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유명 유튜버, 몸값 2억원 주고 25일 만에 풀려나

여행콘텐츠 촬영차 아프리카 여행 중 말리서 괴한들에 피랍
감금 25일만에 몸값 지불하고 풀려나 고국으로 무사 귀환

귀국해 가족과 만난 태국 의사 유튜버. 더 네이션 홈페이지 캡처

 
태국의 유명 의사이자 유튜버가 서아프리카로 여행을 떠난 뒤 납치됐다가 거액의 몸값을 주고 25일만에 무사히 귀환했다.

그는 서아프리카의 말리에서 길을 걷다가 같이 있던 여행 가이드를 놓치면서 괴한들에게 납치됐었다.

28일(현지시간) 방콕포스트에 따르면 일명 ‘닥터 송’으로 불리는 성형외과 의사 겸 여행 유튜버 노파랏 라따나와라(49)는 지난달 28일 말리 켐파라나 지역에서 괴한들에게 납치됐다가 15만 달러(2억1300만원)을 주고 풀려나 25일 태국으로 귀환했다.

인기 여행 채널을 운영하는 유튜버인 노파랏은 지난달 12일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말리를 비롯해 아프가니스탄, 차드, 니제르, 부르키나파소 등 서아시아‧아프리카 9개국을 3주간 여행하겠다고 밝힌 뒤 아프리카로 떠났다.

그러나 노파랏은 지난달 27일 부르키나파소를 떠나 말리로 건너간다는 영상을 게재한 이후 소식이 끊겼다. 알고 보니 그는 말리 켐파라나 지역에서 길을 걷다가 같이 있던 여행 가이드를 놓친 후 괴한들에게 붙잡혀 외딴 곳으로 납치된 것이다.

낯선 곳에서 눈을 뜬 노파랏은 양손이 결박돼있고, 휴대전화는 압수된 상태였다. 다음 날 노파랏은 탈출을 시도했지만 곧바로 붙잡혀 발목이 쇠사슬로 묶이게 됐다. 그의 주변에는 총으로 무장한 남성 대여섯명이 둘러싸 감시하고 있었다.

이 납치범들은 노파랏을 때리지 않았고, 적은 양의 음식을 제공했다고 했다. 그는 자신을 공격하지 않는 괴한들과 가까워지기 위해 노력했다고 한다. 또 허기질 때마다 기름 냄새가 풍기는 연못 물을 퍼마시며 버텼다.

노파랏 라따나와라. 인스타그램 캡처

 
노파랏은 포로 생활이 3주 이상 이어졌을 무렵 납치범 중 우두머리를 만나 몸값을 협상했다. 그는 어머니와 여자친구에게 전화를 걸어 몸값을 준비했다고 한다.

이후 지난 24일 태국 외교부는 “닥터 송은 말리의 켐파라나 시에 납치돼 25일 동안 감금된 뒤 몸값 580만 바트(약 2억1800만원)를 괴한들에 건네고 풀려났다”고 전했다.

다만 태국 외교부는 그를 납치한 괴한들의 정체와 누가 몸값을 지불했는지 등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노파랏은 지난 25일 오전 8시 방콕 수완나품 공항에 도착해 가족과 친구를 끌어안고 눈물을 흘렸다. 

그는 다음 날 현지 언론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여행지에 도착하면 항상 신뢰할 수 있는 가이드를 고용해 안전한 루트로 여행을 해왔다”면서 고 말했다.

이어 “몸이 다치지는 않았지만 쇠사슬에 묶여 많은 정신적 고통을 겪었다. 살아남지 못할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면서 자세한 이야기는 나중에 전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현지에 인질범으로 잡힌 사람들이 여럿 있으며 그중에는 몸값을 지불하지 못해 몇 년째 갇혀 있는 경우도 봤다”고 주장했다.

한편, 말리는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세력이 여행객을 납치해 몸값을 요구하는 사건이 빈번히 발생하는 지역이다. 세계 유엔 평화유지군 활동 지역 10여 곳 가운데 가장 위험한 곳으로도 꼽힌다. 우리나라에서는 말리 전 지역을 여행경보 3단계인 출국 권고 지역으로 지정했다

이승구 온라인 뉴스 기자 lee_owl@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