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만 나가자” 외친 30분… 옆 친구는 이미 숨져있었다
29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에서 열린 핼러윈 파티에 수만명이 몰리면서 압사 추정 사고가 발생해 100명이 넘는 사상자가 나왔다. 사고 당시 상황에 대해 사람들은 “경사진 곳에서 갑자기 누군가 밀었다”며 “30~40분동안 꽉 끼인 채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고 했다.
대전에서 친구와 함께 왔다는 전모(31)씨는 “해밀턴호텔 뒷골목을 걸어가고 있는데 갑자기 뒤에서 누군가가 밀었다, 안밀리려고 버티다보니까 그 사이에 끼었다”고 했다. 전씨는 “30분정도 깔린 상태에 있었는데 같이 온 친구가 압사했다, 1시간동안 직접 CPR을 했는데 맥박이 안돌아온다”고 했다.
인파 사이에 껴있었다는 최모(20)씨도 “오후 10시 30분쯤 해밀턴호텔 근처 골목에 있었는데 주변에서 ‘영차 영차’하면서 뒤쪽에서 계속 밀었다”며 “사람이 나갈 수 있는 골목이 다 막혀서 안빠지고 벽쪽으로 사람들이 밀려났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최씨는 “넘어지는 듯 엉거주춤한 상태로 사람들이 한꺼번에 깔려있었다, 겨우 빠져나왔지만 갈비뼈가 아파서 앉아있다”고 했다. 최씨는 함께 온 친구를 아직 찾지 못했다고 했다.
경기 화성시에서 왔다는 이모씨는 “오후 10시 30분쯤부터 사람들로 밀렸다, 빠져나온 시간이 11시 10분”이라며 “신고고 뭐고 아무것도 못하고 그냥 꽉 끼어있었다”고 했다. 이씨는 “모르는 사람들끼리 손 붙잡고 ‘우리 살아 나가자’며 계속 소리만 질렀다”고 했다. 그는 “할로윈이라고 해서 왔는데 사람이 죽을 줄은 몰랐다”고 했다.
오후 11시쯤 현장에 있었다는 김모(26)씨는 “내 발밑에서 한 여성이 쓰러져서 꺼내려고 했는데 (사방에서 밀어서) 몸을 아예 움직일 수가 없는 상황이었다”며 “숨을 쉬려면 배가 들락날락 해야하는데 사람끼리 너무 꽉 끼어있어서 숨을 쉴 수가 없었다, 옆 사람 마스크를 서로 내려주기도 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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