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Q 밀크플레이션 시작되나…가격 인상 준비하는 우유업계
기사내용 요약
원유 가격 협상 오는 31일에서 다음달 3일로 연기 가능성 제기
원유 가격 인상 후 주요 제품 인상 구체화…인상폭은 최소 유력
[서울=뉴시스] 김동현 기자 = 올 4분기 유제품 가격 인상으로 인한 '밀크플레이션'(밀크+인플레이션)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원유 가격이 이달 말 오를 경우 우유를 비롯해 치즈와 아이스크림, 빵 등 우유를 사용하는 유제품 가격의 도미노 인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관측이다.
유업계는 내부적으로 유제품 가격 인상 폭을 두고 고심하고 있는 모습이다. 원유 가격 인상분을 적용해 흰우유 리터당 최소 400원에서 최대 600원까지 올릴 수 있는 상황이지만 소비자들의 가격 저항이 심화될 수 있어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유업계는 일단 우유를 베이스로 만드는 제품을 제외한 나머지 제품 가격 인상에 나섰다. 매일유업은 이달 초 컵커피 14종의 가격 인상을 단행했고, 남양유업은 다음달 1일부로 컵커피 11종에 대한 가격을 올린다는 계획이다.
30일 유업계에 따르면 유업체와 낙농가가 참여하는 원유 기본가격 조정협상위원회는 2개 회의체를 운영, 올해 원유 가격 협상을 진행하는 한편 12월 31일까지 용도별 가격 차등제 도입을 위한 세부안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올해 원유 가격 협상이 예상과 달리 길어지고 있는 주된 이유는 '어떤 기준에 따라 원유 가격 인상분을 정할 지' 여부와 관련해 정부를 비롯해 유업체, 낙농가가 첨예한 입장차를 보이고 있어서다.
정부와 유업체는 용도별 가격 차등제를 도입하기로 한 만큼 기존에 원유 가격을 인상할 때 사용했던 가격 연동제를 적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새로운 인상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올해 원유 가격을 정해야 한다는 것으로 요약할 수 있다.
반면 낙농가는 올해까지는 가격연동제를 적용, 2020년 이월된 생산단가 인상분 18원에 더해 올해 상승한 생산단가 34원까지 합친 52원±10% 수준에서 결정해야 한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즉 정부와 유업체는 올해 원유 가격을 47~58원 수준으로 올리는 것은 과하다는 입장이고 낙농가는 서울우유협동조합이 지난 8월 낙농가 지원을 결정할 당시 기준으로 삼았던 58원을 고집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양측의 입장이 첨예하게 갈리다보니 협상은 더욱 늦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당초 이달 15일 마무리될 예정이었던 원유 가격 인상 협상은 오는 31일로 연기됐고 다음달 3일로 더 늦춰질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오는 상태다.
관심은 유업체들이 원유 가격 인상분을 제품 가격에 어느 정도 반영할 지 여부로 모아진다.
유업체들은 원유 가격이 결정된 이후 주요 제품 인상폭을 구체화한다는 계획이다. 협상이 길어지고 있는 만큼 인상이 불가피한 제품군을 먼저 분류한 뒤 원유가격 인상 이후 빠른 시일에 제품 가격 인상을 발표한다는 방침으로 알려졌다.
인상폭에 대해서는 대부분 말을 아끼는 모습이었지만 원유 가격이 47~58원 수준으로 오르더라도 제품 가격을 400~600원 올리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업계 관계자는 "대부분의 업체들이 원유 가격 인상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라며 "업체별로 가격 인상 폭을 두고 고민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지만 우유 가격이 갑자기 높아질 경우 소비자들의 구매력이 떨어질 수 있어 최소한의 인상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우유 제품 가격이 현실화될 경우 더 큰 문제는 우유를 사용하는 주요 제품군 가격 인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우유를 재료로 사용하는 치즈와 아이스크림, 빵 가격 인상이 불가피할 수 있다.
프랜차이즈 커피 업계의 제품 가격 인상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 우유 제품 가격 인상의 후폭풍으로 우유 제품이 사용되는 라떼 제품군을 중심으로 우유가 들어가는 다양한 제품 판매가격이 오를 수 있다.
한편 유업체들은 일단 유제품을 제외한 나머지 제품에 대한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
매일유업은 이달 1일부로 바리스타룰스와 마이카페라떼 14종에 대해 11% 수준의 가격 인상을 단행했고, 남양유업은 다음달 1일부터 컵커피 11종의 제품 가격을 7~12% 올린다는 계획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oj1001@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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