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날 수 없는 가벼움 향한 과학자의 열정 탐색

조창완 북 칼럼니스트 2022. 10. 29.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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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력고사를 치렀던 1980년대에 전국 이과 수석들이 가장 많이 선택한 학과는 의예과가 아닌 물리학과였다.

그들을 비롯해 물리학과를 선택한 이들은 우리나라 기초과학의 토대를 세웠다.

그들 중 대다수는 세상에 존재하는 가장 가벼운 것들의 근원을 캐고 있었다.

그리고 이 치열한 경쟁의 현장에서 모든 나라가 때로 경쟁하고, 때로 협력하는 것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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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물리가 필요한지를 느끼게 하는 언론인 최준석의 《물리열전》

(시사저널=조창완 북 칼럼니스트)

학력고사를 치렀던 1980년대에 전국 이과 수석들이 가장 많이 선택한 학과는 의예과가 아닌 물리학과였다. 그들을 비롯해 물리학과를 선택한 이들은 우리나라 기초과학의 토대를 세웠다. 이 덕분에 선진국 반열에 들어선 한국은 다양한 분야에서 큰 진보를 이뤘다. 그 당시 공부 천재들은 무엇을 하고 있을까. 이런 궁금증에 답을 주는 책이 나왔다. 언론인 최준석의 《물리열전》 상·하 두 권이 그 책이다. 그들 중 대다수는 세상에 존재하는 가장 가벼운 것들의 근원을 캐고 있었다.

주간지 편집장을 하던 인문학도 출신인 저자는 50대 들어 교양과학책을 들기 시작했고, 취재를 위해 물리학자들을 만나기 시작했다. 1년에 걸쳐 50여 명의 물리학자와 천문학자를 만났고, 그것을 두 권의 책과 《천문열전》으로 출간했다. 그리고 그 과정을 통해 여전히 우리가 물리학에 더 많은 투자를 하고, 인재를 투입해야 한다는 것을 느끼게 한다.

물리열전 상/하│최준석 지음│사이언스북스 펴냄│352쪽│2만2000원

앞서 말한 세상에 존재하는 가장 가벼운 것은 이미 윔프, 액시온, 심프 등 암흑물질 후보군이다. 암흑물질은 말 그대로 지구상에 존재하는 가장 근원적인 물질이고, 그것의 탄생을 밝히면 만물의 탄생을 밝히는 것이다. 책은 그 암흑물질 규명에 도전하는 이들의 힘겨운 여정을 알려준다. 그 물질의 근원이 밝혀지는 순간, 우리가 미래라고 생각하는 양자 컴퓨터 등도 개발이 가능할 것으로 판단한다. 그리고 이 치열한 경쟁의 현장에서 모든 나라가 때로 경쟁하고, 때로 협력하는 것을 볼 수 있다.

그 목표로 향하는 다양한 사람의 열정은 그 자체로도 흥미롭다. 한국 최초로 암흑물질 실험을 했던 서울대 물리천문학부 김선기 교수의 여정을 독자들이 쉽게 이해하도록 푼다. IBS(기초과학연구원) 지하실험연구단 이현수 부단장은 윔프를 찾기 위해 양양 지하에 연구실을 세웠다. 발전소 아래를 파고 들어가 연구실을 지은 것은 고에너지 우주선을 차폐하기 위해서인데 철 구조물 안에 납 60톤과 구리 800kg, 액체섬광물질 2000리터를 넣고 그 안에 12개 검출기를 넣었다. 이 장비를 통해 세계 최초로 윔프를 검출하는 것이 목표다.

흥미로운 것은 암흑물질이 무엇인지에 대해 확인을 하지 못했다는 것이고, 그 여정에 세계 모든 물리학자가 몰두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 방법도 아주 단순한 실험장비일 수 있고, 이 부단장이 만든 장비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물론 세상 근원의 물질은 상상할 수 없는 크기로 나온다. 가령 정우현 박사가 찾는 액시온의 경우 질량으로 환산하면 전자 질량의 10의 12승 분의 1 수준일 만큼 가볍다고 하니 극한의 숫자라고 할 수밖에 없다.

암흑물질 찾기로 과학자를 탐색하기 시작한 저자는 반물질, 기본입자, 핵물질, 중성미자 등에 주목하는 이들을 하나둘 찾아간다. 또 이를 찾는 중력파나 힉스 물리학, 르노실험 등에도 접근한다. 하권에서는 광자와 전자, 원자와 분자 등에 접근하는 이들을 만난다. 결국 이 기술은 반도체나 양자 컴퓨터 등 미래 먹거리와 연결되기 때문이다. 아울러 저자는 이 과정을 통해 '중성미자 관측소' 건립 등 우리 과학 발전을 위해 무엇에 투자해야 하는지도 말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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