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600만원, 내 돈인줄 몰랐다"…이혼후 재산말고 '이것' 나눈다

류영상 2022. 10. 30. 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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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연합뉴스]
# 황혼 이혼을 한 A씨는 처분한 자산과 그동안 저축해둔 돈을 탈탈 털어도, 노후 생활비가 부족했다. 그러던 중 이혼한 전 남편이 국민연금을 수령하고 있으면, 이를 나눠 받을 수 있다는 지인의 조언을 들었다. 확인한 결과 A씨는 향후 약 월 50만원·매년 600만원의 연금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A씨의 전 남편은 현재 노령연금으로 매달 100여 만원을 받고 있었는데, 이 중 절반인 50만원 정도는 A씨의 몫이었던 것이다.

A씨처럼 이혼을 한 뒤 재산분할 시 부동산과 금융재산 뿐 아니라 국민연금도 분할대상에 포함된다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이 의외로 많은 실정이다.

분할연금제도는 여성이든 남성이든 가정에서 자녀를 키우고 집안일을 하느라 국민연금에 가입하지 못했어도 혼인 기간에 정신적, 물질적으로 기여한 점을 인정해 수령액의 절반 또는 일부를 받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일본, 캐나다, 영국, 독일, 프랑스, 아일랜드, 네덜란드, 스위스 등도 이 제도를 시행 중이다.

다만, 분할연금을 받으려면 자격과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사진 = 연합뉴스]
먼저 이혼한 배우자가 노령연금(수급 연령이 되었을 때 받는 국민연금)을 탈 수 있는 수급권을 갖고 있어야 하고, 이혼한 배우자와의 혼인 유지 기간이 5년 이상이어야 한다. 또 분할연금 신청자 본인과 이혼한 배우자 모두 노령연금 수급 연령에 도달해야 한다.

노령연금 수령 연령은 ▲1952년 이전 출생자는 60세 ▲1953∼1956년생 61세 ▲1957∼1960년생 62세 ▲1961∼1964년생 63세 ▲1965∼1968년생 64세 ▲1969년생부터는 65세다.

이 같은 조건을 충족해 분할연금 수급권을 확보하면, 재혼하거나 이혼한 배우자가 사망해 노령연금 수급권이 소멸 또는 정지돼도 분할연금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분할연금 수급권을 얻기 전에 이혼한 배우자가 숨져 노령연금 수급권이 소멸했거나 장애 발생으로 장애연금을 받게 되면, 분할연금을 받을 수 없다.

분할연금 지급 청구는 노령연금 수급권자인 배우자와 이혼한 후 60세가 된 때로부터 3년 이내, 또는 60세가 된 이후에 노령연금 수급권자인 배우자와 이혼했을 때 이혼 시점으로부터 3년 이내에 국민연금공단에 할 수 있다.연금을 나누는 비율은 2016년까지는 혼인 기간 형성된 연금자산에 대해 '50 대 50'으로 나눴는데 2017년부터는 당사자간 협의나 재판으로 그 비율을 정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특히, 2018년 6월 중순 이후 '실질적인 혼인 관계가 존재하지 않았다'고 인정한 기간 등은 분할연금 산정에서 빠지고, 이혼 당사자 간에 또는 법원 재판 등에 의해 혼인관계가 없었다고 인정된 기간도 제외된다.

한편 국민연금으로 한 달 100만원 이상을 받는 사람이 50만명을 돌파, 이들 중 97%정도가 남성이었다.

국민연금공단의 국민연금 공표통계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기준 가입 후 60살 이상(조기노령연금은 55살)이 돼 노령연금 수급기준에 따라 월 100만원 이상의 국민연금을 받는 사람은 51만1426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자료 출처 = 국민연금공단]
노령연금은 국민연금에 가입한 뒤 은퇴 등으로 소득이 없어진 고령층이 받는 국민연금인데, 2007년 처음으로 100만원 이상 수급자가 나온 뒤 매년 증가하고 있다. 2016년 말 12만9502명, 2018년 20만1592명, 2020년 34만369명에 이어 지난해 말에는 43만531명으로 늘었다.

[류영상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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