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SK하이닉스, 혹한기 맞서는 '정반대 행보'

동효정 2022. 10. 29.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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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삼성, 파운드리 등 선제적 투자로 미래 수요에 대비
SK하이닉스 신제품 양산 위한 필수 투자 외 대폭 감축

[서울=뉴시스] 삼성전자(위)와 SK하이닉스. 2022.09.21.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동효정 기자 =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업계가 3분기(7월~9월) '어닝쇼크'(실적 충격)를 보이며 앞으로 경영 방향이 주목된다.

올 4분기(10월~12월) 시황도 약세를 보일 전망이어서 SK하이닉스는 감산과 투자 축소를 실행하는 것과 달리 삼성전자는 투자를 유지하고 감산도 하지 않을 방침이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3분기 매출 76조7817억원, 영업이익 10조8520억원을 거뒀다. 매출은 전년동기 대비 3.79%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은 31.39% 줄었다.

특히 반도체 부문 DS(디바이스솔루션) 사업 실적이 부진했다. DS부문의 3분기 매출은 23조200억원, 영업익은 5조1200억원으로 지난해와 비교해 매출은 12.8%, 영업익은 49% 감소했다.

이같은 상황에도 삼성전자는 투자 기조를 유지할 계획이다.

지난 27일 진행한 3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한진만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부사장은 "인위적인 감산을 고려하지 않는다는 기본적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며 "고객사 재고조정 폭이 커 수요 약세가 보이는데, 내년에는 데이터센터 증설도 확대되고 신규 CPU(중앙처리장치)를 위한 DDR5 채용도 늘어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일부 외부 기관에서 D램 중심으로 (내년) 하반기 시황이 개선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며 "현재 시점에서 수요가 위축된 것은 맞지만, 중장기 관점에서 수요 회복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삼성전자는 글로벌 경기침체에 따라 실적 부진을 겪은 국내 기업들이 내년도 시설투자(CEPAX)를 축소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것과 달리 투자도 계획대로 집행한다.

삼성전자는 올해 3분기까지 반도체에 29조100억원을 투자했고 4분기에 약 18조원을 추가 투자한다. 연간 총 47조7000억원으로, 이는 지난해 시설투자 집행 금액인 약 43조6000억원보다 증가한 수치다.

SK하이닉스도 메모리 수요가 급감하며 수익성이 악화했다.

SK하이닉스의 올해 3분기 매출 10조 9829억원, 영업이익 1조 6556억원을 기록했다. 전분기와 비교해 매출은 20.5%, 영업이익은 60.5% 줄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7%, 60.3% 감소했다. 시장 컨센서스(증권사 평균 전망치)인 영업이익 2조1569억원에 한참 못 미치는 어닝쇼크다.

이에 노종원 SK하이닉스 사업담당 사장은 26일 진행한 3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전화회의)에서 "고통스럽다"며 올 하반기부터 내년까지 메모리반도체 시장 불황이 계속돼 투자 축소와 생산량 감산에 들어갈 계획을 밝혔다.

신제품 양산을 위한 필수 투자 외에는 투자 집행을 대폭 감축한다는 입장이다.

노 사장은 "감산은 전체 시장 수요 급감에 따라 기존에 수요는 강하지 않았으나 생산을 위해 우선 만들어 놓고, 수요처를 찾은 그런 수익성 낮은 제품을 중심으로 웨이퍼 투입을 재검토하고 있다"라며 "팹 내 효율성 증가를 위한 장비 재배치로, 감산에 준하는 다양한 시나리오를 검토하며 일부는 이미 적용·실행된 상태"라고 말했다.

이어 "시장 환경에 맞춰 내년 상당한 규모의 투자 축소를 통해 수급 균형을 앞당기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내년 투자는 올해 대비 50% 이상 감축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는데, 이는 2008~2009년 업계의 시설투자 절감률에 버금가는 상당한 수준의 투자 축소"라고 밝혔다.

관련 업계는 삼성이 투자 축소를 하지 않는 것이 앞으로 어떤 결과로 이어질 지 예측하려는 모습이다. 재계 한 관계자는 "삼성이 D램·낸드플래시 등에서 원가 경쟁력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쳤다"며 "향후 시장 회복에 대비해 투자 변동폭을 최소화할 방침인데 대부분 기업들이 감산과 투자 축소를 고려하는 상황에서 삼성의 행보가 반도체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vivid@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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