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단 설립·익명 투고'…자동차 업계 중대재해 제로(0) 달성 총력
현대차그룹 비영리 산업안전 전문 공익법인 설립해 협력사 안전관리체계 지원
자체적으로 안전관련 회의·익명 투고 시스템 운영
[더팩트 | 김태환 기자] 최근 산업계 전반으로 중대재해 문제가 불거지면서 자동차 업계가 안전 문화 정착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비영리 재단법인 형태의 산업안전 전문 공익법인을 설립하거나 안전 관련 개선점에 대한 익명 투고, 회의를 진행하는 등 중대재해 '제로(0)'를 달성하겠다는 계획이다.
30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그룹(현대차그룹)은 국내 최초로 비영리 재단법인 형태의 산업안전 전문 공익법인 '산업안전상생재단'을 설립했다. 해당 재단은 현대차그룹이 국내 중소기업의 안전관리 역량 강화를 추진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재단을 위해 현대차, 기아, 현대모비스, 현대제철, 현대건설, 현대엔지니어링 등 현대차그룹 6개사는 재단 설립 출연금 20억 원과 매년 운영비 50억 원을 지원한다,.
산업안전상생재단은 중소기업이 독자적인 안전관리체계를 구축하고 안전사고 예방 및 중대재해 근절, 위험 요소를 근원적으로 제거할 수 있도록 다방면에 걸친 지원 사업을 펼칠 방침이다.
특히, 현대차그룹은 중소 규모 사업장이 경영 여건상 안전 관련 투자가 쉽지 않고, 자체적인 안전관리체계 구축과 관리 역량 확보가 어렵다는 점을 우선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주요 사업으로는 △안전보건관리체계 구축 및 이행 의무 지원 △안전관리 컨설팅 △위험공정 발굴 및 설비 안전 진단, 개선대책 도출 △안전 전문인력 양성 교육 및 선진업체 벤치마킹 지원 △안전 최신 동향 및 정보 제공 △우수 사례 세미나 및 포럼 개최 △스마트 안전기술 도입 지원 등이 추진된다.
현대차는 내부 안전리더십을 강화하는 다양한 활동도 지속하고 있다.
현대차는 우선 사업장 내 중대사고 위험이 높은 주요 작업유형을 분석하고 적합한 안전관리 대응방안과 체계를 구축해 중대 산업 사고 예방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설비 안전성 확보를 위해 NFC 기술 기반 모바일 정기 안전점검을 실시해 지속적으로 위험성을 관리하고, 안전관리 사각지대는 CCTV 설치 등을 통해 위험요소를 누락없이 관리하고 있다. 지게차 등 하역운반기계 조작 시 근로자 부주의에 의한 사고 위험성을 낮추기 위해 인체감지 센서와 경보기 등 안전설비를 설치해 작업장 내 보행자의 안전을 확보했다. 더불어 휴무기간 시 이뤄지는 비정형 공사작업에 대한 관리강화를 위해 공사설계부터 시공까지 단계별 안전관리 규정서를 개발·운영 중이다.
기아는 중대재해 및 산업재해 예방을 위하여 각 분야별 사고 발생 장소 및 유사사고가 발생할 수 있는 고위험 장소를 식별하여 '안전 맵(Map)'을 제작하고, 해당 장소에 대해 안전부문 주관 정기(월 1회)·수시점검, 안전환경센터 주관 정기점검(월 1회)을 실시 중이다. 또 각 안전환경 부문의 부서장 및 보직과장, 안전담당자가 참여하는 전사 안전조직 정기회의체(월 1회) 운영을 통해 점검 결과와 개선 현황을 확인하고 있다.
한국지엠은 최근 9000억 원을 들여 새로 증설한 창원공장에 작업자 안전을 최우선한 신형 설비를 투입했다. 철제 금속과 체인을 사용하지 않는 '스키드 컨베이어'를 적용해 소음을 획기적으로 감소시켰으며 '스크랩 컨베이어'를 통해 작업 높이를 작업자에 맞춰 자동적으로 조절하도록 만들었다. 특히 보행자의 안전을 위한 조치로 AGC 운반 로봇을 31대 투입해 자재를 수송하고 지게차를 완전히 없애버렸다.
여기에 안전과 관련한 회의를 지속해서 진행하고, 안전과 관련해 사원과 협력사 직원들도 모두 익명으로 투고하는 제도도 진행 중이다. 한국징메 관계자는 "누구라도 안전과 관련해서는 상하를 막론하고 터놓고 얘기할 수 있는 분위기 조성을 위한 제도"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한국지엠은 제너럴모터스(GM)의 전사 행사로 '안전 세이프티 주간' 행사를 진행하는 등 안전 의식을 높이는 다양한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지난 9월 말에는 GM의 세이프티 주간을 맞아 한국사업장에서 부평, 창원, 보령 등 전국 사업장의 안전 진단과 현장 안전 점검, 임직원들의 안전의식 제고를 위한 캠페인과 체험행사 등을 진행했다.
르노코리아자동차도 안전 관련 전담 팀을 운용하고 있으며, 정해진 안전규정을 제대로 수행하고 있는지, 더 강화할 부분 없는지를 수시로 점검하고 업데이트한다고 설명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자동차 제조업의 특성상 현장에서는 장비 끼임과 지게차 충돌 등의 사고가 지속돼 왔다"면서 "무엇보다도 경영층의 안전리더십 강화를 통해 안전보건경영 체계를 공고히 하고 상·하반기 자체 종합 안전점검을 진행하며 현장 안전관리 체계를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kimthin@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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