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어지는 與당권경쟁, '윤심' 촉각 속 '힘 빠졌다' 전망도

CBS노컷뉴스 황영찬 기자 2022. 10. 30. 0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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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요약
당초 연말연초로 예상됐던 국민의힘 전당대회 개최시기가 내년 5~6월까지 미뤄지는 양상입니다. 당내에서는 전당대회 분위기는 무르익고 있지만 '윤심'에 꼭 맞는 유력 후보군이 없어 당권경쟁이 늘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데, 한동훈·권영세·원희룡 등 내각에 포함된 인사들까지 하마평에 오르고 있습니다. 다만, 섣부르게 친윤 후보군 교통정리 작업이 이뤄질 경우 대통령 지지율이 높지 않고 이미 전당대회 행보에 나선 후보들을 설득하기 힘들어 '비윤' 당대표라는 결과가 나올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옵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2023년도 예산안 및 기금운용계획안에 대한 시정연설을 위해 입장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시정연설을 보이콧 하고 입장하지 않았다. 윤창원 기자

당초 국정감사 이후 연말연초로 예상됐던 국민의힘 전당대회 개최 시기가 계속 미뤄지는 양상이다. 이미 자천타천 당권주자들의 몸풀기가 한창 진행 중인 것과 달리 전당대회가 내년 2~3월 개최될 가능성부터 5~6월까지 연기될 수 있다는 예상까지 나오는 등 설만 무성한 상황인데, '윤심'이 갈피를 못 잡은 것이 변수라는 관측이 나온다.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는 현재 당 정비작업을 진행 중이다. 지난 27일 김석기 당 사무총장을 중심으로 조직강화특별위원회를 구성해 사고 당원협의회 충원에 나섰고, 조만간 당무감사위원회도 출범시킬 예정이다. 당내에는 정권 초 '비상상황'이 길게 유지되는 자체가 바람직하지 않다는 공감대가 있다. 따라서 진행 중인 정비작업이 끝나는 대로 전당대회가 열릴 예정인데, 전당대회 시점은 오리무중이다. 비대위의 공식 입장은 "전당대회 시점과 관련한 논의는 없었다(비대위 관계자)"는 것이다.

일단, 짧으면 2개월 길면 6개월이라는 당무감사의 폭과 범위에 따라, 전당대회 시점이 정해질 전망이다. 다만, "현역 의원들이 위원장을 맡고 있는 당협은 빼고 당무감사를 진행하면 금세 끝날 것(국민의힘 관계자)"이라는 관측에서 "충분한 정비 기간을 갖고 차기 당대표가 안정된 상태로 총선을 치를 수 있도록 하는 편이 낫다(또다른 관계자)"는 쪽으로 무게 추가 옮겨가는 양상이다.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가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정감사 후속조치 점검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


당초 연말연초에 전당대회가 열릴 것으로 예상됐지만, 내년 5~6월까지 전당대회 시점이 밀릴 수 있는 상황이다. 당내에서는 당 안정화라는 표면적 이유 외에 '윤심'에 확실히 들어온 후보가 등장할 시간이 필요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국민의힘 한 관계자는 "차기 당대표는 대통령실과 국정운영 보조를 맞추면서도 갈등 없이 총선을 관리해야 하는데, 지금 거론되는 후보들이 그 역할에 딱 맞다고 보기는 힘들다"고 말했다.

전당대회 시점이 늦춰지면 기존 후보군 외에 윤 대통령과 가깝다는 평가를 받는 별도의 인물들이 모습을 드러낼 수 있다. 내년 개각 시점에 맞춰 권영세 통일부 장관,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등 대선 과정에 역할을 했던 인물들이 나설 수 있고, 임기가 내년 4월에 종료되는 주호영 원내대표는 물론 정진석 비대위원장도 출마할 가능성이 있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가운데)이 박수 치고 있다. 윤창원 기자


특히, 여권에서는 윤 대통령의 최측근인 한동훈 법무부장관의 참전 여부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국민의힘 소속 한 의원은 "당권 향배를 예측하기 힘드니 한동훈 장관까지 거론되는 상황인데, 당대표가 되더라도 정치 경험이 없어 공천을 둘러싼 여러 갈등을 조율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면서도 "어떤 결정이 내려질 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문제는 '윤심'을 내세우는 후보군이 늘어나면 늘어날 수록 윤심을 앞세운 후보군 교통정리가 힘들어진다는 것이다.  이미 자천타천으로 원외에서 유승민·나경원 전 의원, 원내에서는 김기현·권성동·안철수·윤상현·조경태 의원 등이 차기 당대표 물망에 오르고 있다.

현재 여론조사에서는 유 전 의원, 나 전 의원, 안 의원이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는데, 이들은 윤 대통령과는 거리가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윤심'을 업은 후보가 당선되기 위해서는 친윤 그룹에서 단일 후보를 내야 경쟁이 가능한 상황인 것이다.

하지만 이미 전당대회 분위기가 무르익으며 출마를 선언한 후보들은 지역을 순회하고, 주요 현안에 목소리를 내고 있어 이들의 행보를 손쉽게 정리하는 자체가 불가능해졌다는 관측이 나온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윤 대통령이 선호하는 인사를 당대표로 만들기 위해서는 여러 후보들을 정리해야 하는데, 자기 정치에 나선 이들이 순순히 수긍할 것이라 보지는 않는다"며 "오히려 친윤 그룹이 분화하는 역효과가 발생해 안철수, 유승민 등 '윤심'과 거리가 있는 후보가 당선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또, 시간이 지체 될수록 '윤심'이 작동하기 더 힘든 구조가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한 초선의원은 "직전 원내대표 선거에서 이용호 의원의 돌풍처럼 이미 우리 당은 윤 대통령의 의중 만으로 움직이지는 않는 상황"이라며 "어떤 후보를 밀겠다고 해서 지역에서 그대로 따라주지도 않는다"고 말했다. 한 중진의원도 "대통령 지지율이 높지 않은 상황이라 차기 전당대회는 윤심이 작용해서 윤심으로 승리한다고 장담하기 힘들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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