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침내 일본차 이겼다”…3000만원대 아빠차, ‘넘사벽’ 카니발 [세상만車]

최기성 2022. 10. 29.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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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서 토요타·혼다 미니밴에 승리
JD파워 상품성만족도 '차급 1위'
국내선 '대체불가' 패밀리 슈퍼카
미국에서 경쟁하는 기아 카니발과 토요타 시에나 [사진출처=기아, 토요타]
'국가대표 패밀리카'이자 '가족용 슈퍼카' 기아 카니발이 도요타·혼다가 장악한 미국 미니밴 시장에서 '미(美)친' 존재감을 빛냈다.

제품 경쟁력이 도요타 시에나, 혼다 오딧세이보다 낫다는 평가를 받아서다.

28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미국 유력 시사주간지 뉴스위크(Newsweek)가 선정하는 '2022 오토 어워즈'에서 최고의 미니밴(Best Minivan)으로 카니발이 선정됐다.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이다.

카니발은 우수한 실내 공간, 다양한 편의사양, 편안한 주행감성 등에서 경쟁차종들을 압도한다는 평가를 받았다.

카니발 [사진출처=기아]
미국에서 오딧세이·시에나와 경쟁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카니발은 지난 7월 미국을 넘어 글로벌 시장에서도 권위를 인정받는 시장조사업체 제이디파워(J. D. Power)가 발표한 '상품성 만족도 조사(APEAL)'에서도 미니밴 차급 1위에 올랐다.

이번 조사는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2월까지 미국에서 판매된 차량을 대상으로 구입 후 3개월이 지난 시점의 고객 설문을 통해 진행됐다.

내외관 스타일, 주행 성능, 인포테인먼트 편의성, 안전성, 경제성 등 감성적인 부분이 평가에 중요하게 반영됐다.

1000점 만점을 기준으로 점수가 높을수록 상품 만족도가 우수하다는 뜻이다. 조사 대상은 33개 브랜드 189개 모델이다. 총 8만4165명이 설문에 응답했다

카니발 선전에 힘입어 기아도 일반 브랜드 순위에서 5위(849점)를 기록했다. 지난해보다 한 단계 올랐다.

1~4위는 닷지(882점), 램(863점), GMC(856점), 쉐보레(849점) 순으로 모두 미국 브랜드다.

시에나 하이브리드 [사진출처=토요타]
기아는 현대차(846점), 포드·지프(각각 845점), 닛산(845점), 폭스바겐(839점), 도요타(831점), 혼다(824점)를 모두 이겼다.

카니발은 미국 비영리단체 소비자연맹이 발간하는 월간지 컨슈머리포트가 지난 4월 발표한 미니밴 평가에서도 오딧세이를 이겼다. 시에나와 함께 공동 1위를 기록했다.

카니발은 디자인, 성능, 승차감 등에서 호평받았다. 성능, 승차감, 가격경쟁력에서는 시에나·오딧세이보다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컨슈머리포트에 따르면 카니발은 10월 기준으로 3만2300~4만6300달러(4582만~6569만원), 오딧세이는 3만3040~4만8770달러(4687만~6919만원), 시에나는 3만5285~5만1485달러(5006만~7304만원)에 각각 판매된다.

오딧세이 [사진출처=혼다]
카니발은 국내에서는 이미 '일본차 킬러'다. 시에나와 오딧세이의 거센 공격에도 사실상 국내 미니밴 시장을 장악했다.

국토교통부 데이터를 바탕으로 차종별 판매현황을 집계하는 카이즈유 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올 1~9월 카니발은 총 4만6099대 판매됐다.

현대차 그랜저(5만441대), 기아 쏘렌토(5만420대)에 이어 3위다. 그랜저 뒤를 이은 '국민차' 후보군에 쏘렌토와 함께 항상 거론된다.

차량용 반도체 품귀에다 지난 9월 광명공장 라인 정비공사에 들어가면서 카니발은 한 달간 생산되지 않았지만 대세에는 별다른 영향을 주지 않았다.

시에나는 같은 기간 986대, 오딧세이는 468대에 그쳤다. 사실상 독주다. 승합차이지만 미니밴 역할도 담당하는 현대차 스타리아가 2만2691대로 선전했지만 카니발에는 역부족이다.

카니발을 지금 계약하면 가솔린 모델은 4~6개월, 디젤 모델은 1년 6개월 정도 걸린다.

카니발 실내 [사진출처=기아]
국내에서는 '넘사벽' 슈퍼맨 아빠차 대접
카니발은 국내에서는 '넘사벽'(넘기 어려운 사차원 벽) 미니밴으로 평가받는다. 자웅을 겨뤘던 현대차 트라제XG가 2007년 단종된 뒤 15년 동안 '국가대표 미니밴'으로 자리 잡았다.

미니밴은 실내 공간이 넓고 3열 시트를 갖춰 많은 승객을 태울 수 있는 1.5박스 타입이나 2박스 타입으로 만들어진다.

많은 승객을 태우고 화물도 실을 수 있는 데다 실내 개방감도 우수하다. 다인승 다목적 승용차로 'MPV'(Multi Purpose Vehicle)라고 부르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미니밴은 예전에는 승객·화물 운송용으로 인기를 끌었지만 요즘에는 '패밀리카'로 인기가 더 높다. 안전·편의성이 향상됐기 때문이다.

카니발 오토캠핑 장면 [사진=최기성 매경닷컴 기자]
카니발은 11명까지 탈 수 있고 고속도로 버스전용차로도 이용할 수 있는 데다 코로나19 사태에 주목받는 오토캠핑이나 차박(차에서 숙박)에도 적합하다는 장점 덕분에 패밀리카로 독보적 위상을 확보했다.

이름만 '미니'이지 실제는 '슈퍼' 역할을 수행하는 가정용 슈퍼카다. 아빠를 다재다능한 능력을 갖춘 '슈퍼맨'으로 만들어주기도 한다.

현재 판매되는 카니발은 국내 자동차시장에서 새 역사도 썼다. 2014년 3세대 이후 6년 만에 선보인 4세대 카니발은 2020년 사전계약 첫날에 2만3006대가 사전 계약되는 신기록을 세웠다.

당시 4세대 쏘렌토가 보유하고 있던 역대 최다 첫날 사전계약 대수 1만8941대보다 4065대 많다.

카니발은 국내 자동차산업 역사상 최단 시간·최다 신기록을 갈아치웠다. 대중성이 세단이나 SUV보다 부족한 미니밴 차급에서 이러한 기록을 달성한 것은 상당히 이례적인 일이다.

카니발은 국내 미니밴시장에서는 '대체 불가' 패밀리 슈퍼카이자 슈퍼맨 아빠차로 자리 잡았다. 3180만원부터 시작하는 가격도 매력적이다.

현대차 팰리세이드, 쉐보레 타호 등 대형 SUV가 '패밀리 슈퍼카' 타이틀을 노리고 있지만 다재다능하고 가격경쟁력도 뛰어난 카니발에는 2% 부족한 상태다.

하이브리드 모델로도 나오면 국내는 물론 미국에서도 카니발 경쟁력은 더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최기성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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