어스틱을 미리 사용해봤다.

◆ "기왕이면 다홍치마"는 진리…그립감 올리고, 분실 위험 낮춰

독창적인 디자인을 추구하는 낫싱답게 이번 제품 역시 외형이 독특하다. 케이스가 다른 제품처럼 직육면체가 아니라 립스틱처럼 길고, 게다가 투명해서 안에 든 이어버드가 훤히 보인다. 한 눈에 봐도 독특하고 세련되서 디자인을 중요시하는 소비자는 혹 할만하다.

겉모습만 립스틱을 흉내낸 건 아니다. 돌려야 내용물이 나오는 방식도 비슷하다. 다만 립스틱처럼 솟아나지 않고, 드러난다. 상단을 왼쪽이나 오른쪽으로 돌리면 회전문처럼 이어버드가 뚫린 곳으로 나타나는 식이다.

이 디자인이 장점은 이어버드를 분실할 위험이 적다는 것이다. 다른 무선이어폰 케이스처럼 뚜껑이 달려있지 않아서 떨어뜨렸을 때 이어버드가 이탈하지 않는다. 다만 케이스 자체를 보호하는 '케이스의 케이스'가 시중에 없으니 흠집이 나거나 깨지면 장점인 외관에 치명적일 수 있다.

그립감도 좋다. 직육면체 케이스의 경우 손가락으로 움켜쥐어야 했다면 이어스틱은 감싸 쥔다. 버스 손잡이를 잡은 것처럼 편하다. 엄지와 검지로 케이스 상단을 돌릴 수 있어 마음만 먹으면 케이스를 여는 것부터 이어버드를 끼는 것까지 한 손으로 할 수 있다.

'하프 인 이어' 형태의 이어버드는 겉으로만 보면 전작과 큰 차이가 없는데 착용감이 크게 좋아졌다. 무게가 4.4g으로 가벼운 데다 귀에 너무 꼭 맞아서 아프지 않다. 그렇다고 헐렁하지도 않은데 착용한 상태로 뛰어도 귀에서 미끄러지거나 빠지지 않는다. 이어버드를 귀에 깊숙이 넣는 '인 이어' 방식을 싫어하는 소비자에겐 이 부분이 큰 매력이 될 수 있다.

한국 시각으로 19일 낫싱의 공동 창업자이자 마케팅 총괄인 아키스 에반겔리디스가 온라인 간담회를 열고 이어스틱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에반겔리디스는 착용감을 올리기 위해 100명이 넘는 사람의 귀에 테스트하고, 100회 이상 디자인을 수정했다고 전했다. [김우현 기자]
◆ 인 이어 못지 않은 베이스음…'물리 버튼' 도입은 신의 한수

에어팟 특유의 공간감을 선호하는 소비자는 이어스틱의 음질에 만족하지 않을 수 있다. 그런데 어디까지나 취향이다. 낫싱의 전작인 이어원의 음질이 마음에 들었다면 베이스음이 강화되고, 높은 음역에서 한층 맑아진 소리를 들을 수 있다.

낫싱에 따르면 소리를 구현하는 드라이버의 크기가 전작 11.6mm에서 12.6mm로 커진 점과 베이스락 기술을 적용한 것이 주효했다. 베이스락은 이어버드가 귀 안쪽까지 들어가지 않아 발생하는 음 손실을 소프트웨어로 감지한 후 어퀼라이저(EQ) 조정을 통해 보완하는 기술이다.

이 때문에 락 장르처럼 베이스음이 강조되는 음악을 재생하면 인 이어 못지않게 '땅땅' 때리는 느낌을 받는다. 높은 음역대의 소리도 개선됐는데 발라드나 시티팝 장르를 재생하면 고음이 전작 보다 맑게 들린다.

음질 못지않게 조작 방식도 크게 개선됐다. 전작인 이어원은 스템(줄기) 부분을 터치해 재생·일시정지, 다음·이전 곡 재생, 음량 조절 등을 할 수 있었는데 다소 불편했다. 예컨대 음량을 조절하기 위해 스템을 쓸어올리거나 내릴 때 이어버드가 귀에서 빠지는 경우가 있다.

이어스틱은 각 이어버드 측면에 물리 버튼을 달았다. 버튼을 누르면 전자음과 함께 제스처 기능이 작동하는데 음량 조절은 좌우 이어버드의 버튼을 누르고 있으면 줄이거나 올릴 수 있다. 음량이 한 단계 변할 때마다 전자음이 들려 쉽게 조절할 수 있다.

이어스틱 케이스에서 이어버드를 꺼낸 모습. [김우현 기자]
◆ 재생시간·방수등급·가격 무난…노이즈캔슬링 빠진 건 아쉬워

이어스틱에는 노이즈캔슬링 기능이 없다. 전 제품인 이어원의 노이즈캔슬링 기능이 에어팟 프로 대비 만족스럽진 않았지만, 없는 것보다 있는 게 낫다.

음질 외 다른 기능은 다른 브랜드의 무선이어폰과 비슷하다. 완충 시 최대 7시간 재생. 최대 3시간 통화할 수 있다. 케이스가 있으면 각각 29시간, 12시간으로 늘어난다. 삼성 갤럭시버즈2프로의 재생 시간이 노이즈캔슬링 없이 최대 8시간 재생, 케이스 있을 때 최대 30시간인 점을 고려하면 비슷한 수준이다.

또 IP54의 방진·방수 등급을 갖췄는데 물기가 있는 손으로 이어버드의 물리 버튼을 눌러도 된다는 점이 편했다. 목욕하면서 사용해도 걱정이 없다. 이어원과 마찬가지로 전용 앱을 이용해 제스처 기능과 EQ를 입맛에 맞게 바꿀 수 있는 점도 만족도를 높였다.

국내 출고가는 이어원(11만9000원)보다 4만원 오른 15만9000원이다. 드라이버 크기를 키우고, 물리 버튼을 도입해 제조비가 오른 데다 환율이 높은 점을 큰 폭의 인상은 아니다. 하지만 몇 만원 더 보태면 노이즈캔슬링 기능이 있는 갤럭시버즈2프로를 살 수 있어 소비자를 주저하게 만든다.

[김우현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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