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험기] ‘운동은 장비빨’ 유혹하는 애플워치 울트라… 115만원 가격은 부담

박성우 기자 2022. 10. 30.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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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한 모험가를 위한 ‘애플워치 울트라’
이중 주파수 GPS 탑재…최대 60시간 사용
크고 선명한 OLED 화면에 티타늄으로 마감
애플이 익스트림(극한) 스포츠 전문가용으로 출시한 애플워치 울트라 /애플 제공

지난 9월 7일 애플은 익스트림(극한) 스포츠 전문가를 위한 스마트워치 ‘애플워치 울트라’를 소개하면서 극지 마라토너 겸 모험가 ‘레이 자하브’의 사연을 소개했다. 그는 2007년 111일간 6400㎞를 달려 사하라 사막을 횡단한 인물이다. 하루에 2번씩 마라톤 수준 장거리 달리기를 한 것이다. 이 사연은 ‘러닝 더 사하라’라는 다큐멘터리 영화로도 제작됐다. 그는 2009년에도 총 1130km의 남극 대륙을 33일 23시간 30분 만에 도보와 스키로 건너 최단기간 남극 횡단 세계 신기록을 세웠다.

애플은 자하브뿐만 아니라, 웨스턴 스테이트 100마일(약 160km) 마라톤을 7번 우승한 스콧 주렉, 다이버 겸 수중탐험가인 나디아 알리도 소개했다. 애플은 “가장 극한의 환경에 이끌린 사람들과 소통했고, 이를 위해 특별히 설계한 애플워치 울트라를 만들게 됐다”고 설명했다. 애플워치 울트라의 출시 목적과 특징, 주요 소비층을 명확하게 보여주는 대목이었다.

애플워치 울트라 /애플 제공

◇ 극한을 위해 설계된 아름다운 시계

지난 21일부터 일주일간 애플워치 울트라를 사용해봤다. ‘포장도 애플’이라는 수식어답게 애플워치 울트라는 정사각형 모양의 포장 박스에서부터 구매욕을 자극했다. IT 커뮤니티 등에서는 애플이 공개한 플래그십(취상위) 스마트폰 ‘아이폰14′보다 애플워치 울트라가 더 기대된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로 소비자들의 관심을 받는 제품이다.

애플워치 울트라의 첫인상은 ‘아름답다’였다. 스마트워치치고는 큰 49㎜ 1.92인치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디스플레이와 화면을 덮고 있는 사파이어 글래스의 조합은 밝고 선명한 화질을 자랑했다. 화면의 밝기는 무 2000니트(nit·1니트는 촛불 하나의 밝기). 일반 애플워치의 2배 수준이다. 주황색과 흰색의 원으로 시간을 표시하는 시계 화면에는 시간, 방향, 위도·경도, 자외선지수 등 다양한 정보들이 제공됐다. 애플이 의도했는지는 모르지만, 화면 곳곳에 있는 주황색 그래픽이 마치 명품 브랜드인 ‘에르메스’의 느낌이 들었다.

디지털 용두(시계의 태엽을 감는 꼭지)가 돌출됐던 기존 애플워치와 달리 울트라는 극한 스포츠용 제품인 만큼, 넘어졌을 때 용두의 파손을 막기 위해 용두 주위를 티타늄으로 감쌌다. 용두를 돌리면 다양한 색상으로 시간 등 정보를 표시하던 화면이 붉은색의 ‘야간 모드’로 변신했다. 0과 1의 디지털이 아닌, 아닐로그 방식의 느낌으로 용두를 돌리면서 화면이 오버랩 되면서 야간 모드로 변했다. 사용자경험(UX) 디자인의 끝판왕이라는 애플의 감성을 느낄 수 있었다.

애플워치 울트라의 디지털 용두를 돌리면 야간 모드가 활성화 된다. /박성우 기자

울트라는 익스트림 스포츠 제품인 만큼 배터리 성능이 크게 향상됐다. 1회 충전 후 최대 36시간을 사용할 수 있다. 메시지 등 알림이 상당히 많은 편인데, 1회 충전으로 하루를 쓰더라도 배터리가 많이 남았다. 저전력 모드의 경우 최대 60시간까지 사용할 수 있다. 배터리가 커지다 보니 무게는 61.3g으로 일반 애플워치(32g) 비교해 2배 가까이 무겁다. 일반 시계와 비교해도 훨씬 크고 무겁다는 느낌이 들 수 있다.

