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학개미 10월 외화증권 보관금액 연중 최저…해외주식 결제액↓

글로벌 금리인상·우크라 전쟁 장기화 등 불확실성 영향…강달러도 투심 얼려

ⓒ News1 이지원 디자이너

(서울=뉴스1) 이기림 기자 = '서학개미'(해외주식 투자하는 국내 투자자)들의 투자가 감소하고 있다. 글로벌 금리인상이 장기화하면서 외화증권 보관금액은 10월 중 연중 최저치를 찍었고, 외화주식 결제금액도 다시 200억달러를 하회했다.

30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국내 투자자의 외화증권 보관금액은 10월(1~26일) 평균 807억7567만달러로 연중 최저치를 기록했다. 2020년 12월(722억1740만달러) 이후 최저 수준이다.

서학개미의 외화증권 보관금액은 지난해 11월 1020억9451만달러까지 증가했지만 올해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일 기준으로는 지난 14일 770억6770만달러를 찍으며 연중 최저치를 기록했다.

서학개미의 외화주식 결제금액도 줄고 있다. 지난 1월 323억9200만달러에서 지난 7월(195억6406만달러) 2020년 10월 이후 처음 200억달러 밑으로 내려온 뒤 8~9월 다시 200억달러를 상회했지만 이달(1~26일) 190억7191만달러로 다시 내려왔다.

외화증권 보관금액은 서학개미가 주식, 채권에 투자한 규모로, 보관금액과 결제금액 감소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에서 시작된 글로벌 금리인상이 장기화하면서 해외증시가 하락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미국 나스닥지수는 1월2일 1만4920포인트에서 10월26일 1만970.99포인트까지 하락했다. 미국 시장이 하락장에 접어든 이후 서학개미의 투자심리가 얼어붙은 것이다.

글로벌 금리인상 기조뿐만 아니라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장기화 등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달러 강세를 보인 점도 해외주식 투자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

달러·원 환율은 지난 25일 장중 1442.2원까지 오르며 연고점을 경신했다. 장중 고가 기준 2009년 3월16일(1488원) 이후 13년7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연내 환율이 1500원을 돌파할 수 있다는 예측도 나온다.

다만 서학개미들은 지수 상승폭의 2~3배를 추종하는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를 대거 사들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달(1~26일) 서학개미가 가장 많이 순매수한 종목 상위 3개 가운데 2개가 레버리지 ETF였다.

'프로셰어즈 울트라프로 QQQ ETF'(TQQQ)가 1억2662만7089달러로 2위, '디렉시온 데일리 세미컨덕터 불 3X SHS ETF'가 9763만7089달러로 3위를 기록했다. 1위는 4억5232만489달러의 테슬라였다.

전문가들은 최근 글로벌 투자환경이 급격히 변화하고 있기 때문에 외화증권 투자에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조광연 한국예탁결제원 글로벌투자지원부장은 "외화증권 매매·결제 시 국가간 시차, 해외시장의 정보 비대칭, 도발적 현지 이슈 발생 등으로 증권 주가가 급락하는 경우 신속한 대응이 곤란하다"며 "외화증권 권리행사시 지급지연, 세부정보의 수시변동 등 예외적 상황이 빈번히 발생할 수도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lgir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