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의 포쉬마크 인수 이유? '라이크 커머스' 변화 때문"

임성호 2022. 10. 30. 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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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유통업계 "MZ, 소셜미디어에서 커뮤니티로 이동중" 분석
페이스북 '시들'에 포쉬마크·레딧 등 커뮤니티는 '북적'
네이버, 포쉬마크 인수 [네이버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임성호 기자 = 네이버가 최근 북미 최대 패션 C2C(개인 간 거래) 커뮤니티 '포쉬마크'를 인수한 것은 글로벌 유통 시장에서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의 트렌드 변화를 염두에 둔 행보라는 분석이 나온다.

기존 MZ 세대 소비자들이 구매 결정 시 소셜미디어에서 구독하는 인플루언서 추천에 영향을 받았다면, 점차 비슷한 관심사를 가진 이들이 모인 커뮤니티에서 주고받는 영향력이 더 클 것으로 본 데 따른 결정이라는 뜻이다.

정보기술(IT)과 유통 업계는 앞으로 MZ세대가 이끄는 온라인 유통환경인 '라이크(Like) 커머스'가 더 수평적인 형태로 변화하며 온라인 커머스 시장의 새 트렌드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분석하는 것으로 30일 전해졌다.

라이크 커머스는 소비자들이 소셜미디어 게시글에 '좋아요', '하트'를 누르는 데서 구매를 시작한다는 뜻의 신조어다. 세분돼 다양해지는 개인의 선호도가 쇼핑에서 중요성을 얻는 현상을 가리킨다. 김난도 서울대 소비자학과 교수가 지난해 '2022년 소비 트렌드'로 꼽은 10가지 키워드 중 하나이기도 하다.

이 말이 등장할 당시에는 대표적 사례로 연예인이 광고하는 상품보다는 소셜미디어에서 구독하는 인플루언서가 추천하는 제품을 구매하는 것이 제시됐다.

그러나 인플루언서 역시 일반 소셜미디어 사용자들과 수직적으로 연결돼 소통이 어렵다는 점이 한계로 지적됐다. 큰 인기를 얻은 인플루언서들은 방송이나 대형 유튜브 채널에도 출연하며 연예인과 다를 바 없는 거리감을 주기도 한다.

메타 주가 하락 (PG) [양온하 제작] 일러스트

더 큰 문제는 페이스북 등 전통 소셜미디어에 대한 MZ 사용자의 흥미가 시들해진 것이다. 기존 방식의 라이크 커머스가 지속할 수 있을지 의심케 하는 지점이다.

특히 페이스북은 이용자 수 정체·감소가 세계적인 현상이다. 글로벌 통계 플랫폼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올해 2분기 페이스북은 월간 활성 이용자(MAU)가 1분기보다 200만 명가량 감소한 29억3천400만 명이었다. MZ세대의 이탈이 주된 원인으로 꼽혔다.

반면 포쉬마크처럼 이용자들의 수평적 관계와 느슨한 유대감에 기반한 커뮤니티는 지속해서 성장하는 추세다. 미국 비즈니스 인사이더에 따르면 글로벌 온라인 커뮤니티 '레딧'은 2020년 기준 4억 3천만 명의 MAU를 보유했다. 2016년 1억 7천만 명에서 배 넘게 급증한 것이다.

레딧 로고 [레딧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글로벌 커뮤니티 디스코드 역시 2017년 MAU가 1천만 명에 그쳤으나 지난해 1억 4천만 명으로 가파르게 성장했다.

스태티스타 집계에 따르면 레딧은 30대 미만 사용자가 36%, 디스코드는 34세 이하 사용자가 64.6%에 달한다.

이는 MZ세대의 라이크 커머스가 소셜미디어보다는 커뮤니티 플랫폼을 통해 더 활발하게 펼쳐질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배경이다.

업계에서는 포쉬마크가 이용자 8천만 명을 확보한 중고 패션 커뮤니티이자 사용자의 80%가 MZ세대라는 점에서 커뮤니티와 라이크 커머스가 결합한 새 트렌드를 이끌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포쉬마크의 작년 기준 연간 거래액(GMV)은 18억 달러, 매출은 3억3천만 달러다.

포쉬마크에서는 취향에 맞는 인플루언서 판매자를 구독하고 이들의 온라인 '옷장'을 탐방할 수 있다. 공통 패션 관심사를 가진 사용자들이 모인 소규모 커뮤니티(파티)를 만들어 취향을 실시간으로 공유하거나 물건을 사고팔 수 있다.

네이버 사옥 [촬영 임성호]

다만 현재까지 국내외에서는 네이버의 포쉬마크 인수를 악재로 평가하는 목소리가 높다. 플랫폼 사업 전망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네이버가 2조3천억 원이라는 비싼 가격에 인수했다는 평가가 나왔고, 국제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글로벌 신용평가는 포쉬마크 인수로 네이버의 신용 등급 유지 여력이 감소할 것으로 봤다.

포쉬마크 인수가 발표된 이달 4일부터 28일까지 네이버 주가는 17.3% 내렸다. 시가총액은 약 5조4천956억 원 줄었다.

네이버는 시장의 트렌드 변화 전망을 들어 포쉬마크 인수에 대한 시장의 우려를 불식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포쉬마크를 통해 글로벌 C2C 시장에서 커머스 경쟁력을 높여 나가면 장기적으로는 현명한 결정으로 평가되리라고 주장한다.

업계 관계자는 "MZ 세대 사용자들이 소셜미디어에서 커뮤니티로 이동하면서 라이크 커머스 형태도 인플루언서 중심 쇼핑에서 수평적인 C2C 커머스로 변화하고 있다"면서 "단순히 취향에 맞는 옷을 고르는 것을 넘어 관심사가 비슷한 사용자들과 취향을 공유하며 새 상품을 발견하거나 가진 물품을 팔기도 하는 주체적이고 수평적인 트렌드가 미래 커머스 시장 판도를 이끌어 갈 것"이라고 말했다.

s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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