울트라 모델의 가장 큰 특징은 건강 피트니스 기능이다. 울트라는 스마트워치 최초로 위치를 정밀하게 측정하기 위한 이중 주파수 위치정보시스템(GPS)이 탑재됐다. 사막, 밀림 등에서 조난을 당할 경우, 정확한 위치를 측정해 구조를 받을 수 있고 길을 잃어버렸을 때도 정확한 위치를 알려주기 때문에 길 찾기가 수월해질 수 있다. 특히 나침반 경로 되짚기 기능으로 사용자가 거쳐온 경로를 보여줄 수도 있다.

또 수심과 수온을 측정하는 센서를 비롯해, 혈중 산소 포화도, 심전도, 심박, 넘어짐 감지, 충돌, 가속도계, 주변광, 나침반 등의 센서를 탑재했다. 예를 들어 울트라 제품을 착용한 사람이 차량 탑승 중에 심각한 사고가 발생했다면, 애플워치가 사고를 감지해 긴급 구조 요청을 보낼 수 있다. 또 여성에게는 자는 동안 손목 온도의 변화를 감지해 배란일을 예측할 수 있는 기능도 탑재됐다. 이 밖에 애플워치 울트라에는 2개의 스피커가 있어, 애플워치8보다 40% 더 큰 사운드를 제공한다. 애플워치로 전화를 받을 때 유용하다.

◇ 마라토너, 모험가라면 추천…일반인은 애플워치도 충분

지금까지 애플워치 울트라의 장점을 소개했다. 지금부터는 현실적인 얘기를 해보려고 한다. 애플워치 울트라는 높은 완성도에 아름다운 디자인, UX 등을 갖췄다. 소비자의 지갑을 유혹하기 충분하다는 의미다. 다만, 구입을 고민해보기 전에 자신의 라이프 사이클을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애플워치 울트라의 기능을 120% 활용하기 위해서는 최소한 마라톤, 스쿠버다이빙, 등산 등의 취미가 있어야 한다. 동네 뒷산이나 공원을 걷거나 실내 수영장에서 수영을 하는 목적으로는 맞지 않다는 의미다. 사실 리뷰 기간, 울트라 제품에 많은 기능이 있다고 하지만, 실제 제대로 사용해본 기능은 심박수 측정 정도 같다. 심박수 측정은 일반 애플워치에도 탑재돼 있다.

(왼쪽부터) 익스트림(극한) 마라토너 레이 자하브, 울트라 마라토너 스콧 주렉, 수중탐험가 나디아 알리도 /애플 홈페이지 캡처

또 을트라 모델은 이중 주파수 GPS를 통해 일반 애플워치보다 정확한 위치를 잡는다. 하지만 한국의 특성상 조난 당할 일이 많이 있을지 의문이다. 또 지역마다 통신 서비스의 품질이 떨어지는 미국 등 해외와 달리, 한국은 무려 5세대 이동통신(5G) 전국망이 구축된 상태다. 5G가 터지지 않으면 롱텀에볼루션(LTE)과 3G망이 보완을 하고 있다. 즉 어디서든지 전화가 터진다는 의미다.

114만9000원이라는 가격도 부담스러울 수 있다. 59만9000에서 시작하는 애플워치8과 비교하면 거의 2배 차이가 난다. 다만, 가격에 대한 부분은 소비자마다 호불호가 있을 수 있다.

경쟁사인 가민의 극한 스포츠 제품의 가격이 120만원 이상인 점을 고려하면 극한 업계에서는 그리 비싼 가격이 아닐 수 있다는 점이다. 특히 가민 제품에 비해 애플워치 울트라의 디자인이 더 예쁜 만큼 충분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 또 명품 시계를 구입할 돈은 부족하지만, 유니크하고 명품스러운 애플워치를 구입하려는 소비자에게도 울트라가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결론적으로 울트라를 구입하기 전에 자신이 앞서 소개한 레이 자하브나 스콧 주렉, 나디아 알리와 같은 모험가의 기질이 있는지 체크해볼 필요가 있다. 메시지 등 알림용으로 스마트워치를 구입하려는 소비자에게는 울트라는 과할 수 있다. 하지만 평소에 가격에 구애받지 않고 ‘운동은 장비빨’이라는 생각을 가진 소비자라면 애플워치 울트라는 만족감 높은 제품이 될 수 있다.

애플워치 울트라 밴드 종류 /애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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