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 누명 쓰고 38년 복역한 美 남성, DNA 검사서 '무죄'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미국에서 1980년대에 여성을 성폭행한 뒤 살해한 혐의로 종신형을 선고받고 40년 가까이 복역해 온 남성이 유전자(DNA) 검사 결과 무죄가 확인돼 풀려나는 영화 같은 일이 벌어졌다.
20년 가까이 교도소에 갇혀 지낸 헤이스팅스는 2000년 "그때 피해자 몸에서 발견됐다는 체액의 DNA가 나와 일치하는지 검사해달라"고 요구했으나 거절당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억울해" 외쳤으나 '가석방 없는 종신형' 확정
최근 DNA 검사에서 '범인 아냐' 판정 후 석방
진범은 다른 죄로 교도소 수감 중 2020년 사망
미국에서 1980년대에 여성을 성폭행한 뒤 살해한 혐의로 종신형을 선고받고 40년 가까이 복역해 온 남성이 유전자(DNA) 검사 결과 무죄가 확인돼 풀려나는 영화 같은 일이 벌어졌다. 30대 젊은 시절에 교도소에 들어가 이제 거의 70대가 된 이 남성은 ‘누굴 원망하기보다 얼마 남지 않은 인생을 즐기고 싶을 뿐’이란 소감을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헤이스팅스는 39년 전인 1983년 캘리포니아주에서 한 여성을 성폭행하고 머리에 총을 쏴 살해한 뒤 시신을 승용차 트렁크에 유기한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피해 여성을 부검한 수사당국은 남성의 체액을 발견했고, 이를 헤이스팅스의 것으로 단정했다. 헤이스팅스는 혐의를 극력 부인했으나 검찰은 물론 법원도, 배심원단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검찰은 범행의 잔혹함을 들어 사형을 구형했으나 1988년 법원은 가석방 없는 종신형을 선고하고 이것이 확정됐다.
그가 수감생활을 하는 동안 DNA 검사 기술은 획기적으로 발전했다. 20년 가까이 교도소에 갇혀 지낸 헤이스팅스는 2000년 “그때 피해자 몸에서 발견됐다는 체액의 DNA가 나와 일치하는지 검사해달라”고 요구했으나 거절당했다. 그때 이후로 헤이스팅스는 줄기차게 “나는 억울하다”며 DNA 검사 실시를 하소연했고 결국 2021년 검사가 이뤄졌다. 오래 전 발생한 사건이다 보니 분석에 시간이 다소 걸려 올해 6월에야 “당시 검출된 DNA는 헤이스팅스의 것과 일치하지 않는다”는 결과가 나왔다.
놀라운 것은 사건이 일어났을 무렵 피해 여성과 몸싸움을 벌이는 등 접촉한 흔적이 있어 수사당국의 조사를 받고 상대적으로 가벼운 처벌을 받았던 다른 남성이 진범으로 확인됐다는 점이다. 다만 이 남성은 별개 혐의로 교도소에 수감 중이던 2020년 사망해 ‘정의’의 실현은 요원해졌다.
헤이스팅스는 석방 소감을 묻는 기자들에게 “이날이 오기를 여러 해 동안 기도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이제 와 누구를 손가락질하고 싶은 마음은 없다”며 “쓰라린 기억은 뒤로 하고 그저 남은 인생을 즐기고 싶을 뿐”이라고 덧붙였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윗집男 칼부림에 1살 지능된 아내”…현장 떠난 경찰은 “내가 찔렸어야 했나” [사건 속으로]
- “효림아, 집 줄테니까 힘들면 이혼해”…김수미 며느리 사랑 ‘먹먹’
- “이 나이에 부끄럽지만” 중년 배우, 언론에 편지…내용 보니 ‘뭉클’
- “39만원으로 결혼해요”…건배는 콜라·식사는 햄버거?
- “송지은이 간병인이냐”…박위 동생 “형수가 ○○해줬다” 축사에 갑론을박
- “식대 8만원이래서 축의금 10만원 냈는데 뭐가 잘못됐나요?” [일상톡톡 플러스]
- “북한과 전쟁 나면 참전하겠습니까?”…국민 대답은? [수민이가 궁금해요]
- “홍기야, 제발 가만 있어”…성매매 의혹 최민환 옹호에 팬들 ‘원성’
- 사랑 나눈 후 바로 이불 빨래…여친 결벽증 때문에 고민이라는 남성의 사연
- "오피스 남편이 어때서"…男동료와 술·영화 즐긴 아내 '당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