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명 가족 패딩만 몇벌이야…그래도 팔아야 사는 패션기업들 [방영덕의 디테일]
그럼에도 쇼핑할 때마다 발걸음이 패딩 코너에 멈춰선다고 털어놓았는데요. 패션기업들의 상술에 딱 걸렸습니다. 가을 겨울철마다 패션기업들이 펼치는 '패딩 마케팅'은 거의 필사적입니다. 알면서도 당한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말이죠. 이토록 패션기업들이 패딩 장사에 매달리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한국인들의 유별난 '패딩 사랑' 영향이 큽니다. 얇은 교복을 입는 학생들부터 추운 겨울에도 가벼운 무대 의상을 입고 다녀야 하는 아이돌 스타 등 유독 한국에서는 패딩을 찾는 수요가 많습니다.패션기업 입장에선 이미 수요가 확보된 확실한 시장인 셈이죠.
외국에서도 패딩을 입기는 하지만 국내처럼 인기가 높지 않습니다. 패션업계 한 관계자는 "외국에서도 패딩을 푸퍼(Puffer) 혹은 퀼티트 다운 재킷이라고 해 입는다"며 "하지만 어디까지나 강추위 속 보온성과 실용성이 우선이지 우리나라처럼 패셔너블한 아이템으로 접근하지는 않는 편이다"라고 말했습니다.
국내에서 패딩은 패션 아이템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그러다보니 유행을 타기 마련이고, 패션기업 입장에서는 새 트렌드를 만들 때 용이한 측면이 있습니다.
그런 까닭에 겨울마다 아웃도어 업체들은 유명 모델을 내세워 패딩 대전을 펼칩니다. 디자인 측면에서 타사와의 차별성을 강조하기 위해서입니다. 패션기업들 역시 자사 브랜드 외에 고가의 명품 패딩 브랜드까지 속속 들여와 승부수를 띄웁니다.
코로나 엔데믹 시대를 맞아 늘어난 야외 활동(캠핑, 등산, 골프, 테니스 등)인구는 패딩 소비층의 외연을 넓히는데 한 몫하고 있습니다. 코로나 19사태 속 주춤했던 패션 수요가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로 폭발하는 것이죠.
29일 위메프에 따르면 이달 들어(1~14일) 골프·등산 의류 거래액은 지난달 같은 기간보다 88% 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이른 추위로 골프 패딩(961%)·등산 패딩(276%) 등 패딩 점퍼 판매량이 가을철 대표 의류인 골프 바람막이(52%)·등산 바람막이(48%) 등 윈드브레이커 재킷을 제쳤습니다.
야외활동 인구가 늘어난 가운데 예년보다 추위는 더 빨라졌습니다. 패션업계 관계자들을 만날 때마다 '겨울 대목' 기대감을 표시하는 이유겠지요. 물 들어왔을 때 빨리 노를 저어야한다는 입장입니다.
일반적으로 겨울 시즌은 패션업계에서 최대 성수기로 통합니다. 겨울 아우터의 객단가가 여름 옷에 비해 높기 때문입니다. 패션업계에 따르면 한 해 매출의 70% 이상이 패딩과 코트 등 겨울 아우터 판매에서 나온다고 합니다. 겨울 시즌 매출로 한해 실적이 판가름 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패션기업들이 겨울철 패딩 판매에 열을 올리는 데에는 매출과 직결된 이유가 큽니다. 특히 올해 겨울은 엔데믹 이후 최대 쇼핑 성수기가 될 전망입니다.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로 외출과 모임이 급격히 늘고 있기 때문이죠. 업계 관계자는 "객단가가 높은 겨울 아우터 신상품의 정상가 판매율이 높아지면, 매출 볼륨은 물론 수익성도 좋아진다"며 "때문에 패션기업들은 10~11월이면 겨울 옷 마케팅과 프로모션에 화력을 집중하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내년을 대비한다는 측면에서도 올 겨울 패딩 장사는 중요합니다. 최근 원달러 환율이 1400원대로 오르면서 원자재 수급 비용이 크게 늘었습니다. 올해는 환율이 오르기 전 패딩 등 겨울 아우터 생산에 들어가 큰 타격을 받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내년에는 고환율 흐름 속 의류 생산량 자체를 줄여야 할지 모른다는 위기감이 패션업계에서 퍼지고 있습니다.
치솟는 물가도 패션기업들의 고민거리 입니다. 물가가 오르고 가계살림이 빡빡해지면 당장 옷구입 예산부터 줄이는 게 소비자들의 심리니까요. 업계 관계자는 "안 어려웠던 적이 없었지만, 고물가에 환율까지 뛰니 올해보다 내년 걱정이 더 크다"며 "올 겨울 매출은 그런 의미에서 더욱 중요해졌다"고 설명했습니다.
[방영덕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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