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대선 D-2…룰라·보우소나루, 서로가 "거짓말" 설전

최서윤 기자 2022. 10. 29. 1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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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대선 현장을 가다] 30일 결선투표…마지막 토론회
브라질 대선 결선 전 마지막 토론회가 열린 28일(현지시간) 브라질리아의 한 바에서 시민들이 스크린 화면을 통해 토론회를 시청하고 있다. 2022. 10. 28. ⓒ AFP=뉴스1 ⓒ News1 최서윤 기자

(리우데자네이루=뉴스1) 최서윤 기자 = 브라질 대선 결선을 이틀 남긴 28일(현지시간) 저녁 열린 투표 전 마지막 토론회에서 두 후보는 서로가 "거짓말을 하고 있다"며 설전을 벌였다.

이번 대선은 '화려한 복귀'를 바라보는 사회민주주의 성향의 노동자당(PT)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실바(76) 전 대통령과 '수성'을 꾀하는 강경보수 자유당(PL)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 대결로 국제사회의 관심을 받고 있다.

룰라 전 대통령이 "브라질인들은 누가 거짓말쟁이인지 알고 있다"고 말하자,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거짓말 좀 그만하시지. 더 추해지기 전에"라며 신경전을 벌였다.

거짓말 논란으로 시작한 토론은 △최저임금 △코로나19 팬데믹 △가계 보조금 △무기 문제 △제퍼슨 전 하원의원 사건 등 주제를 두고 난타전으로 확대됐다.

이날 토론회는 신문과 방송을 운영하는 대형언론그룹 <글로부>의 방송채널 G1 리우데자네이루 스튜디오에서 진행됐으며, 글로부 채널을 통해 전국에 생중계됐다.

◇룰라 약점 '부패 의혹', 보우소나루 '측근 폭력'

무엇보다 신경전이 고조된 주제는 서로의 약점 공격에서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룰라 전 대통령의 부패 의혹을, 룰라 전 대통령은 보우소나루 대통령 측근 호베르투 제퍼슨 전 하원의원의 경찰 폭력 사건을 정조준했다.

룰라 전 대통령은 2016년 제기된 수뢰 혐의에 대해 2018년 실형을 선고받고 복역했으나 지난해 대법원의 판결 취소로 피선거권을 회복했다. 다만 대법원의 판결 취소 사유는 절차상 결함으로, 그의 수뢰 혐의 자체에 대한 유무죄를 다시 가린 건 아니었다.

이에 보우소나루 대통령 지지자들 사이에서 대법원에 강한 불만을 품는 가운데, 지난 23일 보우소나루 측근 호베르투 제퍼슨 전 하원의원이 대법관 모욕 혐의로 자신을 체포하려는 경찰을 공격해 2명의 경찰관을 부상입히고 수감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여러분은 저와 함께해야 안전하고 정직할 수 있다. 절도는 없을 것"이라며 "룰라의 부패 사례를 더 알려드리길 원하느냐"고 말했다.

28일(현지시간) 대선 결선 전 마지막 토론회에선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좀 더 긴장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2022. 10. 28. ⓒ AFP=뉴스1 ⓒ News1 최서윤 기자

◇가계 보조금 효과 두고도 대립

룰라 전 정부의 최대 업적 '볼사 파밀리아'와 보우소나루 정부의 가계 보조금을 두고도 대립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Ipea(응용경제연구소)에 따르면 하루에 10헤알 이하 소득자를 빈곤선 아래에 있다고 하는데, 우리는 (가계보조금을) 하루 20헤알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룰라 전 정부의 가계보조금 '볼사 파밀리아'보다 현 정부의 '브라질 구제금'에서 더 많은 돈을 지급한다고 주장했다.

그러자 룰라 전 대통령은 "거짓말"이라며 "3300만 명이 굶어 죽고 <폴랴>신문에 따르면 2400만 명이 음식 먹을 돈이 없다"고 반박했다. 또 자신의 정부에서는 3300만 명이 빈곤선을 탈출했다고도 강조했다.

◇대외 관계·코로나 대응 실패부터 비아그라까지 등장

대외 관계와 관련, 룰라 전 대통령은 보우소나루 대통령을 향해 "지금 브라질은 쿠바보다도 고립돼 있다. 보우소나루와 관계를 맺지 않기 때문"이라고 공격했다.

이에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아랍 국가들은 두 팔 벌려 환영하고 얼마 전 (미국 대통령 조) 바이든과도 얘기했다"고 반박했다.

코로나19 대응에 대해 룰라 전 대통령은 "브라질 인구는 세계 인구의 3%를 차지하는데, 브라질의 코로나19 희생자 수는 전 세계의 11%"라며 "평균 대비 3배 이상 (희생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5억 회분 이상의 백신을 들여와 접종을 시작했다"고 강조했다.

이날 격해진 토론회에선 비아그라 논란까지 등장했다. 룰라 전 대통령은 군이 실데나필 3만5000여 정을 구입했다고 했다. 실데나필이 바로 비아그라다.

이에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비아그라는 다양한 치료제로도 활용된다"고 설명했다.

28일(현지시간) 대선 결선 전 마지막 토론회에서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실바 전 대통령이 발언하고 있다. 2022 10. 28. ⓒ AFP=뉴스1 ⓒ News1 최서윤 기자

◇디지털 모니터링 결과는 룰라 '승'

이번 토론회가 진행되는 동안 여론조사기관 퀘스트는 실시간 디지털 모니터링을 진행, 토론회 종료 후 그 결과를 발표한 결과 룰라 전 대통령이 좀 더 좋은 성적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에 대한 부정 응답은 64%, 긍정 응답은 36%였다. 반면, 룰라 전 대통령에 대한 부정 응답은 49%, 긍정 응답은 51%였다.

그러나 토론회가 진행돼 일자리 창출(경제)과 삼림 벌채(기후변화) 등까지 주제가 확대되자, 두 후보 모두 긍정 응답률이 떨어졌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긍정 응답률은 최저 31%까지, 룰라 전 대통령은 41%까지 하락하기도 했다.

정책 대결 등 건설적인 방향의 토론이 이뤄지기 보다는 지나치게 서로를 깎아내리는 데만 혈안, 두 후보 모두 호감도가 떨어진 탓으로 풀이된다.

이번 선거는 30일 오전 8시부터 오후 5시까지 전국 동시투표로 진행되며, 대통령 선거 외에도 지난 1차 투표 때 최종 승부를 확정 짓지 못한 12개 주지사직을 함께 뽑는다.

룰라 전 대통령은 투표 전날인 29일 상파울루 최대 번화가인 파울리스타 대로(아베니다 파울리스타)에서 퍼레이드 형식의 유세를 이어간 뒤 캠프를 닫는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콘크리트 지지층'인 복음주의 기독교 표심을 튼튼하게 잡아두기 위해 선거 당일인 30일에도 일요예배에 참석할 것으로 전해진다.

sabi@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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