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이가 한쪽으로만 바라본다면, 혹시 사경증?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 반듯한 자세로 놓아도 아이의 고개가 계속 한쪽으로 기울어지는 증상이 반복된다면 기울어진 목을 뜻하는 ‘사경(斜頸)’을 의심해야 한다.
목과 가슴 부위를 연결하는 근육인 ‘흉쇄유돌근(목 빗근)’의 이상으로 손상된 쪽 근육이 수축돼 머리가 기울어지고 자연적으로 턱이 반대 방향으로 향하는 소아 사경은 출생 직후부터 5개월 이전까지 영유아에서 비교적 흔히 관찰된다. 이때 적절한 치료를 하지 않으면 얼굴 비대칭뿐만 아니라 척추, 어깨, 골반까지 비대칭적으로 변형돼 회복하기 어렵다. 조기 치료가 중요하다.
소아 사경의 모든 경우가 선천적인 원인은 아니다. 보통 흉쇄유돌근의 이상으로 생기는 근육성 사경이 가장 흔하다. 이는 아이가 엄마 뱃속에 있을 때 생길 수도 있고, 태어나는 순간에 생길 수도 있다. 최근 미숙아나 쌍둥이의 출산이 늘면서 근육에 종괴가 없는 자세성 사경이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보여지지만 아직 확실하게 밝혀져 있지 않다.
장대현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재활의학과 교수는 “아이에게 젖을 먹이거나 재우려고 할 때 아이가 머리를 한쪽으로만 돌리려고 하고 반대편으로 고개를 돌리려고 할 때 울며 보챌 경우, 한쪽 목에 뭔가가 만져지는 경우, 아이 뒤통수나 이마, 눈, 턱 모양이 비대칭일 경우에는 사경을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원인은 다양하다. 가장 흔한 것은 한쪽 흉쇄유돌근의 이상에 의해 생기는 근육성 사경이다. 이밖에 ▲자세성 사경 ▲뼈의 기형에 의한 사경 ▲사시 등의 이유로 발생하는 사경 ▲신경학적 문제 ▲뇌종양에 의해서도 발생한다.
선천성 근육성 사경은 엄마 뱃속에 있을 때 자세가 잘못됐거나 출생 시 목 근육이 손상됐을 때 나타나는 것으로 만약 아이의 목에서 단단한 종괴가 만져지면 선천성 근육성 사경을 의심할 수 있다. 선천성 근육성 사경은 대개 출생 후 2~4주쯤 아이를 목욕시키다가 목에서 우연히 만져지는 혹 때문에 병원을 방문하게 되는데 이러한 선천성 근육성 사경도 치료 시기를 놓치게 되면 얼굴, 목, 허리 등에 변형이 오게 되고 심한 경우 수술적 치료가 필요하다.
선천성 근육성 사경은 목 근육의 하나인 흉쇄유돌근의 종괴와 수축으로 발생하는데 이러한 종괴 형성의 정확한 원인은 아직 알 수 없다. 다만 분만 시 외상에 의해 발생하거나 태아기의 목 근육으로의 혈액 순환이 원활하지 않아 생기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종괴의 특성에 따라 크기가 매우 크거나 섬유화 정도가 심한 경우, 또는 조기 치료를 놓친 경우에는 수술적 치료가 필요하다.
따라서 신생아는 목에 대한 정확한 진단을 위해 초음파 검사로 흉쇄유돌근의 이상 유무를 확인한다. 보통은 두꺼워져 있는 경우가 많지만, 근육조직의 변성만 있는 경우도 있다. 이외에도 아이의 발달, 안구 운동의 확인, 경부(목) X-RAY 사진으로 소아 사경 여부를 판단한다. 신경발달 이상이 의심되는 경우에는 추가적인 검사가 필요하다.
사경이 지속하게 되면 머리의 한쪽이 납작해지고 얼굴 비대칭이나 척추측만증까지 초래할 수 있다. 또 사경이 발견되는 아이의 10~20%는 고관절 이형성증이 동반될 수 있는 만큼 엉덩이 관절 검사를 반드시 해보는 것이 필요하다.
장대현 교수는 “흉쇄유돌근의 멍울이나 두께를 확인하는 이유는 사경의 중증도를 판단하기 위한 것으로 반드시 더 크다고 해서 더 심한 것은 아니다. 두께의 차이, 손상된 근육의 길이, 섬유화 정도 등 종합적으로 판단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경우에 따라 고관절 초음파 검사도 함께 시행하는데, 명확한 인과관계는 알 수 없지만 사경이 있는 신생아에서 고관절 탈골의 위험성이 높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한편 소아 사경의 유병률은 보통 1~2%로 보고되는데 일부 아동에서는 저절로 좋아지기도 하지만 아이의 상태가 어떻게 될지 예측할 수 없기 때문에 아이가 사경 증상을 보일 경우 조기 치료를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치료는 기본적으로 짧아진 흉쇄유돌근의 스트레칭, 상대적으로 근력이 부족한 반대쪽 목 근육 강화훈련, 발달촉진, 대칭적 발달을 위한 재활치료가 진행된다. 치료는 생후 3개월 이전에 시작하는 것을 권장한다.
만약 초기 재활치료가 만족스러운 결과를 가져오지 못할 경우에는 수술적 치료도 고려해볼 수 있다. 수술은 보통 문제가 되는 흉쇄유돌근 절제술로, 보통은 1세 이후로 고려된다. 그러나 수술 이후 재활치료가 적절하게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유착 등의 문제로 다시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수술 후에도 재활치료가 매우 중요하다.
아울러 단순 사경이 아니라 목뼈나 눈의 문제로 인한 사경일 경우에는 잘못 진단해 물리치료를 하면 오히려 더 심해지거나 심각한 부작용이 생길 수 있는 만큼 반드시 전문의에게 진료를 받아야 한다.
장대현 교수는 “소아 사경은 일반적으로 부모들이 처음에는 알아차리기가 어려울 수 있지만, 아이가 한쪽만 응시하거나 또 고개가 기운다든지 두상의 비대칭이 보인다면 가능한 빨리 전문의 진료를 보는 게 좋다”며 “대부분 조기에 확인이 된다면 재활치료만으로도 완치할 수 있는 만큼 조기에 내원하는 게 좋다. 대부분 사경은 목 근육의 문제가 많지만 근육 외에도 다양한 원인에 의해 아이가 고개가 기울 수 있기 때문에 전문의와 상담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순용 (sylee@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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