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생·투쟁 투트랙 한다지만…커지는 장외투쟁 요구에 野 고심

박경준 2022. 10. 30. 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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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당사 압수수색 등 검찰의 강력한 사정 드라이브와 여권의 거센 압박에 직면한 더불어민주당이 일각의 '장외 투쟁' 요구에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문제는 거리로 나선 뒤로는 여권과의 극한 대치가 강화하는 동시에 언제 장외투쟁을 중단할지 등 '출구전략'을 마련하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민생 입법 등을 소홀히 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장외투쟁으로 나서는 순간 여당은 '국정 발목잡기' 프레임으로 야당에 대한 공세를 강화할 것이 자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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檢 압박 속 장외투쟁 당위성 제기…이재명 기소 등이 분수령 될듯
'발목잡기' 프레임·출구전략 등 고민에 강행 여부는 미지수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정청래 최고위원이 27일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박경준 기자 = 중앙당사 압수수색 등 검찰의 강력한 사정 드라이브와 여권의 거센 압박에 직면한 더불어민주당이 일각의 '장외 투쟁' 요구에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강성 지지층을 중심으로 '외교참사 논란과 경제실정 등에 제대로 대응하라'며 장외에서 강력한 투쟁에 나서라는 목소리가 커지는 탓이다.

30일 민주당에 따르면 국정감사가 끝나고 예산·민생법안 처리를 위한 정기국회가 본격적으로 돌아가는 만큼 당장은 원내에서 주어진 역할을 다해야 한다는 게 주된 기류다.

아울러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 및 대장동 의혹 수사 등으로 문재인 전 대통령과 이재명 대표를 향한 여권의 공세에 단일 대오로 뭉쳐 대응한다는 기조다.

한 손에는 민생, 다른 한 손에는 투쟁 카드를 쥐고 임하는 '투 트랙' 전략이다.

민생 이슈에 있어서는 임대주택 사업, 소상공인 지원 사업 등 예산을 복원하는 한편 납품단가연동제 등 중산층·서민을 위한 법안의 처리에 주력할 계획이다.

'김진태 강원지사발(發) 금융위기'로 규정한 레고랜드 채무불이행 사태의 진상을 규명해 자금경색의 원인을 찾고 해결책을 모색하는 활동도 이의 일환이다.

대여 투쟁의 경우 검찰, 감사원 등 권력기관의 행태를 야당에 대한 명백한 탄압으로 보고 감사원법 개정 등을 강력하게 밀어붙일 전망이다.

다만 원내에서 이 같은 방법으로는 지지자들이 요구하는 수준으로 여권을 견제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점이 고민거리다.

다수 의석을 활용해 정부 예산을 삭감하는 정도가 유효할 뿐, 중점처리 법안의 경우 법사위원장을 여당이 맡고 있어 본회의까지 가기조차 쉽지 않기 때문이다.

당 일각과 지지자들 사이에서 장외투쟁에 나서야 한다는 요구가 강해지는 이유다.

수사의 칼자루를 쥔 검찰이 민주당 압박 수위를 높일수록 그에 대한 대응 수위도 올라가야 한다는 얘기다.

윤석열 대통령의 국회 시정연설이 있던 지난 25일 이 대표를 만나 간담회를 한 상임고문단도 민주세력과 연대해 위기를 극복해야 한다고 조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맥락에서 검찰의 중앙당사 압수수색이 이뤄진 지난 24일을 전후해 더욱 날이 서는 이 대표의 메시지가 주목을 받고 있다.

이 대표는 상임고문단을 만난 날 열린 긴급 의원총회에서 "정부·여당이 야당을 말살하고 폭력적 지배를 하려 한다면 우리는 맞서 싸울 수밖에 없다"고 했다.

민주당이 실제 장외투쟁에 돌입할 시기를 두고 의견이 분분하지만, 결국은 이 대표의 기소 등이 분수령이 되지 않겠느냐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문제는 거리로 나선 뒤로는 여권과의 극한 대치가 강화하는 동시에 언제 장외투쟁을 중단할지 등 '출구전략'을 마련하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민생 입법 등을 소홀히 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장외투쟁으로 나서는 순간 여당은 '국정 발목잡기' 프레임으로 야당에 대한 공세를 강화할 것이 자명하다.

장외투쟁을 요구하는 여론이 힘을 얻을수록 지도부의 고민이 깊어지는 것도 이 때문이다.

지도부 관계자는 30일 통화에서 "역풍을 최소화하려면 정기국회에서 민생 입법과 예산안을 전부 처리해야 한다"라며 "그래야 장외투쟁의 명분도 생긴다"고 말했다.

kj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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