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물 탔는데 또 물렸다···“바닥이 오긴 할까요”[선데이 머니카페]

심기문 기자 2022. 10. 3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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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만원 이상서 올해 거래 60% 발생
외국인·기관 팔았지만, 개미는 ‘줍줍’
성장주인데···성장에 커지는 물음표
글로벌 빅테크 실적 붕괴에 노심초사
책임감 있는 신뢰 회복·성장 전략 필수
[서울경제]

올 한해 가장 뜨거웠던 주식은 아마 카카오였던 것 같습니다. 문어발 상장으로 큰 비난을 받았음에도 ‘카카오4형제(카카오·카카오페이·카카오뱅크·카카오게임즈)’는 개인투자자들의 순매수 상위권 종목에 항상 이름을 올렸습니다. 하지만 결과는 처참했습니다. 10만 원을 웃돌던 카카오의 주가는 순식간에 4만 원대까지 수직추락했습니다.

주주들의 속은 타들어가기만 합니다. 올해 카카오의 거래 60%가 8만 원 이상에서 이뤄졌다는 것만 봐도 아직 손절하지 못한 채 물려있는 주주들이 상당수라는 것을 보여줍니다. 지금 주가가 바닥인 것 같으면서도 대내외 악재가 끊이지 않으면서 바닥은 계속 낮아지고 있습니다. 과연 카카오는 언제쯤 바닥을 다지고 반등을 도모할 수 있을까요? 이번 선데이 머니카페에서는 카카오의 현 상황을 진단하고 희미하게나마 미래를 전망해보겠습니다.

.연합뉴스
얼마나 물렸을까

28일 카카오는 4만 8750원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4거래일 연속 4만 원대에 머물면서 5만 원 회복은 실패한 채 11월을 맞이하게 됐습니다. 올해의 주식 거래가 시작된 첫날인 1월 3일 11월 4500원을 기록한 뒤 손실률은 무려 57.4%에 달합니다. 그나마 9월까지는 7만 원대를 가까스로 유지해왔지만, 이후 주가는 6만 원대, 5만 원대, 4만 원대까지 순식간에 밀려나면서 연일 신저가를 쓰기도 했죠.

개인투자자들이 씁쓸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을 것 같습니다. 특히 카카오는 기관이나 외국인보다 개인투자자의 관심을 더욱 크게 받았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죠. 개인은 올해 1월부터 28일까지 카카오를 2조 2155억 원이나 사들였습니다. 반면 외국인은 1조 5079억 원, 기관은 4027억 원씩 순매도하면서 오히려 손실을 최소화했습니다.

더 씁쓸한 점은 올해 매물 분포도에서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올해 1월부터 가격대별 매물 분포도를 봤을 때 8만 원 이상에서 58%의 거래가 이뤄졌습니다. 6만 원 밑에서 이뤄진 거래는 17%가 채 되지 않습니다. 현재 주가 수준에서 물려있는 주주들이 압도적으로 많은데다가 절반 이상의 손실을 보고 있는 주주들이 상당한 셈이죠.

왜 떨어졌을까

왜 카카오의 주가가 떨어졌는지에 대해선 많이들 알고 계실 겁니다. 글로벌 고금리 기조가 강화되면서 국내외 빅테크 성장주들에게 비상등이 켜졌죠. 자금 조달이 어려워지고 금융비용이 급증할 것이라는 전망에 주가가 주저앉기 시작한 거죠. 주가가 힘을 못 쓰고 추락하고 있던 와중에 데이터센터 화재로 ‘먹통사태’가 발생하면서 국민들의 신뢰까지 잃어버렸습니다.

무엇보다 가장 큰 문제는 결국 실적입니다. 당장 3분기 실적부터 난관입니다. 증권가는 3분기 카카오의 영업이익이 시장의 기대치에 미치지 못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인건비가 급증하는 반면 경기 침체로 광고와 커머스 부문의 성장이 둔화된 탓이죠. 데이터센터 화재 보상 규모가 정해질 경우 1회성 비용으로 실적이 악화할 가능성마저 큰 상황입니다.

바닥은 언제일까요

과연 바닥은 어디일까요. 주가가 연초보다 절반 넘게 빠졌지만, 아직 바닥은 아닌 것 같습니다. 우선 글로벌 빅테크 관련주들의 실적이 너무나도 암울합니다. 메타는 3분기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52% 급감한 44억 달러라고 밝혔습니다. 순이익은 둘째 치고 매출마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시장에 실망감을 안겼습니다. 또 4분기 실적 전망마저 더욱 악화하면서 빅테크 관련주들의 추후 실적이 녹록치 않을 것이라고 예고했습니다.

카카오도 이러한 영향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성장이 희소해지는 상황에서 성장주가 높은 밸류에이션을 받아왔다는 점이 오히려 발목을 잡는 모양새입니다. 성장주가 성장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주가의 매력은 더욱 더 낮아지는 셈이죠.

그나마 긍정적인 부분은 메타발(發) 충격에도 카카오의 주가가 크게 떨어지지 않은 채 현 수준의 주가를 유지했다는 점입니다. 또 대규모 먹통 사태로 대다수의 국민이 불편함을 겪었는데도 여전히 지배력이 가장 강한 플랫폼으로 자리하고 있습니다. 결국 현 상황에서 카카오가 살아남을 수 있는지는 카카오에게 달려있는 것 같습니다. 국민의 신뢰를 바탕으로 먹고 살아야 할 기업이 무분별한 문어발 상장 같은 일로 신뢰를 잃는 일은 없어야 합니다. 또 1등 플랫폼이라는 사실에 머물지 않고 끊임없는 차별화된 성장전략을 발굴해야 하는 것 역시 당연한 일입니다.

강석오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카카오는 여전히 국내에서 지배적인 트래픽을 보유한 플랫폼 기업”이라며 “광고 인벤토리(Q)를 확대해도 슬롯을 채워줄 광고주들의 수요는 충분하기 때문에 성장 전략이 유의미한 재무적 성장으로 이어질지를 증명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습니다.

심기문 기자 doo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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