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만 나가자” 외친 30분… 옆 친구는 이미 숨져있었다

이해인 기자 2022. 10. 30. 0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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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오후 11시쯤 서울 용산구 이태원에서 압사 사고가 발생해 소방당국이 대응 3단계로 격상했다. 사진은 이날 사고가 발생한 용산구 이태원의 모습. (독자 제공)/뉴스1

29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에서 열린 핼러윈 파티에 수만명이 몰리면서 압사 추정 사고가 발생해 100명이 넘는 사상자가 나왔다. 사고 당시 상황에 대해 사람들은 “경사진 곳에서 갑자기 누군가 밀었다”며 “30~40분동안 꽉 끼인 채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고 했다.

대전에서 친구와 함께 왔다는 전모(31)씨는 “해밀턴호텔 뒷골목을 걸어가고 있는데 갑자기 뒤에서 누군가가 밀었다, 안밀리려고 버티다보니까 그 사이에 끼었다”고 했다. 전씨는 “30분정도 깔린 상태에 있었는데 같이 온 친구가 압사했다, 1시간동안 직접 CPR을 했는데 맥박이 안돌아온다”고 했다.

29일 발생한 서울 용산구 이태원 핼러윈 인명사고에서 구조된 부상자들이 현장 인근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연합뉴스

인파 사이에 껴있었다는 최모(20)씨도 “오후 10시 30분쯤 해밀턴호텔 근처 골목에 있었는데 주변에서 ‘영차 영차’하면서 뒤쪽에서 계속 밀었다”며 “사람이 나갈 수 있는 골목이 다 막혀서 안빠지고 벽쪽으로 사람들이 밀려났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최씨는 “넘어지는 듯 엉거주춤한 상태로 사람들이 한꺼번에 깔려있었다, 겨우 빠져나왔지만 갈비뼈가 아파서 앉아있다”고 했다. 최씨는 함께 온 친구를 아직 찾지 못했다고 했다.

경기 화성시에서 왔다는 이모씨는 “오후 10시 30분쯤부터 사람들로 밀렸다, 빠져나온 시간이 11시 10분”이라며 “신고고 뭐고 아무것도 못하고 그냥 꽉 끼어있었다”고 했다. 이씨는 “모르는 사람들끼리 손 붙잡고 ‘우리 살아 나가자’며 계속 소리만 질렀다”고 했다. 그는 “할로윈이라고 해서 왔는데 사람이 죽을 줄은 몰랐다”고 했다.

오후 11시쯤 현장에 있었다는 김모(26)씨는 “내 발밑에서 한 여성이 쓰러져서 꺼내려고 했는데 (사방에서 밀어서) 몸을 아예 움직일 수가 없는 상황이었다”며 “숨을 쉬려면 배가 들락날락 해야하는데 사람끼리 너무 꽉 끼어있어서 숨을 쉴 수가 없었다, 옆 사람 마스크를 서로 내려주기도 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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