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투명한 미래' 양상민은 수원의 K리그1 잔류만 생각했다
"마음의 정리 필요…내 미래 아직 몰라"
(서울=뉴스1) 김도용 기자 = "이제부터 제 미래에 대해서 차근차근 생각해 봐야할 것 같다."
지난 15년 동안 푸른 유니폼을 입고 뛴 양상민(38)과 수원 삼성의 동행이 사실상 끝났다. 시즌 막판까지 팀의 잔류에 모든 것을 쏟았던 양상민은 이제부터 자신의 미래에 대한 고민에 들어가게 됐다.
지난 2005년 전남 드래곤즈 유니폼을 입고 프로무대에 데뷔한 양상민은 2007년 수원으로 이적했다. 이후 양상민은 군 복무로 잠시 안산 경찰청에서 뛴 시간을 빼면 수원에서만 선수 생활을 했다.
양상민은 왼쪽 측면 수비수는 물론 중앙 수비수로 보직을 변경한 뒤에도 안정적인 수비를 펼치며 팀의 간판 수비수로 자리매김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잦은 부상으로 컨디션을 유지하는데 어려움을 겪으며 주전 경쟁에서 밀렸지만 양상민은 수원 팬들이 아끼는 스타 중 1명이다. 그는 경기장 안팎에서 염기훈(39)과 함께 팀의 중심을 잡아줬다.
플레잉코치직을 맡은 올 시즌에도 양상민은 정규리그 5경기 출전에 그쳤지만 FC안양과의 승강 플레이오프에서는 2경기 모두 출전, K리그1 잔류에 큰 힘을 보탰다.
양상민은 1차전에 선발 출전, 팀의 무실점에 기여했다. 2차전에서는 경기 도중 부상 당한 블투이스를 대신하기 위해 갑자기 출전해 안정적인 수비로 2-1 승리를 견인했다. 또한 연장전을 앞두고는 동료들을 독려하기도 했다.
양상민이 경기장 안팎에서 팀의 중심을 잡은 덕에 수원은 안양을 꺾고 구단 첫 강등이라는 굴욕을 피했다.
그러나 경기장을 빠져 나가는 양상민의 얼굴은 마냥 밝지 않았다.
양상민은 공동취재구역(믹스트존)에서 취재진과 만나 "구단으로부터 2023시즌은 함께하기 어렵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마지막 시즌이 될 수 있는 상황에서 팬들과 동료들에게 잔류라는 결과를 안겨주고 싶었다"면서 "압박을 많이 받는 후배들에게 채찍보다는 당근이 필요하다고 생각, 부담을 내려놓을 수 있도록 노력했다"고 말했다.
이어 "후배들에게 올해가 내가 수원에서 보내는 마지막 시즌임을 인식시키면서 동기를 부여하기도 했다. 또한 최대한 훈련에 집중한 모습이 동료들에게 메시지를 준 것 같다"고 덧붙였다.
양상민에 따르면 수원은 지난달 18일 전북 현대와의 정규리그 라운드 마지막 경기를 앞두고 양상민에게 재계약이 어렵다는 내용을 전달했다.
양상민은 "구단으로부터 이야기를 전해들은 뒤 심경이 복잡했다. 수원을 떠나 다른 유니폼을 입고 선수 생활을 더 할지, 아니면 현역 생활을 마무리할지에 대해 많은 고민을 했다. 하지만 시즌 막판이 되면서 팀 상황에 집중해야 됐기에 어떤 것도 결정하기 쉽지 않았다. 너무 힘들었는데, 후배들 덕분에 잔류에 성공할 수 있었다"며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양상민은 "솔직히 3년 전부터 (수원과의) 이별, 그리고 (현역) 은퇴에 대해 계속 생각을 했다. 하지만 갑자기 구단으로부터 내년 계획을 들으니까 준비가 안됐다는 생각을 했다. 이제부터 차차 마음의 정리를 해야할 것 같다"며 사실상 수원과의 이별을 받아들이는 모습을 보였다.
올 시즌을 끝으로 양상민이 수원을 떠난다면 안양과의 승강 플레이오프 2차전은 고별전이 된다. 그동안 수원 유니폼을 입고 K리그에 261경기에 출전한 양상민은 수원 팬들과 간단한 작별 인사도 하지 못한 셈이다.
수원 유니폼을 입고 빅버드에서 치르는 마지막 경기를 끝내고 양상민은 "교체 투입 때는 그저 실점 없이 지켜야 한다는 생각밖에 없었다. 그것이 내가 팀을 위해 할 수 있는 역할이었다.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리니까 '팬들과 작별 인사를 해야 되나'라는 복잡한 감정이 들었다"고 수원 소속으로 마지막 경기를 돌아봤다.
수원과의 시간은 끝나가지만 양상민의 은퇴 여부는 불확실하다. 양상민은 "나를 필요로 하는 팀이 있다면 선수 생활을 더 하고 싶은 마음이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는 수원의 상황에 집중해야 하는 시간이었다. 나도 내 미래를 모르겠다"며 현역 연장에 대한 의지를 전했다.
dyk0609@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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