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첫 여성총리, ‘미스터(Mr)’로 불러달라 했다가 철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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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첫 여성 총리인 조르자 멜로니가 자신의 공식 직함에 남성형 명사인 '시뇨르'(Signor)나 '미스터'(mister)를 붙여달라고 정부 기관에 요청했다가 바로 철회했다.
28일(이하 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이탈리아 총리실은 정부 기관 등에 보낸 공문에서 멜로니 총리의 공식 직함에 '시뇨르'(Signor)나 미스터를 붙여달라고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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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리천장 깼지만 여성 정체성 안 내세워…여성할당제 등도 반대해 여성계 반발
이탈리아 첫 여성 총리인 조르자 멜로니가 자신의 공식 직함에 남성형 명사인 ‘시뇨르’(Signor)나 ‘미스터’(mister)를 붙여달라고 정부 기관에 요청했다가 바로 철회했다.
28일(이하 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이탈리아 총리실은 정부 기관 등에 보낸 공문에서 멜로니 총리의 공식 직함에 ‘시뇨르’(Signor)나 미스터를 붙여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나 이날 총리실은 공문을 보낸 뒤 얼마 후 다시 공문을 보내 멜로니 총리가 이같은 단어를 쓰는 것을 원치 않는다고 번복했다. 그러면서 앞선 공문은 무시하라고 안내했다.
총리실은 성명을 통해 “멜로니 총리의 공식 직함을 ‘미스터 프레지던트’로 하라는 의전(儀典) 전문가들의 권고가 있었지만, 총리 본인이 원치 않아 해당 직함을 사용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지난 23일 공식 업무를 시작한 극우 성향의 멜로니 총리는 공식 직함을 두고 논란을 빚으며 여성계의 반발을 사고 있다. 총리실은 취임한 뒤 나온 첫 공문에서 멜로니 총리를 일컬을 때 여성을 뜻하는 정관사 ‘라’(la) 대신 남성을 뜻하는 정관사 ‘일’(il)을 붙였다. 여기서 총리실은 한발 더 나아가 총리를 부를 때 미스터라고 호칭을 쓰라고 한 것이다.
멜로니 총리의 취임으로 이탈리아에서는 여성 정치인의 유리천장이 깨졌다는 평가가 나왔지만, 사실 그는 여성으로서의 정체성을 거의 내세우지 않는 편이다. 그는 낙태에 대해 보수적인 목소리를 내왔고, 여성할당제 등에 반대하며 여성은 오롯이 성과를 통해 평가받아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첫 내각에도 멜로니 총리가 임명한 장관 24명 중 여성은 단 6명으로, 전체의 4분의 1에 그쳤다.
김순환 기자 soo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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