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년대 이후 최악의 스태그플레이션 경고…"韓 내년 성장 2% 하회"

김성은 기자 2022. 10. 30.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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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후 1년 미국 경기침체 확률 15%, 유럽 32%…한국은행 예측
"우리나라도 내년 완만한 침체" 예상…잠재성장률 하회 관측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 2019.4.4/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서울=뉴스1) 김성은 기자 = "우리는 70년대 이후 경험해본 적 없는 '스태그플레이션'을 향해 가고 있다."

30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예측했던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경영학 교수는 최근 이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이 같은 암울한 전망을 내놓았다. "매파적으로 행동하는 중앙은행들이 인플레이션 목표치인 2%에 도달하려 한다면 경기침체를 야기할 것이며, 이러한 경기침체는 짧거나 얕지도 않을 것"이라고도 했다.

전 세계 각국이 인플레이션에서 벗어나기 이전에 이미 심각한 경기침체에 빠져들 것으로 루비니 교수는 내다보고 있다. 향후 세계가 10년간 스태그플레이션 속에서 부채 위기에 허덕일 수 있다는 어두운 전망이다. 이는 오일쇼크로 찾아온 1970년대 경제위기보다 더할 수 있다고 그는 경고했다.

'닥터둠' 루비니 교수만큼은 아니지만 전 세계가 내년에 경기침체에 빠질 수 있다는 전망은 금융권에서 이미 널리 받아들여지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 11일(현지시간) 발표한 보고서에서 내년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로 2.7%를 내놨다. 앞서 7월 발표한 2.9%보다 0.2%포인트(p) 하향조정한 수치다. IMF는 고물가와 고환율 등 세계 경제 위험 요인이 장기화하면서 높은 경기 하방 위험이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향후 경기 흐름을 보여주는 지표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경기선행지수(CLI)는 올해 3월까지만 하더라도 100.2를 나타냈으나 꾸준한 하향세를 보이며 9월에는 98.6까지 떨어졌다. CLI는 6~9개월 이후의 경기 흐름을 예측하는 지표로 100 이상이면 경기 확장을, 100 미만이면 경기 하강을 의미한다.

한국은행은 지난달 발표한 'BOK 이슈노트'에서 향후 1년 이내에 경기침체가 발생할 확률을 추정했다. 그 결과 미국의 경기침체 확률은 지난 5월 추정시 0.4%였으나 8월에는 15%로 상승했으며, 유럽의 8월 경기침체 확률은 5월 추정치와 유사한 32%로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한은은 이 보고서에서 "미국의 경기침체로 대외수요가 위축될 경우 국내 성장 및 물가오름세가 동시에 둔화될 것"이라며 "유럽발 공급충격으로 인해 원자재가격이 크게 상승할 경우에는 국내 성장률이 낮아지고 물가상승률은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짚었다.

대외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로선 미국과 유럽의 경기침체 영향을 피하기 어렵다. 지난 3분기 우리나라 경제성장률(GDP)이 0.3%로 당초 예상을 소폭 웃돌았지만 시장은 어두운 표정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올해는 연간 경제성장률이 기존 전망치인 2.6%를 달성하더라도 4분기부터가 관건이다. 경기 둔화세가 확연하게 나타나면서 내년에는 경기침체 국면에 접어들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강민주 ING 연구원은 "높은 자금 조달 비용과 불확실성 증가가 투자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건설 부문이 가장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본다"며 "수출도 미국, 유럽연합(EU), 중국 등 주요 교역국의 경기둔화와 반도체 수출 부진으로 다시 약세를 보일 전망"이라고 했다. 이어서 "우리는 소비와 수출에 대한 어두운 전망을 바탕으로 한국의 경제가 내년초 완만한 침체를 ​​겪을 것이라는 견해를 유지한다"고 했다.

한은은 내년 경제성장률이 기존 전망치인 2.1%를 하회할 것으로 내다봤다. 시장의 전망은 더욱 어둡다. 잠재성장률로 추정되는 2.0%보다 내년 경제성장률이 더 떨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다.

윤여삼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경제 하방 요인이 도사리고 있으며 국내 부동산 경기 둔화 속도도 예상보다 빠르다"면서 "이는 정부가 주택담보대출(LTV) 규제를 풀어준다고 하더라도 마찬가지이며 경제를 떠받치는 소비 회복의 효과가 4분기부터 감소하고 수출도 후퇴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내년 경제성장률은 1.7%로 잠재성장률을 하회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se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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