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수원, 폴란드 원전 사업자 선정서 고배… 美업체로 결정

한국수력원자력이 폴란드 정부가 첫 원자력 발전소 건설을 위한 파트너에 선정되지 못했다. 사진은 지금은 폐쇄된 고리원전 1호기로 기사 내용과는 무관함. /사진=뉴스1

폴란드가 첫 원자력 발전소 건설을 위한 파트너로 미국 업체를 선택했다. 한국수력원자력인 탈락했다.

마테우시 모라비에츠키 폴란드 총리는 지난 28일(현지시각) 트위터를 통해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과 제니퍼 그랜홈 에너지부 장관과 회담한 뒤 우리의 원전 프로젝트에 안전한 웨스팅하우스 기술을 이용하기로 확정했다"고 밝혔다. 폴란드의 선택은 미국 업체 웨스팅하우스였다.

그랜홈 미 에너지부 장관도 "모라비에츠키 폴란드 총리는 폴란드가 400억달러 규모의 원자력 프로젝트의 첫 단계로 미국 정부와 웨스팅하우스를 선택했다"며 해당 사실을 확인시켰다. 이어 "미국 노동자를 위한 10만개 이상의 일자리를 창출하거나 유지할 것"이라고 전했다.

폴란드 신규원전 사업은 6∼9기가와트(GW) 규모의 가압경수로 6기를 건설하는 사업이다. 한수원과 미국 웨스팅하우스, 프랑스 EDF 등 3곳이 제안서를 제출한 바 있다. 수주에 공을 들여왔던 한국으로선 아쉬움이 클 수밖에 없다.

특히 웨스팅하우스는 한수원을 견제하기 위해 미국에서 지식재산권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 한국형 원자로(APR-1400) 수출을 막아달라는 취지다. 이같은 소송으로 업계에선 폴란드 신규 원전 수출에 적신호가 켜진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기도 했다. 특히 웨스팅하우스는 지난 2009년 한수원이 아랍에미리트(UAE)에 원전 4기를 수출할 당시에도 같은 문제를 제기한 바 있다.

국내 원전 업계에서는 한미 원자력 협정에 따라 폴란드 원전 1단계 사업에서 웨스팅하우스와 한수원의 공조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있다. 웨스팅하우스는 1979년 미국 펜실베니아 원전 사고 이후 독자적인 원전 시공 능력이 떨어진다는 평가가 있다. 반면 한국은 풍부한 원전 건설 경험과 가격 경쟁력에서도 앞서도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와는 별도로 한수원은 폴란드 재계 서열 2위 기업인 제팍(ZEPAK)이 요청한 또 다른 원전 건설 프로젝트에서는 한발 앞서 있다는 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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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상엽 기자 torwart@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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